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3학년 1학기의 5과목 중 2과목을 종강하면서, 이렇게 또한번 한학기가 마무리 되어 가는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몇 가지 생각을 고찰해 본다.
언제쯤이면 후회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나는 후회를 많이 한다. 이번 학기 또한 괜히 오버해서 부전공을 선택했다가 보이지 않는 성적에 좌절을 맛보았다. 여타 내 전공 과목과는 다르게 부전공은, 정말 답이 없다.
얼마전까지는 내가 왜 이리도 살이 빠지지 않는가에 대해 깊은 고찰을 했다. 결과는 지금의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있지 않던가. 그토록이나 긍정적으로 살자고, 그리고 또한 긍정의 힘을 크게 느꼈던 나인데 말이다.
올해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고자고 많이 노력했었다. 그래서 부전공도 시작한 것이고 또한 학교에서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고 많이 노력했다. 허나 이러한 나의 행동이 오히려 내게 역효과를 가져왔다. 익숙하지 않음에서 오는 정적이지 않게 되는 나의 삶, 이것이 가져오는 효과는 결국 부정적 마인드 뿐이었다. 삶이 유동적으로 변하다 보니, 이에 적응하려고 부단하게 노력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어느 무엇의 잘못도 아니다. 바로 나, 나 자신의 문제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놓친 것은 나의 미래이다. 사람을 만나는 것은 즐거움을 가져오지만 생산적이지 않다. 지금 내가 필요한 인맥이 있는가, 사실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어떠한 류의 인맥은 필요하긴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실력을 키운다면, 사실 인맥이 그렇게 중요할까.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저절로 나를 위해 찾아올 것이다.
마찬가지로 학과에서도 사실 작년까지 내가 인맥 관리에 충실했던 것은 학교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 였다. 후배들을 잘 사귀어 놓으면 학교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교수에 대한 성향이라던가, 시험유형 등의 유용한 정보는 충분히 얻을 수 있었지만 족보 등을 통한 의지때문에 나의 학과 공부는 심히 망가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과서와 강의, 노트필기 등을 통한 충분한 이해가 되어야 하는데, 벼락치기에 족보 및 찍어주기 수준의 공부로 변질되고 말았다.
세상은 정말 혼자 살아가야 하는가, 아니 최소한 나 자신을 비춰보면 혼자만의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절실히 느껴지게 된다. 일주일에도 몇 번이나 후회를 하는데 아주 주된 이유는 학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약속을 잡고 친구들을 만났기 떄문이다. 이렇게 되면 술자리가 마련되고, 결국 나는 내 시간을 놓치게 되어 하루이틀 정도를 아무 생각없이 본능적으로 보내게 된다.
미술을 하시는 어머니는 일주일에도 집에 나가는 일이 몇번 없다. 대신 집에서 집안일을 하시며 틈틈히 운동과 그림을 그리신다. 그리고 올해, 몇 가지 큰 대회를 수상하면서 우리 가족 모두에게 모범이 되셨다. 반면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는 일주일에도 수차례 사람을 만나러 다니신다. 직업이지만, 가끔은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에 계셔서 다음날 숙취로 힘들어 하시는 아버지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이런 가정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나는 더더욱이나 어머니와 아버지의 삶을 비교하면서, 그리고 동경하면서 살아온 것 같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두분은 이미 사회에서 어느정도 성취를 이루셨고, 그렇기 때문에 두분이 선택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정말 난 아직도 갈길이 멀다. 일확천금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나서 나는 혼자서 만들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왔었다. 하지만 정말로 아직까지 크게 진척이 없다. 이유는 나 자신에게 너무나도 투자를 하지 못해서 그렇다. 일주일의 절반 이상을 밖에서, 친구들과 후배들과 함께 보내는데 어찌 내가 큰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가.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 투자할 떄인 것 같다. 나와 함께 놀아야 한다. 나 자신을 스스로 조용히 관리해야 한다. 작은 물보다는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조용히, 나 자신을 키워야 할 떄인 것 같다. 그러니깐 지금부터라도 나는 조금씩 나 자신을 바꿔나갈 것이다. 아버지를 동경했던 마음에서 이제는 어머니의 삶을 조금씩 나의 삶으로 만들 것이다. 조용히, 내 방에서 나는 작품을 만들고 공부를 하며 나 자신을 가꿔나갈 것이다.
정말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그간 내가 나 자신에게 얼마나 투자를 안했나는 것이 절실히 생각난다. 깊게 반성하게 된다. 모든 후회거리들이 사실 이유가 존재하거든, 나는 몰랐다. 이제부터라도 나 자신을 사랑하며, 나 자신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