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식적 삶.

오랜만에 친했던 친구놈의 블로그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왜인지는 몰라도 갑자기 보고싶다는 의지가 컸던 것인가.. 몇 번 일기 비슷한 자신의 생각을 쭉 적어놓은 듯 했는데 그게 어느새 몇백개에 이르더라.. 본래 생각이 깊고 많았던 친구였지만 이렇게 많은 글을 적었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벤처시절, 의리를 다짐하며 같이 나아가던 친구이다. 다른 친구들보다 같이 있던 시간이 많았지만 어쩌다 순식간에 관계가 틀어져서 지금도 사실 만나면 좀 껄끄러운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다.

나는 사람을 한번 미워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는 편이다. 친했던 친구놈을 이렇게 내가 한순간에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나도 냉혹한 놈이긴 한 것 같다. 이렇게 해서 중학교 시절부터 몇명의 친구들을 버리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10년전 그토록 친했던 친구도 지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락을 끊어버리게 됬는데 그토록 쉽게 나와의 인연을 과거보다 현재의 것에 따라 변하게 만들 수 있을까?

수도 없는 고찰속에, 하지만 이미 이런 친구간 관계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나의 생각을 정리해서 큰 여운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 과거를 잊고 만났을 때 모든 것을 소주 한잔으로 날려버리는 것, 그게 남자들의 삶이 아니었던가? 싶지만, 아직도 그 배신(?)의 과거는 크디 큰 것만 같다.

사실 그 친구의 뒷배경은 자세히 모르지만, 지방에서 올라와서 고등학교 3년을 같이 보냈고 믿을만한 친구이기에 벤처시절 사장님께 뒷바라지를 부탁드렸다. 물론, 같은 월급을 받고 지내는 신세였지만 분명 나와는 갭이 컸을 것이다. (나도 잘한 것은 없지만) 왜 내가 생각만 하면 그친구에게 속고만 살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일까?

이기주의와 개인주의 나는 원천적으로 그것들을 싫어한다. 그것들의 생각인 “내가 최고다”까지는 좋지만 “남은 필요없다” 즉, 베풀지 않는 삶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설령 그러한 베푸는 것이 작은 것이더라도, 사람이 사람다우려면 주고 받는 것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람에 대한 예의이고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는 배푸는 것에 있어서 약했고 (표현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작은 것도 자기 몫만 챙기려고 했던 것 같다. 가끔은 말이 협박처럼 들리고 하다 보니 초창기의 굳건한 의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신뢰성을 잃어버린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는 그 친구는 나의 영역을 벗어났다. 내가 만들어 둔 벤처 사회(이는 아직도 이어지고는 있다)와 나의 시야에서도 멀어졌다. 추후 나는 그 친구를 다시 나의 영역으로 불러들일 생각은 없다. 그것은 그 친구를 위해서도 일종의 “편안한 중독”을 불러일으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친구는 지금 나처럼 같은 군인이다. 물론 내가 군인이라고 하면 좀 웃기지만, 나중에 둘이 만나 술한잔 하고 그래야 하는데, 원 마음처럼 연락이 쉽게 가질 않고 몸도 멀어져 있어서 쉽사리 만날 수는 없지 말이다. 마음속에 감정을 쌓아두는 것은 정말 좋지 않다. 사업만 그렇지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분명 많은 도움이 되었고 나의 장점을 끌어준 친구였다.

제목을 가식적 삶이라 적은 것은 내가 지금까지 그 친구에게 느껴왔던 적나라한 비판이지만, 나의 솔직한 느낌이다. 여지껏 나의 배경을 이용해 먹으려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런 가식적인 친구들아! 어차피 그런 것들은 자기 자신이 먼저 이루기 전엔 허물없는 것들이다. 이용해서 만드는 기회? 그런 것은 버리는 것이 최 우선이다. 그리고 자신의 솔직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