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추구해야 할까.

최근 개강도 다가오고, 유라임 개발도 어느정도 진척을 보이자 또다시 조금 미래를 위해 정리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좀 지치긴 했다. 이리저리 일을 벌리고 싶지도 않고, 이미 많이 벌렸다고 느껴지는 것도 꽤나 있기 때문이다.

미래적인 커리어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하다가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조금 생각을 해봤고 공부를 해봤다. 그런데 내가 너무 원론적인 부분만 접근한 것일까, 사실 생각보다 막 재밌지는 않다. 물론 수학공부랑 알아가는 과정은 재밌지만 조금 더 깊이있게 간다 한다면 살짝 글쎄? 라는 생각도 든다. 수학이 온전히 취미로 자리잡지는 아직까지는 조금 힘든게 없지않아 있다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너무 욕심부릴 필요는 없고 그렇다고 너무 쳐지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사실 수학관련되서도 너무 벌려놨다가 다 접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서이다. edx에 몇몇 관심과목들을 집어넣었었는데 좀 하다보니깐 너무 내가 여기에 쫓기는 경향이 없지않아 있더라. 이게 정말 컨텐츠의 폐해다. 나는 마치 세계 유수의 대학들의 컨텐츠를 내 강의실에 집어넣고 온라인 수강을 하면 내가 진짜 그 컨텐츠들을 섭렵하는 느낌이지만 실상 공부는 혼자하는게 맞다. 그래서 사실 그런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영어공부를 할때에도 느꼈지만, 당장 외워서 금방 써먹는 것보다는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더라. 문법이나 작문 독해 말하기 청취 등의 기본적인 실력 말이다. 그건 정말, 단시간에 될 수 없고 꽤 오랜 시간의 drill로만 채워지는 것들이다.

결국, 많은 것들이 하루하루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걸 좀 오버하려 하면 쉽게 지친다. 요즘 프랑스어 공부를 반년 정도 했었는데, 아침에 10-20분 정도 하는것이라 크게 부담은 없다. 진도를 다 나가려면 몇 년은 더 걸리겠지만 이건 진짜 온전히 취미로만 공부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름 언어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고 그렇게 어렵지도 않아서 꾸준히라는게 가능하다. 하지만 수학공부는 그게 힘들다. 10-20분 공부한다고 되는 공부가 아니라서 그렇다. 그래서 금-일 중에 서너시간 이상은 할애해서 공부를 하곤 한다.

이런 취미적인 부분 말고, 이제 프로페셔널 커리어로써 진짜 방향을 정하고 나아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더라. 내 생각에 머신러닝이나 AI가 사회적으로 활성화되고 진짜 돈을 벌 수 있는 상품이 되려면 아직 2-3년 정도가 남지 않았나 싶다. 지금의 데이터 과학이라는게 좀 과대평과 되서 공급이 폭증하는 것처럼, 향후 5년내에 그런 변화가 있을 것 같다. 확실한 것은, 아직도 데이터과학과 머신러닝은 잘 모르겠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도 수십년동안 결국 올바른 서비스를 설계하려면 옛것을 가져다가 쓰는게 어쩌면 맞다. 그걸 스타트업 규모에서 축소 혹은 비용효율성 절감 등을 생각해서 뭐 마이크로서비스니 그런게 생긴 것이지 다른게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5년간 유라임 개발을 정말 온갖 신기술 가져다 써서 개발했는데, 몇번의 삽질 끝에 더 이상의 프레임워크적인 풀 체인지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모르게 요즘의 기술들은 마케팅적인게 너무 많다는 생각도 든다. 09년도에 애플 아이폰이 한국에 나왔을 때, 나는 맥북을 사고 아이폰 개발 책을 사고 아이폰으로 돈벌 생각(?)에 들떠있었다. 그런데 결국 제대로된 앱 하나 개발하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앱 개발을 멀리하고 있다. 말로만 앱등이지, 실제로 앱 개발하나 못하고 결국 나는 내가 하던 웹개발을 지금까지도 계속 했다. 이미 앱개발은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아직도 사실 욕심이 나긴 한다. 머신러닝이랑 비슷하다. 찔끔찔끔 발은 디디는데 커리어를 확 틀지는 않는다. 커리어적 측면에서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때문이다.

유라임으로 족한 이 위험부담의 감수는 당분간은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결국 답은 나온거나 마찬가지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과 매니지먼트. PM은 싫다. 프로젝트의 책임보다는, 프로젝트를 위한, 즉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엔지니어링적 측면에서 핵심적인 사람이 되고자 하는게 내 생각이다. 지금까지 너무 작은 회사들에서만 있어서 그런지 큰 회사의 욕심이 난다. 그러려면 일단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게 꽤나 중요하다. 그래서 어느정도 스팩은 쌓았다. 스타트업 제품 런칭, CTO참여 및 매니지먼트, 학벌(?), 영어 능력, 코딩능력. 뭐 결국 FAANG같은데를 가려면 개발, 코딩, 영어, 학점 등 뭐 이것도 복합적인 사항이겠지만 어쨌든간에 온사이트까지 뚫어서 가서 나 스스로를 어필하려면 아무리 웹개발이라도 명확한 포지션, 인더스트리얼 sector 등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관심있는 쪽은 아무래도 ML/AI신기술을 쓰는 영역, 헬스케어, 커머셜, 파이넨셜 쪽이긴 하다. 그런데 정말 내가 ML/AI를 쓰는 영역으로 들어가서 잘 성공할 수 있을까는 모르겠다. 데이터를 다루는 것은 재밌을 것 같다. 헬스케어는 유라임에서도 줄곳 하던 쪽이지만 이쪽을 좀더 깊게 들어가면 여기도 분야가 꽤 상당하다. 의료장비.. 이런건 솔직히 관심없고, 헬스케어도 유저기반의 그런 시스템 설계하는 것은관심이 있다. 커머셜은 딱 생각만 해도 작업이 많을 것 같고, 다만 글로벌 스케일일 경우가 뻔하니 그쪽은 욕심이 많이 난다. 파이넨셜은 예전에 잠깐 있던 분야인데, 확실히 돈을 버는 분야이니깐 상품과 다양성도 꽤나 공존하고 개발적으로도 꽤 안정성 있는 튜링머신을 만들어야 하니 개발자 측면에서는 엔지니어링이 꽤 깊게 요구될 것 같다.

어쨌든 내가 욕심이 있는 것은 글로벌 스케일이다. 대용량 서비스를 제작하는게 내가 가장 하고싶은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를 잘 하지 못했고, 기회가 많이 없었다. 지금까지 클라우드 기술 엄청 배웠고, 실제로 런칭했고.. 그래서 조금은 증명된 스스로를 만들고 싶다. 엔지니어링적으로 가장 끌리는 것은 GCP Data Engineer Certification이다. Management는 이번 학교를 졸업하면 어느정도 충족될 것이라 생각하니, 일단 나는 GCP를 좀더 깊게 공부하고 싶다. 그래서 글로벌 서비스 설계에 대해서 계속해서 대용량적 측면에서 공부하는게 좋겠다. 알고리즘 그런것은 프로그래머로써 기본기를 튼튼히 하기엔 좋을 것 같다. 언어적 측면에서는 파이선과 Golang, Scala를 기본으로. 자바는 더는 개발하기 싫고, 자바스크립트는 더더더욱이나 그렇다. 아 특히, 이제 정말 프론트앤드 개발은.. 더 하기 싫다. 백엔드나 인프라 설계로만 나가려고 한다.

얼추 방향은 정해졌다. 이제 남은 것은 결국 저런 내가 원하는 분야로 나아가기 위한 기본기를 다지고, 취업하는게 우선일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보면 조금 지체되는 수학공부나 머신러닝 등은 아무렴 좋다. 나중에 시간날 때 더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욕심부리지 않으려고 한다. 아무리 fancy한 기술이건, 유라임 개발을 하면서 느꼈지만 현혹되지 않는게 더 좋다고 느껴서 그렇다. 그냥 공부한 그대로만 가지고도 충분하다. 이젠 정말 새롭게 뭔가를 배우는 자체가 물론 즐겁지만 가끔은 지친다. 휴식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잘 정리할 수 있는 시간.. 유라임도 이제 어느정도 개발해서 올려놨으니, 데이터 엔지니어링과 몇몇 서버리스로 뺄 수 있는 것들을 뺴고, 사업적인 부분을 정리하고, 이건 이대로 나아가려고 한다. 여기서 내가 시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분명 생각한다.

좌우간 방황하지 말고, 원래 생각대로만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