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라는 조용한 시간의 활용. 1004 숙면의 법칙.

아무도 없는 새벽, 조용한 내 방에서는 잔잔한 KBS 클래식 FM에서 리스트의 피아노 연주곡이 흘러나온다. 새해가 시작되었을 때, 나는 2010년의 나를 반성하고자 10시취침 4시기상을 시작했고 시간이 흘러 어느덧 새해도 한달이나 지났다. 춥고도 추운 이번 겨울이었지만, 나는 새벽시간을 아주 잘 활용했고 한달이지만 나름대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새벽시간의 활용은 왜 중요할까? 일단 10시취침 4시기상을 한다는 자체는 내게 약간의 모험이었다. 기존에는 거의 1~2시 취침 7~8시 기상이었는데 갑자기 잠자는 시간을 3~4시간 정도 앞당긴 것이다. 2010년에는 내가 그렇게 술을 많이 먹고 밤샘을 밥먹듯 하다 보니 몸 건강, 특히 살이 많이 쪄서 가장 큰 문제였다. 규칙적인 삶을 보내지 못하다 보니  말 그대로 규칙적인 삶이라는 자체가 없어지게 되었다. 거기다가 회사를 한번 다녀오고 나면 온몸이 쉽게 지쳤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아까워서 밤에 잠을 안자게 되었다. 
이는 결국 새벽 3시가 될 때까지 나를 컴퓨터 앞에 앉아있게 만들었고 잠을 자봤자 또 9시까지 출근해야 하니깐 7~8시쯤 부랴부랴 일어나서 대충씻고 아침도 못먹고 회사 가면 배고프다. 간식 등 먹고 점심먹고 저녁까지 먹는다. 그러다 9시쯤 퇴근하면 또 밤늦게 자고 부랴부랴 일어나는 상당히 안좋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다.
때문에 나는 2011년의 가장 큰 목적으로 “여유를 찾자” 를 정했다. 대한민국 사람은 대부분 성격이 급해서 남들이 다 이렇게 가면 자기도 뒤쳐질까봐 똑같이 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도 트랜드에 민감하다 보니 남들이 뭐 하게 되면 조급한 마음에 섯불리 접근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허다했다. (낭패라기 보단 얻는게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새벽시간이다.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2007년인가 “20대를 위한 30일 법칙” 이나 “3시간 수면법” “18시간 몰입의 법칙” 등의 법칙이 한창 유행했었다. 때문에 나 역시도 당시에 약 3개월 정도 3시간 수면법(12시 취침 3시 기상)을 진행했었는데, 보통 7시간 정도 취침하던 내가 3시간 밖에 안자니 내가 미치겠더라. 그러면서도 새벽이라는 시간은 정말 매력적이었는데, 새벽은 아주아주 고요하지만 잔잔하다. 마치 내가 깨 있는 자체가 어떤 명화속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랄까, 가볍게 라디오만 틀어도 새벽이란 시간에는 잔잔한 목소리와 노래가 흘러나온다. 당시에는 MBC FM4U를 들었는데, 뮤직스트리트는 새벽의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개인적이지만 그렇게 조용한 새벽에는 집중력이 밤에서보다는 최소한 10배는 증가하는 것 같다. 나의 경우는 30분 정도 아파트 헬스장에서 “계획세우고, 운동을 하고, 일기를 쓰고, 기도를 드리고, flex 개발과 공부를 하자” 라고 정했는데 일전에는 단 3일도 지키기 힘들었던 이것들을 무려 한달이나 지킬 수 있었다. 
새벽에 깨어있을 수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일단 10시~4시 이렇게 자고 일어나면 6시간 정도 자는 것이니 평균적인 수명 시간에 비춰보면 보통의 수면시간이다. 또한 약 1주일만 지나면 한 9시쯤 되면 슬슬 졸리기 시작해서 빨리 침대에 누우려고 몸이 피곤해진다. 그럼 피곤하니깐 자연스래 잠을 청하게 되고, 다음날이 되면 또 나에게 새벽이라는 시간이 다가온다. 한 8시쯤 출근한다 치면 무려 4시간이나 내게는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본능이 있고 감성이 있다. 생각하는 것에 따라 몸이 움직일 때가 있고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보통 사람은 감성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는 매사 긴장하고 살아가지 않으면 쉽게 나의 목표 의식을 잃기 마련이다. 반면에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이는 경우는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인다. 말 그대로 본능이 된 것이고, 습관이 된 것이다. 때문에 내가 저렇게 취침을 취하는 것을 몸에 배이게 만들었더니 놀랍게도 주말에도 그렇게 변했다. 직장인에게 금요일 저녁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날인데 아무리 늦어도 11시쯤에는 잠에든다. 나 나름대로는 주말에 1시간 정도 늦잠을 자자 라고 정해놔서 6시쯤에 눈이 떠지게 되었다. 주말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최근에서야 내가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데, 평소에는 금요일 저녁에 약속을 잡고 나면 보통 새벽에 들어오기 일수였고, 그렇게 집에와 잠들면 토요일에는 보통 11시, 늦으면 오후 2시에도 일어나곤 했다. 사실 그러다 보면 토요일이란 시간은 아주 허무하게 지나가기 일수였고, 주말이 매우 짧게 느껴졌다. 그리고 직장인의 “월요병”에 시달리며, 주말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에 많이 아쉬워했다.
일단 이렇게 몸에 배고 나면 저녁에 약속을 안잡으려고 몸이 반응한다. 피곤한데 어떻게 약속을 잡겠는가? 자꾸 그러다 보면 가장 먼저 술을 끊게 된다. 아니, 끊는다기보단 먹을 시간이 없다. 술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자꾸 안먹다 보면 맛을 잃어버려서 충동적으로 술을 먹거나 그러지 않는다. 심지어는 저녁도 거르고 다음날 아침에 많이 먹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일단 다이어트에는 효과가 만점이다. 나의 경우는 이번 한 달동안 6kg을 감량했다. 이것 단 하나로도 내겐 아주 큰 성과인 셈이다.
규칙적인 생활은 사람을 본능적으로 “긴장”하게 만들어준다. 피할 수 없는 약속도 졸리니깐 안잡게 만들어 준다. 잡념을 없애버리는 새벽이란 시간을 가져다 준다. 그리고, 주말이라는 시간을 두세 배로 늘려주고 더 크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이렇게 매력적인 새벽 시간의 활용, 2011년 새해를 맞아 결심한 계획들을 지키기 위해 한번쯤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일찍 자고 일찍일어나는 것을 변화의 중점으로 두고 몸부터 나한테 규칙적으로 하라고 명령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자. 내가 겪고 있는 생활의 굴레는 변화로써 바꿀 수 있다. 노력하자, 그리고 삶을 바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