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블로그를 워드프레스로 이동했다.
최근 티스토리의 백업을 막는 등의 행보가 솔직히 마음에 안들었다. 모바일 지원에서도 별다른 발전이 없는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한계도 많고 마음에 안드는 것이 많았다. 그저 귀찮다는 이유로 블로그를 방치해 두었는데 티스토리로 옮기고 난 후 점차 블로그질을 안하게 되더라.
2005년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으로 2007년까지 쭉 네이버를 사용하다가 2008년에 설치형 텍스트큐브를, 그러다 2009년 중순에 구글에 인수된 textcube.com 에서 이벤트를 진행해서 잠깐 이리로 갔다가 다시 TTXML형식을 뽑아다가 2011년부터 다시 티스토리로, 그러다가 3년만에 이렇게 워드프레스로 오게 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내가 최근에 작업했던 사이트들이 거의 다 워드프레스로 제작되었다는 것도 한몫하긴 하지만, 사실 뭐 우리나라 블로그 서비스들이야 워낙에 거의 슈퍼갑 급인 네이버블로그와 페북 등의 SNS에 밀려서 어려운 것은 확실히 알 것 같다. 다음뷰 서비스가 종료되고, 한 5년전만 해도 선풍적으로 인기였던 믹시나 올블로그 등의 메타블로그 서비스도 힘든 상황이니 말이다.
고로 요즘엔 예전같은 블로거를 찾아보기도 힘든 상황이다. 정말 나같이 오로지 개인적인 명목으로만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 아마 지금의 구글 애드센스도 힘들꺼다.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이 적고, 네이버블로그는 폐쇠적인 운영으로 애드센스 같은거 붙히기가 힘드니깐 말이다. 그러니 우리나라 블로그 서비스들이 어려운건 당연하고, XE나 텍스트큐브.org같은 사이트가 운영이 안되는 것은 당연지사일테다.
하지만 그래도, 한편으론 너무나도 아쉽다. 솔직히 말해 이런 블로그의 해저뭄에는 나도 동조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물론 선풍적인 SNS인기때문에 쉽게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매력에 SNS로 다가가긴 했지만, 결국 이는 나의 단편적인 기억만 자극했다. 예전처럼 오랜시간을 들여서 글을 쓰지 않았다. 결국 내가 적은 글의 거의 절반 이상은 아주 쓸때없는 글이 되어만갔다. 거의 초단위로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으니깐.
그게 정말, 정말로 큰 역효과인것을 이제야 깨닿는다. 왜 이제서야인줄은 모르겠지만, 이제는 좀 더 떠나오고 싶다.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좁은 곳에 있다 보면 솔직히 말해 마음만 먹으면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그게 뭐가 힘들고 어렵다고 SNS에서 그들의 동조를 바라고 있었을까. 아니 그것도 그렇지만 나 스스로도 참으로 많은 부분에서 생각이 짧아졌다. 스마트폰에 중독되다 보니 나와 대화할 시간이 줄었고, 연습장에 끄적되는 습관조차 사라졌다. 나는 소위말해 “멍텅구리”가 되어버린 느낌이 들어버린 것이다.
이건 비단 SNS나 블로그에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닐꺼다. IT가 점차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보다 더 빠르게 오프라인과 온라인과 연결되게 되고,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과 동시에 쓸때없이 우리가 신경써야 하는것 조차 많아진다. 게다가 이런 빠름의 흐름속에서는 선정성, 광고성, 스팸 등이 너무나도 많이 나돈다. 지금의 페이스북만 봐도 3년전의 그것과는 너무나도 많은 차이가 나지 않던가. 어느새 우리 친구들의 소소한 일상보다는 스팸으로 채워져버린 그 공간, 나는 정말 그 속에서는 더 이상 살고싶지 않다.
나부터라도 다시금 블로거로써 들어가고 싶다. 그래서 블로그에 광고도 떼버렸다. 오로지 나 자신의 소소한 일상과 나의 매니아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한 블로그, 그리고 나의 생각을 정말 불특정 다수에게 오픈하기 위한 그러한 공간. 그래, 나는 이곳에서 다시금 해보련다. 나부터라도, 예전에 그 블로거 이웃들간의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서로가 배려하며 살았던 그 때를 떠올리며, 나는 이제 워드프레스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