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주말에 좀 정리해서 올리려 했는데 여건이 되지 않아서 오늘에서야 글을 쓰게 된다.
최근에는 “부자의 시간” 이나 “가장 빨리 돈 버는 방법” 이라는 책을 보면서, “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봤다. 그간 나는 돈이라는 것을 쫓는 인생을 살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보면 내 목표는 항상 어떤 성취 위주다. 예컨데 학위라던가, 공부해서 딸 수 있는 Certificate이라던가 말이다. 무턱대고 몇살까지 억대 부자가 되야지 이런 생각은 내게는 일종의 죄악 같았다. 항상 부모님은 실력을 쌓으면 돈은 자연스래 따라온다고 했고, 나는 그 말을 항상 상기하면서 내게있어서는 실력이 곧 돈의 다른 의미였다.
그런데 그런 내 생각이 특히 “가장 빨리 돈 버는 방법” 이라는 책을 보고 꽤나 많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있었다. 돈이 의미하는것은, 사치나 부귀영화 그런 것이 아니라 내 실력을 초극대화 하여 얻는 결과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그게 좀 맞는 것 같다. 솔직히 나는 꾸준히 일하는 것보다 일할 때 바싹 일하는 것을 좋아라 하는 편이다. 공부는 잘 모르겠는데, 개발을 할때 보면 몇 일을 정해두고 그 기간동안 거의 하루에 절반은 코딩하고, 주말에도 낮에도 밤에도 상관없이 코딩만 한다. 어제는 유라임의 앞으로의 계획을 짜면서 그간 내가 해온 일정을 종합해 봤는데, 작년 7월~10월과 올해, 특히 지난달에 한게 거의 대부분이다. 약 4개월 정도 정말 미친듯이 개발해서 지금의 완성도 (물론 버그가 아직도 많지만) 에 다다른 것이다.
나는 코딩을 그렇게 해왔다. 내게 있어서 학교에서 하는 그 꾸준한 과제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 실무가 좋았다. 적게는 몇일, 많게는 6개월까지 프로젝트에 투입되서 일하다 보면 도메인 지식도 깊어지고 어느정도 익숙해진 시점에서 문제해결에 대한 강한 욕망으로 개발자의 일종의 “삽질”을 하게 되고, 그게 쌓여서 나 스스로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벌써 오래되긴 했지만, 09년부터 3년간 수십개의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보니 나는 그 3년이란 시간동안 정말 많은 도메인 지식과 프레임워크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학교와 지식은 또 다른 의미다. 일전에도 누누히 상기하곤 했지만, 코딩이나 알고리즘 공부를 기초부터 하다 보니깐 의외로 도움이 되는게 많다. 아직도 내가 모르는 디자인 패턴이나 리스코프 치환같은 OOP원칙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기본” 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실제 실력을 판가름 하는데에 쓰인다는 것이다. 올 초에 봐온 몇몇 온사이트와 전화 인터뷰에서, 내 “경험”에 대한 이야기는 약 25% 남짓, 나머지 75%는 정말 기본적인 것들과 적절한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봤다. 11월부터 약 3개월간 풀타임으로 코딩 공부를 했었지만, 코딩 공부보다도 내가 실패한 주요 원인은 클로저나 디자인 패턴 같은 정말 기본적인 것들이었다.
이야기가 어쩌다 보니 코딩으로 세긴 했는데, 여튼 나는 최근에 여러 이직의 기회들을 얻고 있다. 물론 전재는 내가 코딩공부를 잘 하고 테스트를 패스한다는 가정하이지만, 중요한 것은 어쨌든간에 기회는 찾아올 것이고 나는 이를 내 실력을 극대화 하는 의미에서 잘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직을 하고싶은 가장 큰 이유는 팀원들과 일했던 그런 환경이 너무나도 그리워서 이고, 혼자 개발하는 그 한계까지 느낄 정도로 지금은 코딩을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나, 스타트업을 지금같이 운영하는 입장에서 사실 겁이 많아서 누구 구인하고, 투자자 모집하고.. 이런 것이 잘 안된다. 아무리 뛰어나게 제품을 개발하면 뭐하나. 실제로 발품을 팔며 다녀야 하는데 첫 발이 아직까지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버는 방법의 책에서는, 빨리 내가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잡아서 내가 목표한 돈에 맞게 아주 구체적으로 설계를 하라는게 주된 내용이다. 사실 말이 쉽지,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도 나는 세분화가 되지 않는다. 정말 길게 잡아서, 유라임 개발은 풀타임으로 6개월이면 충분할 것 같다. 그런데 그 다음은? 만약 실질적 유저가 생긴다 하더라도 그 다음은? 어떤 수익모델로 cash flow를 만들 것인가. 비즈니스 플랜을 쓸 때에는 단순히 freemium이나 subscription모델로 생각했는데 막상 개발해 보니 유료 기능을 “충분히” 완성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고. 그럼 내가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을 하긴 한 것일까?
결국 삶이 모두 선택과 집중에서 나온다. 개발자로서 평생을 공부하며 살아야 하겠지만, 지금 당장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을 먼저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사온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집에서 가만히 마루에 앉아서 쉬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요즘 생각해보면 정말 미국와서 “힐링”이란 명목으로, 내지는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을 단순히 술로 해결하려고만 한 내가 부끄럽다. 올해만 봐도 한달 평균 12번은 술을 먹었으니, 약 절반 정도는 술에만 의존해서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에 나는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건강이 돈과 연결된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내가 가장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다이어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이제 막 2주 정도 되었다. 현재까지는 약 4kg정도 감량한 수준이다. 목표는 25kg를 감량해야 한다. 외모라는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2011년 내 최저몸무게였던 83kg시절에 내가 밖을 걸어다니는 것과 지금은 천차만별이다. 게다가 미국에 살다보니, 더욱 더 살이 쪄서 배가 나온다는 자체가 자기관리를 못한다는 것에 대한 증명이니 은근 더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미국에 처음 왔을때 이미 95kg에 육박하는 몸을 들고 있었다. 89까지 빠진 몸무게는,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나 보니 99가 되어 있고, 겨우 조금 빼니깐 미국와서 99~100을 왔다갔다 하더니 2017년에는 거의 100 이상으로 살아왔다. 올해 시작은 106이었으니, 미국와서 최대 16키로가 증가했었고, 2011~12년에 비해서는 28키로가 증가한 셈이다. 아무런 핑계가 되지 않는다. 결국, 스스로를 잘 관리하지 못해서 그렇다. 몸무게란 것이 몇 일을 긴장을 풀고 살면 금새 3~4키로가 증가해 있다. 연말에 특히나 그렇다. 여행가고, 모임가지고 하다보면 자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렇다. 그래서 몸무게가 차츰 차츰 증가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여하튼, 다이어트는 돈이다. 최소한 내 생각은 그렇다. 돈으로 치부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다. 지금 나는 1키로당 만 불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4만불을 벌었다. 내가 아무리 주식으로 해도 벌 수 없는 만큼의 금액이다. 왜 그정도의 가치가 있을까? 결국 살다보면 “외모” 라는 것은 첫인상이고 사람의 신뢰를 만들어주는 가장 큰 것중 하나다. 이미 83키로 시절에 나는 약 15키로를 감량하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느낌은 이로 말할 수 없어서 그전 지난 25년간 내가 가질 수 없었던 “자신감”을 얻게 하였다. 자신감이 생기자 내가 못할 것이 없었다.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아도 내가 외적으로는 괜찮다는 생각에 위안이 되었다. 그렇게 주변사람들도 나를 호감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자체만으로도 내겐 큰 도움이었다.
미국와서 워낙 마이크로브루어리부터 해서, 지금보다는 좁았던 집에서 3년을 살아서 그랬을까, 아니면 학교생활에 바뻐서, 하는 것들이 뜻대로 되지 않아서 스트레스 받아서 그랬을까. 모든게 핑계겠지만, 나도 분명 “운동”이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의 수단이라 생각했지만 아침에 그나마 꾸준히 한 운동을 제외하면, 나는 긴장의 끈을 항상 놓고 살았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라는게 핑계로 작용해서 폭식과 과음으로 이어지는 것이었다. 마음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미국 와서 3년간 나는 마음이 안정된 적이 한날도 없던 것은 분명하다.
마음의 여유라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그게 부와도 직결된다고 생각된다. 미국와서 정말 숨쉬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돈이란 것은 언제나 마이너스가 되다 보니 더 그런가보다. 실력을 쌓으면 된다 생각했는데, 이세상에는 공부할 것이 너무나도 지천으로 깔려있어서 아무리 공부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돈과 연결하는 것이 더 중요한가보다. 최근 시작한 모 영어 스터디는 8번 수업에 생각보다 비싼 돈을 지불했다. 그렇게 돈을 지불하니,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게 되고 일단 나는 돈을 냈으니 어떻게던 나 스스로 도움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유라임도 마찬가지다. 내가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만들었다 한들, 결정적으로 내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느냐이고, 많이 사용할수록 아직은 광고수익 모델이니 어쨌든간에 수익과 직결되는 것이다.
돈이란 것이 정말 “물질”적인 것만은 아니다. 돈은 내 능력의 증명수단이다. 그래서 나는 최소한 나 스스로 충분하다 생각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을 돈과 빗대서 판단하기로 했다. 이 말은 돈되는 일이면 뭐든지 한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 미래지향적으로 봤을 때, 내가 내 능력을 극대화 한다는 의미와도 갖다. 돈이란게 결국 누군가에게 나의 능력을 파는 것이고, 나는 어쨌든간에 이 IT세계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싶으니, 그럼 돈이 이를 증명해주지 않을까.
사실 돈 얘기 하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아마 이 글이 돈얘기를 “많이”하는 마지막 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좋다. 돈 생각을 하니 사람이 긴장하게 되고, 안하던 필라테스나 줌바까지도 하게되고, 헬스장에 나가게 되고, 새벽에 운동하고, 잡다한 소셜 네트워크나 술먹는것도 줄이게 되고, 정말 내 행동에서 “돈”되는 행동만 점차 골라서 하게 된다. 한편으론 허무하기까지 하다. 그간 내가 어떻게 하면 내 동기부여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돌고 돌아서 돈이라니.
그래도 좋다. 그렇게 한없이 투명하기만 하던 내 실력의 측정 잣대가 어쨌든 유형의 자산으로 측정된다는 것은 내겐 큰 모티브가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이런 나의 동기부여 방식을 유라임에도 적용해 봐야할 것 같은 느낌이다. 최근에 “코인”을 이용한, 즉 블록체인 기술을 여러 분야에 접목시킨 서비스가 많은데 유라임도 어떤 의미로는 좋은 동기부여 모델이 되지 않을까. 지금부터 잘 생각을 해봐야겠다. 어떤 식으로 부를 축적하고, 내 실력과 경험, 능력을 어떻게 부로 전환시킬 것인지에 말이다. 어쨌든 여러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오고, 당장 뭔가를 해야하는데 하지 못할 때 내겐 이 돈이라는 것이 좋은 선택의 기준이 된다. (정말이지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느낌은 왠지 미래를 한층 더 당겨놓은 듯한 느낌인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