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는 것의 진짜 의미.

  허겁지겁, 바쁘게 돌아가는 와중에 모처럼 찾아온 여유. 평소에는 여유롭게 지내다 보면 그렇게 소중한지 모르는 이 시간도 바쁘게 살다가 혹은 꼭 하고싶은 것을 놓쳤을 때, 비로서 이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사뭇 깨닿게 된다.


 최근 팀플이다 이리저리 바뻤다. 일전의 글 2014/05/18 바쁜 일상에서 마주한 낭만 에서도 적었었지만 수 많은 프로젝트가 내 발목을 잡았다. GRE를 하다보면 회사개발이 걸리고, 회사개발을 하다보면 학교과제가 연이어 나를 찾아왔다.학교 프로젝트 또한 마찬가지이다. 엊그제부터 어제까지 꼬박 15시간을 코딩할 정도로 프로젝트의 막바지가 나를 향해 찾아왔다. 거의 매일같이 열두시가 넘어 잠에들게 되더라.


 나의 로망, 새벽시간이라는 나의 낭만의 시간, 이 시간이 없어졌다. 물론 최근에야 11시 취침 5시 기상 정도로 어느정도 맞추긴 했다만, 4시 기상을 못한다는 현실이 슬펐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내가 왜 이렇게 바쁜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까지 들었다. 그리고 바쁘다는 것이 정말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를 잘 되새겨봤다.


 과거의 나를 생각해 보면 가장 즐거웠을 때는 가장 바쁘던 때이다. 학교로 복학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도 밤샘 과제 후에 새벽에 집에 들어가며 새벽 찬공기를 마셨을 때이고, 그전에도 몇일간 미뤄왔던 일을 단숨에 몇일 밤을 새서 끝냈을 때, 그 홀가분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이다. 


 어찌보면 이런 바쁜 삶과 이후에 주어지는 꿀같은 휴식 혹은 여유, 사람은 이를 통하여 성장하지 않을까, 아니 최소한 내게있어서는 이런 불규칙적이지만 순간적인 집중력이 내겐 더 잘맞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매번 10시에 자고 4시에 일어나서 세면,기도,명상,일기,운동 을 하고 하루를 맞이하곤 했는데 비록 이런 새벽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어쨌든간에 그간 미뤄왔던 것들은 점차 끝내가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후 그 홀가분한 마음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게 된다.


 지금의 바쁜 삶이 그렇다. 당장 다음주까지 졸업작품을 마감해야 하고, 그다음주 GRE시험, 한주 후 기말고사, 그리고 바로 계절학기 시작과 SOP, 7월부터 다시 토플학원 새벽반을 다니게 된다. 8월에는 졸업논문과 개인작품을 만들게 되고, 9월부터는 또다시 한학기가 시작된다. 동시에 CV를 준비하고 부족하다면 IELTS까지 하고 English Writing 도 공부해야 한다. 10월에 추천서를 받으며 인터뷰를 준비하다 보면 11월부터 Apply에 들어가고 그렇게 12월에도 계속해서 리서치를 해서 어플라이를 해야한다.


 바쁘다. 하지만 이 모든게 내 선택의 과정이고, 내가 원한 삶이 아니던가. 당장 엊그제 밤새 프로그래밍을 한것도 결과적으로는 내게 Scala와 Play Framework를 보다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며, 심지어는 jQuery와 jQuery Mobile, Bootstrap 실력까지 한층 더 늘게 되었다. 게다가 SSL, WebSocket, Nginx 등 다양한 기술들까지 배우게 되었으니 스스로는 시간을 “빼앗아간다” 라고 생각한 것의 결과는 이렇게 좋은 효과를 안겨준다. 게다가 학점까지 달린 문제라 일석이조로 내게 효과를 가져다주지 않던가.


 바쁘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아마도 내가 올바른 길을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점차, 이 작은 시간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것 같다. 시간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쓰고, 쓸때없는 행위 및 약속 등을 스스로 접게된다. 결국 바쁘다는 것은 진짜 내 삶속에 중독되었다는 의미이고, 그것은 소중한 시간을 나를 위해 사용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늘도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