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기로 인해 골골 대다가 나의 시간관리에 대해 한번 살펴보았다. 학생이 된 이후로 나는 21살부터 5년간 쭉 지켜왔던 9시 출근 6시 퇴근이라는 것에서 벗어나 거의 매일같이 일을 붙들고 있고 공부의 은근한 압박(?)에서 살고 있다. 시간표는 더이상 9시~6시에 한정되지 않고 각각 끝나는 것도 제각기요, 시작하는 것도 제각기이다.
이런 상황을 모르고 2012년을 보내서 나는 너무나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특히 본래 시간계획을 잡고 하루를 생활하는 편인데 1년여간 도무지 내가 계획한대로 시간관리가 되지 않았다. 그나마 방학때는 학원 시간이 딱 정해져 있어서 그 시간 이외에는 회사일이나 공부를 하면 됬기 때문에 회사 생활을 하며 적응된 습관대로 가면 됬었는데, 개강을 하니 다시금 2012년의 잘못된 패턴이 찾아온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결국 나는 시간표를 짜두고 지키지 않으면 이에 대한 죄책감 혹은 자멸감때문에 결론적으로 귀찮아서 시간관리를 안하게 되고, 그런게 쌓이다 보면 더욱 더 안된다는 것이 내가 이번주에 내린 최종 결론이다. 너무 시간표 위주적인 삶을 살았다. 사실 수업시간과 잠자는 시간, 기상시간만 철저히 지켜도 나쁠 것은 없는데 너무 남은 시간에 내가 이것 하자 저것 하려고 한게 잘못이다.
위처럼 내 시간표는 정말로 타이트하다. 더 중요한 것은 수업시간과 중요한 일정을 제외하면 거의 30%도 지키지 못한다. 난 그게 웃겼다. 이런 상황은 작년부터 이어졌는데, 작년에도 같은 고민으로 시간표를 죄다 없애버렸더니 이번엔 “나태”가 찾아왔다. 학교에 남아서 공부를 하자 했는데 계속해서 약속을 잡고.. 공부는 못하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됬다.
나란 존재는 정령 혼자서는 무언가를 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하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약속은 약속이지만 최소한 내가 하루에 어딘가 몇시간이라도 앉아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하루에 최소 3~5시간 수업이 있어서 주중에는 그게 힘들수도 있지만 최소한 2시간 이상은 어딘가에 앉아있을 수 있다. 그럼 그 두시간을 우선순위가 높은 작업에 할애하면 되는 것이다.
결국 포커스를 작업 위주로 두는 것이다. 물론 꾸준함은 중요하다. 허나 그간의 내 삶의 패턴은 기상시간 이외에는 꾸준히 지키지 못한 것을 절실히 보여줬다. 그러니 우선은 책상에 앉아 작업을 정리하고, 이를 수행하는 것에서부터 집중하고, 이를 습관화 하고 난 다음에는 자동적으로 꾸준한 일정이 지켜져 나갈 것이다.
다시금 생각해보면 정말 나는 시간표에 의존적인 삶을 살았구나 싶다. 급변하는 세상, 나 또한 5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다시금 아마 5년 정도가 될 것 같은데 5년간의 학생의 생활을 살게 될 것이다. 이 학생이란 생활은 결국 프리랜서의 생활과 같다. 내가 알아서 시간관리를 하고, 특히 할일 관리를 하지 않으면 미국에 가서 공부를 한들, 그곳 회사에 취직을 해서 선망하는 외국계 회사를 가서 일에 대한 자유와 책임이 주어진들 뭣하랴.
시간표에 맞춰진 삶은 결국 몸이 움직여지지 않을 때 좌절감만 가져올 뿐이다. 단 30분이라도 내가 해야하는 일에 집중했을 때, 비로서 성취가 나오는 법이다. 더더욱이나 나는 정말로 빠르게 변하는 IT세상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정적인 시간표를 추구했다니, 그 자체가 어찌보면 어리석은 것 같다. 앉아있는 시간을 늘리자. 회사의 내 자리와 집에서의 내 공부방에서 더더욱 집중하여 노력할 수 있도록. 올한해는 그게 내게 주어진 큰 과제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런 고민을 하고있는 터에 모 라디오 방송에서 나왔던 다니엘 핑크의 “계획을 세우지 말라” 라는 충고가 담긴 한경 칼럼으로 마무리한다.
[정균승의 희망칼럼] 어느 미래학자의 조언 “계획 세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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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2009년 ‘위클리비즈’와 인터뷰에서 ‘한국 독자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계획을 세우지 말라”고 답했다. ‘어떻게 미래학자가 계획을 세우지 말라고 충고하느냐?’고 기자가 다시 질문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스무 살에 무엇을 하고 그 다음에 무엇을 하고, 이런 식의 계획은 내가 볼 때 완전히 난센스다. 완벽한 쓰레기다.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해서 절대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
계획을 세우는 대신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도해보라. 그래서 멋진 실수를 해보라. 실수는 자산이다. 대신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멋진 실수를 통해 배워라.”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먼저 계획을 세우고 행동해야 할 텐데 오히려 계획을 세우지 말라니 상식 밖의 말로 들린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라. 그가 세우지 말라는 계획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뜻한다.
가령 한 달 후엔 바다에서 수상스키를 즐기고, 일 년 후엔 하늘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겠다는 계획은 예측할 수 없는 날씨 때문에 그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날씨에 상관없이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항상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 직접 시도해보며 배워야 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바로 그것이 훌륭한 미래의 자산이 된다. 필자는 ‘실수를 통해 배우라’는 다니엘 핑크의 말을 좋아한다. 직접 체험하는 것보다 좋은 스승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날씨가 변덕스러워도 변화의 큰 물결은 거스를 수 없다. 앨빈 토플러는 미래의 대표적인 변화로 ‘직장의 변신’을 꼽았다. ‘어디에서 일하느냐’가 중요했던 ‘직장 중심’에서 벗어나 ‘무슨 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한 ‘직업 중심’으로 일의 세계가 바뀐다는 것이다. 무슨 일(직업)을 하느냐가 중요하지 사무실이든 집이든 커피숍이든 어디(직장)에서 일하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은 “앞으로는 조직이나 기업보다 개인이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1인 기업과 1인 가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예전에 없던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리가 미래를 읽을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사실이 있다. 일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를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의 마인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세상 누구와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 쓰레기 같은 계획이라면 세우지 마라. 실행이 따르지 않는 계획은 실패를 계획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분명히 정했다면 그 일을 반복해 시도하라.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반복해 경험하라. 무엇보다 직장을 믿지 말고 자신을 믿어라. 평생을 기대도 배신하지 않을 유일한 주체는 오로지 자기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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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
입력일시 : 2011-08-24 16:44
출처 : 한국경제매거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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