섹스 앤 더 시티 (Sex And The City, 2008)

여자친구의 추천으로 보게 된 섹스 엔 더 시티. 미국에서 98년에 HBO에서 시리즈물로 방영하여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감독판이라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19금 장면에 몇번 놀라긴 했지만, 그러한 장면들이 있기에 영화의 제목과 내용이 잘 어울러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제목이 조금 선정적인 면이 있어서 나는 이 영화를 계속 기피하고 있었는데, 최근 미드 “가쉽걸(Gossip Girl)” 을 보고서는 미국 문화에 대해 점점 익숙(?)해지다 보니 조금은 자연스레 이 영화를 시청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결혼은 진정 여성의 가장 행복한 일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이 가장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20대 후반에 결혼하기를 희망한다. 물론, 요즘 추세가 조금 늦게 결혼하는 것도 있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 주인공 캐리 브래드쇼는 3번째 결혼을 해야 하는 남자, 미스터 빅과 몇번의 헤어짐 끝에 결혼을 하게 된다. 물론, 결혼 계획만 잡혀 있고 캐리는 엄청난 환상과 준비에 사로잡히지만 빅은 반응이 없다.
결혼을 하루앞두고도 고민을 하는 빅을 보며 나는 의외로 이 영화에서 40대 남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돈 많고 성공한 남성들은 결혼을 몇번씩 하는 경우가 외국에는 꽤나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만약 3번이나 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떨까?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서는 자세는 맞는 것일까..?
사람마다 다른 기준을 가지겠지만, 난 3번째 결혼이 오자니 2번째 결혼을 이어 나갈 것이며, 2번째 결혼이 오자니 최초의 결혼을 이어 나가겠다. 남자든, 여자든 심지어 배우자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결혼은 사랑의 절정이라 생각하며, 그리고 사랑을 re-start하는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잘 관찰해 보면, 뉴욕의 멋진 구석 구석을 관찰할 수 있다. 위의 사진처럼 말이다.(브로클린 다리라고 추측되지만..)
멕시코의 아름다운 해변도 많이 등장하는데, 실제로 멕시코에 가면 이런 곳이 있을까? 있겠지만 상당히 비싸겠지. 하지만 나는 행복한 삶을 원하고, 낭만적인 삶을 원한다. 그것이 내가 일하는 목적이다. 값진 일 속에 만약 배우자와 저런 곳에서의 휴가를 떠날 수 있다면, 아니 삶 자체가 저런 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미친듯이 일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왜 내가 자유로운 직장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에 가장 감명깊었던 장면 두개. 러브레터를 잘 못쓰는 빅이 캐리가 알려준 책에서 발췌한 유명인들의 러브레터만 보낸(그곳이 스펨함이었고..) 장면과,
I know I screwed it up – but I will love you forever.
이 글귀가 보였다. 이것은 내 마음속에 있는 내 사랑을 추구하는 생각과 너무도 같았기에.. 눈을 떼지 못하겠더라.. 아무리 내가 실수 투성이고 덤벙대고 행동해서 사랑을 망쳐놓을 수 있지만, 그래도 나는 영원히 사랑하겠다. 이것이 나의 사랑에 대한 진심이니깐..
프로포즈는 조금 식상했지만, 그래도 배경과 소소함이 멋지게 어울러져 있었다. 빅이 생각보다 멋있더라. 루저는 아니었다.(-.-;)
영화를 보고, 뉴요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뭐 물론 이 영화는 여성에게 집중된 영화인지라 남성적인 면은 잘 찾아볼 수 없었지만, 부를 추구하기보다는 남들이 함부로 할 수 없는 곳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그들을 보며. 한층 나의 눈이 높아졌다고나 할까.. 나는 그런 삶을 낭비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 만큼 노력하고 그 이상으로 얻으면 되니깐. 그리고, 여성들의 삶을 나도 사실 좋아하니깐 ^^*
재밌게 본 영화였다. blue-ray로 감상해서 그 감동이 두배가 된 영화.. 그러나, 아 너무 빠지면 안되겠어.. 큰일났다 벌써 새벽 2시 40분인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