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접고, 구글 취업하기 (1)

(본래 브런치에 올렸던 글인데, 사실 브런치에 그렇게 애정이 가지 않기 때문에 내 본 블로그로 옮긴다.)

최근에는 취업과 대학원을 마무리하는데 바뻤고 자체적인 안식월을 2개월정도 보내면서 다시금 온 인생의 제 3막정도를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있었던 찰나, 언젠가는 쓰고싶던 글을 이제서야 연재(?)한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실리콘벨리 취업에 대한 이야기. 몇개월 전 나는 꿈에 그리던 구글 본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오퍼를 받았고, 지난주부터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오늘 글에서는 해외취업, 적어도 미국취업에서 비자가 얼마만큼 중요한지를 내 경험을 통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2017년, 정말 일주일에 80시간 이상 코딩하면서 스타트업, 아니 정확히는 베타를 만들기 위해 반년을 정말 밤새다 시피 코딩만 하였다. 하지만 사업시작 2년만에 사업자금이 바닥을 보이자 이후 몇 군데 VC에 지원하고 피칭을 하였으나 결국 추가 펀딩을 받지 못하고 나는 스타트업을 접기로 결심하였다. 그리고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한국행이냐, 미국에 남아있느냐. 

결국 나는 그래도 여기에 좀더 남아있고 싶다고 판단하고 비자가 만료되기 전까지 5개월 정도가 남아서 2개월 정도 코딩공부를 하고 취업을 준비해보기로 하였다. 당시 내 비자는 E2비자였다. 초기 투자자금을 가지고 대사관에 가서 열심히 사업 가능성을 떠들고 몇개월만에 받은 비자였다. 

뭐 그래봤자 그냥 남들이 다 그러하듯이 리트코드만 수차례 풀었다. 자 그럼 어디, 워크퍼밋은 없지만 경력+자신감(이라 쓰고 오만함이라 읽는다.) 만 가지고 취준한 결과를 보자. (참고로 난 풀스택, 백엔드 가리지 않고 넣었고 주로 시니어 포지션을 넣었다. 전부 다 베이지역이다.)

2017. 12월~2018. 3월 – E2비자 (이직 못하는 비자)

(HR: 리크루터 콜 / OA: 온라인 코딩 테스트 / TP: 테크니컬 폰스크리닝 / OS: 온사이트)

Apple Senior SWE – 10/12 (HR, ghosting)

Platform9 SWE – 11/3 (HR, talked w/ VP of Eng. 비자안된다니 바로끊음)

Paypal (Fullstack Engineer) – 11/8(HR, 비자지원 안되서 무효) 1/31(HR, 역시 비자지원 관련 이슈)

GE (Senior Software Engineer)- 11/29 (HR, 연락없음)

Amazon (SDE 2) – 11/30(TP2, reject), 12/4(TP, reject),

BigCommerce (Sr. Software Engineer (Scala))- 12/4(HR, 연락없음) 12/11(HR, 혼동함)

Udemy (Senior Software Engineer) – 12/8(HR, 비자지원 안되나봄)

Microsoft (Software Engineer) – 1/3 (TP, reject)

Facebook (Solution Engineer) – 1/5(HR) 1/25(OA) 1/30(HR2) 2/5(TP, reject)

Armory (Senior Software Engineer) – 1/16(HR), 1/18(OA), 1/26(TP, reject)

Samsung (Senior Software Engineer) – 1/29(HR, ghosting)

Zumper (Senior Front-end Engineer) – 2/2(HR, 비자지원 관련 reject)

Coupang (Senior Software Development Engineer) – 2/2(HR, 비자안됨)

Tesla (Senior Software Engineer) – 2/6(HR, 비자안됨)

Z*** (스타트업, Software Engineer 2) – 1/18(1차미팅), 1/25(OA1), 1/26(OA2), 2/7(Offer) -> 거절

Lumosity (Senior Software Engineer) – 1/30(HR, 2/5 답장. 2/9 메일 2/14 Hiring Manager, 2/20 진행x)

Sendbird – 2/8(HR) 2/14 (referral, no open position for frontend)

Google – 2/8 (referral) 2/9 (HR) 2/12 (HR) 2/13 (no visa sponsorship).

Gusto (Sr. Software Engineer, Full-stack) – 2/19 (HR) 2/20(진행x)

Yelp (Software Engineer – Full Stack) – 2/5(HR) 2/8(OA, pass) 2/21(TP, reject)

Roblox (Sr. Application Developer, Full-stack) – 2/21 (talked w/ VP, no visa sponsorship)

Intuit (SW Engineer) – 2/22 (HR, no visa sponsorship. 나중에 h1받고 연락달라함.)

Stripe (Frontend Engineer) – 2/8(HR) 2/14(TP, reject)

Twitter (University Recruiting) – 2/9 (Applied) 2/10 (OA, ghosting)

Salesforce (Full-stack Software Engineer) – 2/9 (HR이메일) 2/15 (TP, 통과) 2/19 (OA pass) 3/6 (OS) 3/14 Reject

DataBricks (Software Engineer) – 2/13(HR) -> 2/24 (TP, reject)

Element Analytics (Software Engineer) – 2/13(HR) -> 2/22(OS) -> 2/24 Reject

Mesosphere (Senior Software Engineer) – 2/14(HR) No visa sponsorship

Optimizely (Software Engineer) – 3/1(HR) No visa sponsorship

Neustar (Sr. Software Engineer) – 3/6(Chat w/ VP) 3/9(OS, Reject)

Twitter – 알아보고 연락줌 – 연락없음

Reflektive (Sr. Frontend Engineer) – HR(3/6)

이외에도 수차례 스타트업과 면접을 보곤 했지만 (진짜 작은 시드단계 스타트업은 HR보다 다짜고짜 경험+코딩 물어보는 경우도 꽤 있었음) 적지 않았다. 결국 내 비자는 만료되었지만 마침 다시 대학원을 시작하는 와이프를 따라 한국서 F-2 비자(배우자 비자)로 바꾸고, 코딩공부 조금 더 공부하고 7월부터 재도전을 했다. (이 F-2도 전혀 일할 수 없는 비자임에도 도전한 내가 무식한건지 용감한건지.. )

2018. 7월~2018. 12월 – F2비자 (학생비자의 배우자 비자. 일이고 뭐고 암것도못함.)

Google (Seoul, Software Engineer) – HR(7/3) OS(8/23, Reject)

Coursera (Sr. Engineer) – HR(7/5, no visa sponsorship)

Apple (Sofware Engineer) – HR(7/5) TP(7/24, Ghosting)

Paypal (Full Stack Engineer) – HR(7/30) TP(8/9, Reject)

LinkedIn (Frontend+UI Software Engineer) – HR(8/28) TP(9/10, Reject)

Postmates (Software Engineer) – HR(8/31, ghosting)

PlanGrid(acquired by Autodesk, Software Engineer) – HR(8/19, ghosting)

Amazon (SDE 2, Alexa AI, Boston) – HR(8/30) TP1(9/21) TP2(10/2) OS(11/12, Boston) 11/20 Reject

Niantic (Full Stack Web Engineer) – HR(8/30) TP(9/13, Reject)

Zillow (Frontend Engineer) – HR(8/30) Homework (9/20, ghosting)

Zuora (Full Stack Engineer) – HR(9/10, ghosting)

Yahoo! Finance (Oath) (Sr. Software Dev Engineer) – HR(11/6) Chat w/ VP(11/6) OS(12/15, Ghosting)

AppDynamics (Frontend Engineer) – TP(12/10) OS(12/20, Reject)

정말 여기 나온 회가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회사를 면저봤다. 하지만 이렇게 17-18년도에 구직했던 것은 오퍼 0로 마감했다. 어플라이는 한 400개 정도 한 것 같은데, HR한 50건, 폰스크린 한 20개 정도 보고 온사이트 7개. 링크드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뭐 아래와 같이 650개 넣었는데 7개 인터뷰 보고 오퍼 없다 이게 사실 현실인 것 같다. 

어쩌면 400군데를 나는 전략적으로 넣지 않고 그저 풀스택에 있어서는 꽤나 진지하게 스스로가 ‘시니어’ 급이라고 생각했다. 시니어의 정의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은채 말이다. 또한 나는 영어 의사소통 능력도 부족했다. 여러가지가 부족했는데, 연 초에 호기롭게 넣은 약 250개의 어플리케이션에서 그저 고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지역도 막연히 ‘베이’ 지역이라고 생각했다가 나중에는 급해져서 시애틀, 뉴욕, 텍사스 등 가리지 않고 넣었다. 한마디로 전혀 전략적이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사람들이 E2비자를 생소하게 여겨서 리크루터마다 설명하기도 힘들고, 기분나쁜 경험도 많이 했다. 회사들도 E2비자가 스폰서쉽이 가능한건지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그저 내가 아는건 H1B지원을 받아야 한다 정도밖에 몰랐지 서로가 정보를 몰랐기에 회사도 최대한 안전한 방향으로 날 채용하려고 했기 때문에 실력이 엄청나게 검증되지 않는 이상, 혹은 큰 회사가 아닌 이상 비자를 무시하고 나를 채용하려고 한 회사는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보면 무모한 도전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사업자금 바닥이후, 생활비와 집세가 하늘끝을 찌르는 이 실리콘벨리라는 곳에서 한국에서 착실히 모았던 생활비 또한 바닥을 보여갔다. 점점 나는 조급해져만 갔다. 내 문제인지는 몰라도 나를 도와준다고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가지게 되고 사기를 당할뻔한 적도 생기게 된다. 전에는 그나마 스타트업을 한다는 ‘명목’ 이라도 있었지만, 난 사실 뭔가에 미쳐있던 폐인에 불과했던 것 같다. 스타트업을 했던 4년이란 시간, 그나마 그때서라도 깨우친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내가 배우고 또 배워서 느낀 바로는 어떻게 해서든 사업적으로는 실패할 수 밖에 없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 철없던 남편을 기다려준 끌로이에게 이자리를 통해 감사와 사랑을..)

그런데 그 스타트업을 ‘혼자’ 했던 것들이 쌓여서 난 실력이라 판단했고, 그 실력이 결국 나=시니어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였다. 실제로는 한국에서 개발 5년차에 난 미국에 왔다. 개발 5년차가 시니어급이 될까, 냉정하게 판단해서, 내 개발중에 스타트업을 제외하고 실제로 A-Z까지 모두 설계해서 짜임새 있는 그 아름답고 윤택한 코딩을 했던 적은 극히 드물었다. 전글에서도 밝혔지만, 웹서비스를 개발하는 동안 난 ‘시니어’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가 마땅히 해야 할 것들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 그말인 즉, 코딩인터뷰를 시니어 레벨로 통과하는데 큰 제약이 있었다는 것이다.

조금 더 알고리즘을 공부하고 7월부터 다시 F-2라는 뜬금없는 취업도 안되는 비자로 100군데 가량 지원을 하고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나름 온사이트를 네군데나 초대받았고, 보스턴까지 가서 아마존 사람들과 즐거운 Alexa AI의 NLP데이터 적제와 처리에 대해서 파이프라인을 설계하고 논한 적이 있다. 이때는 비록 인터뷰 전체 프로세스는 무려 3개월로 무진장 길었지만, 나름대로 회사와 내가 핏을 맞춰보는데 즐거움도 있었고 아 이런게 진짜 내가 원하는 커리어와, 내 실력과 회사의 방향성과 alignment를 하는거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쨌든, 모두 실패한 이후 나는 딱 하나 오퍼를 받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오퍼도 아니었지만.. 거의 사기에 가까웠던 내 정말 인생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순간은, 나중에 시간이 되면 공유하기로 하겠다. 어쨌든 이후 나는 다시한번 대학원을 준비했고, 예전글 에서처럼 오퍼를 받았고, 대학원에 들어가자마자 취업을 준비하였다. 그리고 12월부터 면접을 봤던 결과는 아래와 같다. (스타트업과 본 면접은 적지 않았다. 단 재밌던 경우는 추가 ㅎㅎ)

2020.12 ~ 2021.05 F1-OPT (Stem)

F사 SWE – 12/4(HR, 너무 빠르다. 5월쯤 다시연락하자.) 

A사 SWE (Referral) – 2/22 (HR) 3/5 (TP, Reject)

A사 SDE 2 – 4/1 (TP, Reject)

A사 Machine Learning Engineer – 4/30 (TP, Reject)

TikTok (Senior Software Engineer) – 4/2(HR, HR: 너 8월에 졸업하니깐 신입이네? 나: 아니 나 경력있… HR: 우리 신입TO없음 ㅃㅃ ㅎㅎㅎㅎㅎ) 

Snap (Software Engineer) – 4/7 (HR) 4/26 (TP, Reject)

F사 다시 – 갑자기 Senior SWE (E5) – 러시아 아저씨 인터뷰 털림 – 6/8

Google SWE – 2/28 Applied 4/16 (OA) 5/25 (Virtual Onsite) 6/18 Offer

토탈 어플라이는 30군데 정도. 진행은 위에만 했고, 틱톡 제외 전부 TP를 보았고, 온사이트 한번에 끝났다. 틱톡 제외 비자 아무도 안물어봤다. ㅎㅎㅎ 결국 내 생각에 해외취업에 중요한 것은 적당한 네임벨류의 학교의 Stem 대학원 과정에서 안정적인 비자를 받고, 미리 코딩인터뷰와 영어를 목인터뷰 빡세게 돌려서 하는것 같다. 

그런 일련의 준비과정을 앞으로 작은 시리즈로 올려볼까 한다. 전 스타트업의 실패 이야기 -> 대학원 준비 이야기 -> 코딩준비까지 아마도?


참, 혹자는 물어볼 수도 있겠다. 그럼 유라임은? ‘사업’적인 수명은 이미 2017년에 없어졌다. 그럼 이 블로그에서 스타트업 관련된 (특히 스타트업 기술 아키텍처 같은) 글은 못보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있을수도 있는데, 뭐 그건 차차 알게 되리라 ㅎㅎ 적어도 이 블로그에서 기술적인 인사이트는 많이 볼 것이라고 => 나도 이쪽 방향이 맞는 것 같아서 계속해서 쓸 것을 미리 공지한다 🙂 어쨌든 정말, 고생 많이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가서, 엔지니어로써 또 다른 삶을 살아갈 것 같다. J’ai souff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