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블로그를 만드는 방법.

초등학교 때 웹진을 만들면서 방문자 카운트를 보는 것이 그렇게 즐거웠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홈페이지부터 블로그까지 각종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목 끌기를 반복해 왔었습니다. “아이젝트”라는 자칭 개인 브랜드라는 네이밍까지 동원해서 말입니다. 아이지+프로젝트 라는 거창한 의미까지 부여했고요. 이 블로그 역시 그 “아이젝트” 라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나의 브랜드를 왜 찾고 싶어할까? 내 홈페이지는? 블로그는? 왜 내가 사람들을 끌어모으려 하는가? 생각의 뿌리는 “왜?” 에서 시작된다고들 하지요. 저는 오늘 온종일 이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내 블로그, 주제는 명확한가요?


그리고 내가 걸어온 길, 여태껏 만들었던 수십 개의 개인 홈페이지와 총 세 개의 블로그들을 쭉 훑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내가 추구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낚시 글을 통한 방문자 유도” , “쓸데없는 글들의 뭉탱구리” , “잡생각들의 집합” 이는 제가 어느 정도는 의도적으로 컨텐츠에 대해 제작을 한 것이지만 대부분이 무의식중에 작성된 것이 많더군요.

결과는? 검색엔진 봇에 걸려 높아져 있는 카운트와 쓸데없는 구글 수익뿐입니다. 제가 정작 추구했어야 했던 “아이젝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이 블로그의 인기(?) 자체가 블로그에 포스팅을 1,000개 넘게 하도록 아무런 호응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심지어 고정 팬 조차도 못 만들 정도였으니깐요.

그럼 무엇이 문제인가? 단순하더군요. 쓰잘머리 없는 컨텐츠들이 쭈~욱 분포되고,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에 대해서 잡생각만 주절이 써놓으니 신뢰성은 제로, 도무지 “이 블로그는 뭐 하는 곳이지?” 라는 의문밖에 안 드는 사이트로 전락하고 만 것입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그런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제 블로그의 스킨과 카테고리, 그리고 위젯 등의 꾸미기에만 집착했다는 것입니다. -> 즉, 겉만 화려하게 치장한게 마치 하나의 허세로 만들어 놓은 것과도 같은 사이트가 된 것이죠.

내 블로그, 허세로 무장한 블로그는 아닌가요?


유명한 블로거들을 잘 살펴보면 왜 충성도가 높은 방문자들이 많은지 알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전문성” 혹은 “재미” 가 가장 큰 인기 요인인데, 제가 갖춘 것은 무엇일까요? 어느 한 분야에 있어서도 제 명함은 내밀 수가 없게 되었네요.

문제는 가장 크게 성격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저는 일전에 20살의 어린 나이에 창업을 시도하려다가 22살 때 처참하게 망하고 말았지요. 그저 “열정”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열정을 회사의 아이템이 개발되기도 전에 “마케팅” 이니 영업성이니, 그런 곳에만 투자하다 보니 망하게 된 것입니다.

블로그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스킨, 위젯 등 이런 것은 아무렴 어떱니까. 그저 읽기 편하고 깔끔하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거창하게 목적을 세심하게 작성하지 않으면 또한 어떻습니까. 알리고자 하는 바만 명확하면 되지 않을까요?

물론 저도 사람인지라 파워블로거를 꿈꾸고 있지만 여태껏 저는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 같습니다. 혼자만의 환상에 취해 제 입장에서만 블로그에 접근을 했지, 정작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파악하지 못하고 애써 모은 방문자 조차도 관심고객(?)으로 등록하지 못한 것 아니겠습니까.

내 블로그에도 전문성을 갖춥시다.


예전에 “10일만에 끝내는 MBA” 라는 책을 보다가 7단계 마케팅 프로세스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

7단계 마케팅 프로세스
소비자 분석 -> 시장 분석 -> 자사 및 경쟁기업 분석 -> 유통채널 분석 -> 마케팅 믹스 개발 -> 경제성 평가 -> 마케팅 계획의 수정


물론 블로그를 단순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운영하는 때도 있고 어쩌다 보니 히트한 블로그도 있겠지만, 위의 마케팅 7단계 정책 수립 프로세스를 조금만 응용하면 이처럼 도출되지 않을까요?

7단계 블로그 정책 수립 프로세스
비슷한 분야의 인기 블로그 방문자 분석 -> 메타블로그 內 내 블로그의 주제 동향 분석 -> 경쟁 블로그 분석 -> 유통채널(메타블로그, 홍보, 방문자 유도, RSS 등) 분석 -> 내 블로그의 객관적 가치 평가 -> 블로깅 계획 수정

물론 이는 요 근래 제가 생각했던 것이긴 하지만, 블로그도 1인 미디어 시대가 온 만큼 조금 더 블로그에 전문성을 지향한다면 이러한 기본적인 절차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마치며

블로그를 만들기는 쉽지만, 운영이 어려운 점은 블로거인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겁니다. 운영은 물론, 방문자 하나 없는 블로그는 의욕조차 없어지기 마련이지요. 이럴 때에 “블로그에 위젯을 달면 방문자가 늘겠지!” “블로그 스킨을 바꾸면 어떨까?” 등의 겉멋에 치우치지 않고 속살을 맛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사실 이런 것을 느끼게 된 것은 믹시라는 유명한 메타 블로그의 RSS를 구독하고 나서입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는 너무나도 정보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정말 주옥같은 글들이 여기저기 많이 있지만 이를 찾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명확히 내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 블로그를 찾게 되고 이를 꾸준히 구독하게 되는 것이지요.

블로그의 주제를 명확히 하고 전문성을 갖추는 것, 그것은 비단 내 블로그를 위한 행동이 아니라 정보를 얻고자 하는 우리 시대 Web Reader들이 바라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