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주도적 삶 (ft. 그리운 한국에서의 생활)

사실 포기하지 않고 타지에서의 생활을 열심히 최상의 상태까지 끌어올려 두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항상 한국에서의 생활이 그립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머릿속은 정리가 안되는데 과연 내가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하는지, 어떻게 하면 꽤나 많이 상실된 목표감과 일종의 무기력함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머리가 정리가 안되면 난 항상 가장 쉬운것을 찾곤 한다. 내딴에서 나를 가장 쉽게, 즐거운 상태로 만들어줄 수 있던 것이 바로 술이었다. 술의 그 양면성은 익히 알고 있다. 벌써 이에 대한 고민도 15년이 넘게 해왔었다. 가끔은 강제적인 상황이, 가끔은 내 의지로 멀리했던 것이 술이었다. 하지만 난 아마도 미국유학을 꿈꾸면서 무언가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술을 찾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술이라는 습관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모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삼은 것이 아닐까.

여튼 최근에는 꽤나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아이 출산이 다가오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래도 시간이 많이 남는다는 생각에 이리저리 방황했다. 그러다보니 벌써 3월이 훌쩍 지났다. 이사를 오고나서 1월은 코로나에 걸렸다 치고, 2-3월은 정말 어떻게 지나간 것일까. 하루하루 스스로 하던 고민만 생각하다가 흘러가는 시간을 생각지 못했다. 마음은 정리되지 못했고, 나는 계속해서 방황해 나갔다.

확실히, 나는 아직도 ‘방랑자’의 생활에서의 그 습관이 계속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인 즉, 미국에서 나는 그토록이나 공간을 염원했고, 7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드디어 공간을 가지게 되었다. 세 번의 이사가 있었고, 내가 살던 공간은 2.5년마다 옮겨다닐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집의 의미가 과거와는 많이 달랐던 것 같다. 부모님의 집에 있을 때에는 15년을 한자리에 거주했고, 그래서 내 공간에 대한 안정감이 있었다. 물론 지금의 집도 완전히 permanently 한 공간은 아니다. 난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한 15년 정도 보내고 45살 이전에 한국에 돌아올까 생각을 했는데, 사실 결혼 후 내 삶의 터전이 이곳이 되었고 이제서야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면 45살은 좀 이르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내가 이때 돌아간다 라고 정한들 그게 100%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러프하게 생각하면 한 45-50정도의 시간을 생각하게 된다.

한국이라는 공간이 주는 매력과, 그 그리움이 있다. 난 미국을 도피처라 생각하고 온 것이 아니다. 다만 진짜로 내 실력만 가지고 평가받고 싶었고, 한국에 있으면서 술자리와 사내정치 등에 지쳐서 그랬던 것 같다. 물론 미국이라고 정치가 없지도 않고 일종의 줄서기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적어도 조직의 방향성과 이익에 부합한다면 남 눈치볼 필요없이 나아갈 수 있다는 점과, 세계 최고의 회사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으며 일한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래서 이런 회사를 쉽게 나갈 수도 없을 분더러 정말로 확실한 그 무언가가 있지 않는 이상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만큼 나는 이제 나 혼자와의 싸움을 하게 된다. 이 부분이 내가 한국을 그리워하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내가 지금 잘 나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평가를 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그것들이 나 스스로 이뤄져야 한다. 사회시스템 자체가 실상 아무도 나를 책임져 주지 않기 때문에 무엇 하나도 신중히, 조심히 할 수 밖에 없다. 정말 잘못 건드리면 지뢰밭을 밟는 것과 크게 다를게 없다. 그게 꽤나 무섭다. 비자가 그중 하나의 것이다. 7년간 정말 많이 당해왔고, 그때마다 나는 홀로 남겨지면서 (물론 와이프 덕분에 큰 힘을 얻었지만) 내게 남은 습관은 술 뿐이었다. 술 이외에 난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적어도 술이 힘이 되었던 것은 관계의 설정이었는데, 거기서도 사실 10% 남짓한 것만이 내게 도움으로 작용했지, 대부분은 무의미한 것 투성이었다. 그래서 일종의 이 ‘혼술’의 습관은 정말 단 1%도 내게 긍정적인 작용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요즘에는 그래서 그런 습관을 버리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내가 미국에 왔던 가장 큰 이유는 지적인 욕구의 해소이다. 그래서 보면 그 중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것은 맞긴 하다. 결국 내가 술을 왜 못끊는가 라는 것도 살펴보면 내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습관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사실 한국에 당장 아이를 제외하면 못들어갈 이유도 없고 말이다. 그래서 몇 가지 건강과 같은 것들을 이뤄두고, 조금씩 나도 어느정도 커리어를 쌓은 이상 이제는 남을 도우면서 조금씩 스스로를 성장해 나가게 만드려고 노력하려고 한다.

그 일차적인 부분으로 나는 정말 매일같이 글을 쓰려고 한다. 아무거나 좋다. 내가 개발을 위해서 노력한 것, 있었던 일들을 모두 기록하면서 블로그를 하나의 창구로 사용하려 한다. 마치 예전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10년전 나의 모습, 아무것도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저 유학과 내가 원하는 이상을 찾아서 계속해서 글을 쓰던 나의 모습. 하지만 거기서의 나의 모습은 적어도, 새벽의 안정속에서 점차 나의 이상을 찾아나가던 모습이었던 것이다. 글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방황밖에 되지 않으니, 더 스스로를 찾아 나갈것이다. Bon journé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