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하여.

얼마 전 새로 유지보수 해야 할 프로젝트 때문에 반상주 근무를 하게 될 건물에 외근을 간 적이 있다. 본래는 다음주 월요일 부터 가야 하는건데 내가 먼저 가서 분석을 하고 싶다고 우겼고, 결국 가게 됬다. 사실 대기업의 문화를 작년에 3주간 체험해 봤는데(상주하면서) 올 해도 한번쯤 나의 자리에서 탈출해서 가보고 싶다는 의지 때문이었는데, 나는 여기서 뜻밖의 자료를 얻게 되었다.
다름이 아니라 내게 인수인계 해 줄 사람의 PC를 보게 되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 분의 개인 자료를 보게 된 것이다. 그 분은 자바 10년차 프로그래머인데 프리랜서이고, 내가 이 자바의 세계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는 소스를 제공해 주신 분이다. 지금도 회사에서 그 분이 개발한 소스를 유지보수 하는 것이 나의 주 업무이다.
10년간 모아둔 북마크와 note를 얻을 수 있었다. 그 분은 이제 곧 유럽으로 MBA를 하러 떠나기 때문에 MBA를 생각하고 있는 내게도 참 그런 그분의 이것저것 생각이 중요하게 다가왔다. 왜 굳이 한국에서도 충분한 기회를 자유스럽게 얻을 수 있을 터인데 유학을 결심하게 된 동기가 무엇일까? 30대 후반으로 나이도 적지 않은데 말이다.
자료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사실 기대한 만큼 주옥같은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분은 항상 아침마다 마인드 맵으로 자신의 생각 및 to-do를 정리하곤 했는데 작년에 그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내게 참으로 인상깊게 다가왔었다. 당시에 나는 일정관리로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던 때여서 더욱 더 다가온 것 같다.
더불어 이제 얼마 후면 나도 연봉 재계약이 다가온다. 3일전부터 팀장이나 부장님들은 참으로 민감한 듯이 내게 연봉 인상에 대해 어느정도 챙겨준다는 얘기를 하는데, 이런 얘기를 처음 듣는 나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왜? 그렇게 말해주는 이유는 내가 그만큼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에라는 것이다.
직장인은 결국 돈으로 평가되는 것일까? 난 뭐 병특이기 때문에 그다지 돈에 연연은 안한다만, 내가 하는 일에 비해 내 연봉이 적은 것은 알고 있다. 타 병특들에 비교해서도 그렇다. 뭐 회사가 어렵거나 좀 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글쎄, 여하튼 1년간 나는 다양한 경험을 하였으니 뭐 크게 후회는 없다.
하지만 올해부턴 좀 달라져야 한다. 유지보수가 말이 1년이지, 기존 회사부터 따지면 4년이 넘는다. 그래서 사실 작년 후반부터는 내 실력의 향상이라고 딱히 말할 것이 없었다. 매번 쓸때없는 ASP프로젝트나 오고 있지, “신기술”을 다루는 “자바” 프로젝트는 도저히 내게 오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컴퓨터 세팅 등의 잡일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많이 변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제안한 것은 이렇다. 연봉은 성의것만 올려주면 된다. 다만, 내게 신규 프로젝트를 달라. 야근을 해도 좀 의미있는 야근을 하고 싶은 것이 내 생각이고, 한 가지 더하면 내 후임을 좀 뽑아서 업무를 분담했으면 좋겠다. 그게 나도 좋고 팀장도 좋은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뭐 지금 회사에서는 솔직히 말해 크게 기대할 것은 많지 않다. 다만, 나는 이제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끌로이를 돕겠다고 여럿 대기업 및 외국계 기업을 알아보는 도중, 나는 많은 것을 접할 수 있었고 나의 길을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조금 더 구체적인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해서 MBA를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시기별로 간단히 말하면
(병특) 프리랜서 뛸 수 있는 실력 형성, 인맥 형성 + 영어
(대학-학사) 프리랜서 하면서 MBA 자금벌기 + 조기졸업 + 영어
(MBA) 미국 유학
(이후) 실리콘 벨리 진출
여기서 사실 대학 이후는 조금 미정이긴 하다. MBA를 솔직히 만만하게 생각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 사실 외국계인 SAP나 ORACLE, 조금 더 높게 ATKERNEY 등등에 가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굳이 돈도 많이 들고 공부도 빡쎈 MBA를 하고 싶은가? 그건 다름아닌 벌써 호주에 갔던지도 8년이 다되가고 이 한국 사회에 많이 지쳐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가? 사실 나는 상당히 자유로운 놈이다. 나는 내가 하고싶은 것밖에 안하지만 가장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보편화된 한국사회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는 시험지옥, 수능, 그리고 지금의 군 생활까지 정말로 내가 어쩔 수 없이 해왔던 것들이다.
그나마 아버지의 오픈 마인드 때문에 사업을 할 수 있었고,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편한 고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었다. 대학도 뭐 내 성적에 그정도면 감지덕지 한 것이지.. 나는 그야말로 컴퓨터 밖에 모르고 살았던 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PC에서도 사실 아이러니 한 점은 있다. 중학교 때부터 부모님은 내게 “정보올림피아드” 라는 것을 권하셨고 학원을 다니면서 열심히 배웠다. 그런데 이 역시도 거의 암기식이다. 그게 나는 가장 큰 부담이었고, “수학”을 잘하면 결국 장땡이었기에, 머리가 그리 좋지 못한 나는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그 만큼 큰 실적을 내지도 못했다. 홈페이지나 만들기 좋아하고, 웹 서비스나 연구하고 게임만드는거 좋아하는 놈이 3년동안 c언어 하나로 검은 콘솔 창에서 숫자로 된 결과만 보고 있었으니, 거의 같혀있던 삶이 아니었겠는가.
잠시 주제를 벗어난 것 같은데, 어쨌든 나는 이런 한국 사회가 “끈기”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런 끈기는 결국 한국 사회에서 “출세”의 상징인 “변호사” “의사” “판사” 등 이런 류를 꿈꾸는 사람에게 필요한 정도의 끈기이다. 결국, 이런 출세로 나아가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길은 “억지로” 행해야 하는 길이 더더욱이나 많이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PC를 하면서 내게 끈기라는 표현은 억지일 뿐이다. 만약 내가 회사원이 아니고 학생이라면 정말 내가 개발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몇날을 밤을 새서라도 만들고 만다. 예전부터 그래 왔었고, 직장을 다니면서 이런 환경이 없어진걸 너무나도 아쉬워 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끈기를 말하기 보다는 나는 자유를 얻고 싶다. 또한, 내가 하고 싶은 이 길이 요즘은 우리 삶의 “미래” 라고도 불리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MBA는 어려서부터 사업가인 아버지를 계속 바라보면서 내가 배우고 싶던 기업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더러, 굳이 미국을 선택하는 이유는 항상 내가 기회적으로 활용해왔던 “인맥”을 내 앞으로의 미래에 비추어 또한 넓히기 위해서 이다. 이런 목적과 더불어 아주 막연히 노동자 급의 프로그래머가 되지 않으려는 생각도 있다.
결국 나는 점차 큰 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고, 이러한 이유는 아는 것이 없다면 굴복하고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처럼 많은 것을 알고 내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렇게 되야 내가 꿈꾸는 비즈니스나 아이템을 실현시킬 수 있는 확률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목적이면 될까? 어쨌든 내 생각에는 20대 말까지는 사회의 룰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최소한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졸업”이란 행동은 내게 혹시나를 대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하고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 갈 수는 있다. 항상 미래를 바라보고 산다면 이를 위해 내가 준비해야 할 환경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고 조금씩 로드맵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보다는 기술의 선구자가 되고 싶다. 하이 테크의 시대에 내 이름 석자로 개발한 아이템을 역사에 새기고 싶다. 그건 과연 욕심일까? 하지만 나의 꿈이 이러하고 나는 이를 위해 뒤도 안돌아 보고 달려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물론 내가 꿈꾸는 사랑과 낭만은 함께할 것이지만.
하이테크보다는 행복. 사랑과 낭만에 있어서의 행복도 나는 분명 내가 가는 길에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다시금 발을 디디고 나아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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