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옮기고 처음으로 맡은 프로젝트는 단지 웹을 안다는 이유로, jsp를 할 줄 안다는 이유로 맡게 된 프로젝트였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금융업계에서 사용되는 active-x와 서버 단의 통신 모듈을 개발하는데 parameters를 받고 이에 대해 정의된 규칙대로 처리하는 것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말은 단순하지만 실제로는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 최초 단순히 jsp를 통해 xml을 response받고, 이를 jsp내부에서 Map을 통해 처리하도록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 개발을 다 해놓으니 갑자기 JSON을 기본으로 바뀌질않나, jsp코드는 사용도 못하게 바뀌어 버리고 회사 내에서 개발한 MVC 저작 스튜디오를 통해 해당 형식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회사서 개발한 MVC툴은 쿼리를 등록하고 response값들을 매칭시켜 놓으면 내가 받는 parameters값에 따라 자동으로 매칭시키고, 이에 대한 쿼리를 in/out처리를 객체를 통해 처리하도록 되어 있는데 사실 툴 사용법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금방 끝낼 수 있는 일이지만 최초부터 이 프로젝트는 내게 화면 설계 조차 보여주지 않았고, ERD같은 것은 아주 향후에나 나오게 되었다. 디비도 작업도 사용되는 모듈도 BLS도 최초부터 다 분석해서 단순히 by-pass가 아닌 쿼리를 구현하다 보니 BLS도 전부 내가 설계할 수 밖에 없었고 단순 쿼리부터 해서 로직까지.. 원래 혼자서 웹 단을 도맡는 작업을 많이 해오긴 했지만 이처럼 산으로 흘러가는 프로젝트도 참 오랜만인 것 같았다. 게다가 같이 작업하는 작업자는 얼마나 스케줄을 쪼아대는지, 내가 경력직이 아니었다면 상당히 쉽게 질려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좀 너무하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8월 입사 후 근 3개월간 이렇게 진행한 프로젝트는 어제 일단락 되었고, 나는 조용히 기쁨을 만끽했다. 물론 어렵긴 했지만 본래 프로젝트라는 게 전부 제대로된 프로젝트라는 보장이 없지 않는가. 더군다나 나는 어찌 보면 행운아일 수도 있다. 입사하고 이렇게 빡센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되면 앞으로 회사생활을 하는데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쌓인 피로하며, 10/31일에 놓친 토익 시험 하며 그동안 못들은 굿모닝 팝스와 토익 공부, 회사 출퇴근 걷기, 점심시간 단어 외우기, 일기, 독서 등.. 모든 것을 미루고야 말았다. 그야말로 별 수 없이 말이다. 보통 나 홀로 작업을 해오던 나인데, 갑자기 약간은 막장성이 있는 프로젝트에서 팀 업무를 하게 되니 적응이 전혀 안되더라. 또한, 내가 작업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작업할 수 없다는 생각에 계속되는 압박에 시달리게 되었고, 그러한 상황이 스트레스로 이어져 살이 찌게되고, 잠만 많아지고 마음은 흐트러지고 말았다.
특히 가장 아쉬운 것은 블로그 관리를 꾸준히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살아있는 블로그가 아닌 죽은 블로그를 만들고 말았으니 말 다했지 말이다. 그나마 그 기간동안 자기브랜드를 구축한 것은 꽤 성공적인 일이지만, 한치 앞도 바라볼 수 없는 프로젝트에서 내가 느낀 것은 그야말로 심한 좌절이 많다.
여튼 다시 마음을 가다듬으며 UX와 웹, IT관련된 서적을 구입했다. 얼마 전 모 블로그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이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 남들이 살아가면서 몸소 경험해야 하는 것들을 책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더라. 독서 만큼 시간이 적게 들면서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것도 없다고 한다. 이제 어디서든 그냥 스마트폰만 끄적이는 습관을 없애고 독서를 주로 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해 안에 목표한 토익 성적 올리는 것에 대해서 약속을 지키려면 이번 프로젝트처럼 진행해야 한다. 집에 와서 적은 시간에도 공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