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정말 맞는 것.

집착을 버린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 자주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바라던 것에 대한 진실된 모습이 사실은 내가 완벽하게 바라던 모습과는 다를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컨데 내가 정말 바라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써 갈 수 있는 커리어의 탑급에 도달했는데, 실상은 왜 그토록이나 진짜 nerdy들이, 그토록이나 프로그래밍에 정통한 사람들, 뭐 엉클 밥이라던가 토발즈라던가, 그아저씨들이 왜 배나온 대머리 아저씨(다 그런건 아니지만) 인지를 알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럼 내가 그런 모습을 바랬던가? 그건 또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어찌보면 삶에서 내가 원하는 모습이 100% 맞을까? 하면 아닐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물며, 내가 생각했을 때에는 한 10% 정도, 혹은 0%의 베네핏을 가져올 수 있는 선택이 1000%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로 어떤 결정에서는 사전조사가 정말 크게 필요한 것 같다. 한 예로 나는 다음 학위로 MBA나 PhD를 생각하고 있는데 이게 정말 나랑 맞을 것인가 라는 생각 말이다. 당장에 에세이나 페이퍼를 준비할 수도 있지만 정말 이 이후의 내가 얻는 베네핏이 내가 원하는 것일지, 혹은 내가 1%의 성공한 케이스만 보고 섣부른 결정을 내리려고 하는것인지.

그건 아무도 알 수 없고, 그저 나만이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이, 조금이라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빨리 접고 다음단계로 나가야 하는 것이고, 맞다고 생각하면 정말 맞는지 최대한 적게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한에서 해보는 것이다. (학위를 무턱대고 하지 말고, 유튜브에 무료 강의부터 찾아보면서 배워보는 것부터.)

솔직히 머신러닝과 데이터과학, 데이터 시각화가 그랬다. 하마터면 정말 degree를 취득하려고 몇백만원을 버릴 뻔한 것이었는데, 결국 몇 번의 시도를 해보니 이게 나의 plan B가 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년 정도에 걸친 미적, 선대 등의 수학스터디부터 유라임 개발을 통한 데이터 시각화, 그리고 유데미에 수 없이 많이 사두고는 보지 않는 데이터 관련 강의들. 매일 개발해야지 하면서 벌써 1년 넘게 하지도 않는 유라임 코드들, 그런것만 봐도 내게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데 손쉽게 놓지 않은 것은, 집착이었던 것이다.

요즘엔 (전자)음악이 재밌다. 예전부터 꼭 한번 어느정도 안정권에 들어가면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DAW공부부터 하고 있다. 예전에는 logic을 공부하려고 그렇게나 노력했는데, 이것 또한 욕심이었다. 결국, 누가 좋다 좋다 해서 그런것에 정답은 없다는 것. 결국 내가 해보고, 노력해서 보고, 내게 맞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또 다시 생각이 든다. ladder에 대해서. 내 엔지니어로써의 커리어도 주니어, 시니어, 스테프, 매니저, 디렉터, vp의 단계를 거치면서 각 레벨의 요구사항이 존재하는 것처럼, 내가 만약 음악에서의 원하는 정도는 어느정도인가? 그럼 그 원하는 정도까지 도달하려면 어떤 요구사항이 필요하는가, 그리고 나는 어떤 위치에 있는가. 그런 것이다. 즉, ladder라는 것, 이건 삶의 모든 부분에서 통용이 되는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로써” 에 대해서, 즉 개발자로써, 작곡가로써, 아빠로써, 남편으로써, 아들로써, 아마추어 운동매니어로써, 여행매니아로써, 아마추어 투자가로써, 이것들에 대한 요구되는 레벨과, 나는 어떤 위치에 있기를 바라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 없이 무턱대고 나를 정의하곤 했는데, 그게 모두 잘못된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다음번 글까지는 ladder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해보고 적어보려 한다. 지금까지는, 내게 맞는 길이 정말 맞는것인지, 그것에 대한 인지까지만으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