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최근 미래에 대한 약간의 생각 때문에 고민이 좀 있다. 특히나, 지금은 내가 하고싶은 것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지만 그래도 조직생활이 그리운 것은 사실이고, 실리콘벨리에 온 이상 원래 목표하던 바대로 글로벌 IT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혼자 풀스택으로 개발하는 것은 좋긴 한데, 사실 그러면서 내가 공부해야 할 방향도 알았고 그런 의미에서는 스스로 만족이지만 한편으로는 이제는 방향을 잡았으니 그것을 일과 노동의 댓가로 치부할 수 있는 기업체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다.

예전에는 뭐 실리콘벨리에서 크게 사업을 성공한다는 일종의 허황된 꿈이 있었지만, 지금은 조금 더 구체적이다. 무엇보다 사업을 당장에는 크게 벌리고 싶지 않다. 이미 사업하면서 손해도 많이 봤고 특히 좋은 사람들을 많이 잃을 수 있는 위험부담이 큰 것이 사실 사업이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사실 지금의 스타트업은 하나의 경험이자 나의 포트폴리오로 취급하려고 한다. 제대로 된 풀스택을 하나 잡고, 이 부분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이다. 커리어를 조금 정리하면,

스타트업(포트폴리오) (1년) -> Exit 혹은 글로벌 IT기업 취업(0.5년) -> 시니어 엔지니어(2년정도) -> 데이터 사이언티스트(3년정도) -> Manager (5년정도) -> C.T.O 혹은 Officer (10년 이상) -> Ph.D.(3년)

이 정도의 커리어 플랜을 잡게 된다. 약간은 뭐랄까, 안정적인 커리어 플랜이랄까. 물론 중간중간 조직의 이동은 있겠지만 전반적인 플랜으로 CEO의 바로 아랫단계까지는 가고싶다는 생각이 크다. 죽을 때 까지 일만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죽을때까지 하고자 하는 공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게 나는 테크쪽 일이라 생각하고, 특히 예전부터 계속해서 해오던 서버와 네트워크 관련 기술은 최소한 50살까지는 하고싶다. 그런데 위 커리어 플랜대로 한다면 20년은 걸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50살이 되니 어찌보면 괜찮은 선택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가정을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내가 싱글이라면 별 생각없이 스타트업이나 하고 있을테지만, 나도 한 집안의 가장이고 가정을 생각하면 일단은 안정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어차피 앞으로 평생직장의 개념은 없어지겠지만 스스로를 하나의 기업으로 치부한다면 어디서든지 인정받고 살 수는 있다. 뭐 구글같은데 들어가서 정말 오래 있어도 10년을 있을 수 있을까, 그건 두고봐야 알 일이다. 가능할지는 몰라도 정말 안일한 선택이 될 수도 있어서 안주하고 있다가 큰코 다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정말 소프트웨어 세계에는 공부할 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 많은 기술들과 이론이 나오고, 학회도 정말 넘쳐나고 논문도 넘쳐난다. 트랜드를 주도하는 것 또한 당연히 테크업계이고, 그렇기에 더욱 더 기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공부를 계속해서 한다면 뒤쳐질 일은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박사를 언젠가는 취득하기는 해야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리더쉽을 길러야 한다. 이 리더쉽은 사실 뭐 개발만 하는사람에게는 해당이 없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해보고 싶다. 예전에도 조직을 관리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도 MS Groove나 Project등을 사용해서 PMP 및 ERP등을 고민해왔었지만, 그런 부분이 어떤 데이터의 활용적인 의미에서 Managing을 하는 부분의 나의 호기심을 일으켜왔다. 그래서 Management를 더 공부하고 실무에서 활용하여 실제 결과로써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혹자는 반대할 수 있지만, 나는 결국 이런 공부를 위한 환경을 위해 이른 ‘결혼’ 이라는 것을 선택했다. 뜻이 맞는 와이프를 만난 것 또한 정말 축복받은 일이지만, 미국에 지금 와서 함께 동고동락 한다는 자체도 참으로 뜻깊은 일이 아닌가 싶다. 가정이 생기고서 느끼지만, 절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다는 것. 물론 노력은 해야겠지만 그 노력이 배가 되야지, 뒤쳐져서 야근하고 그러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게 어떻게 보면 미국에 온 나의 목적일 수도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삶, 더 정확히 말해 근무시간이 아니면 일로 인해 전혀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환경 말이다. 결혼앞 앞두던 그때, 그때 느꼈지만 가족은 함께하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 그래서 나는 그런 환경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을 해서 나의 성공과 타인을 위해 가족을 등한시한다는 것은, 혹은 비즈니스를 위해 사회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글쎄 나는 그러고 싶지는 않다. 것보다는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도 함께 여행가고 즐기면서 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아직은 배우는 단계이다. 공/사의 정말로 철저한 구분, 그것이 필요한 단계다. 그것을 위한 첫 단추로, 그래도 미국진출이라는 큰 단추는 잘 꿰매었으니, 앞으로는 부단히 노력해서 원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 한번쯤은, 이 블로그에 예전처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쓰고 싶었는데, 좋다. 가끔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을 때, 들춰볼 수 있는 좋은 글이 되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