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시간에 대해서 꽤나 생각이 많다. 확실한 것은 지금 뭔가 ongoing인 것들, 할당된 시간에 대해서는 내가 어떻게 건드릴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나름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내가 공부해야 할 방향이나 복잡한 머릿속은 정리되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사람이 그런 것 같다. 뭔가 삶이 단조로우면 욕심이 생기고, 욕심이 생겨서 뭔가에 매진하다 보면 일상이 엉망이 되는게 수시로 발생하더라. 사실 따지고 보면 물질적인 것들은 언제든 가지거나 행할 수 있는 것들이고 이를 단순하게 오늘 하루 밤새서 이를 이뤄야지 하고 이룰 수는 없다는 것이다. 명확한 보상과, 목표를 이해하고 나서 이를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나도모르게 그 위치까지 도달하는 것인데, 지금까지는 이를 이해하지 못했다.
20대에는 삶이 언제 안정되나, 돈은 언제버나, 결혼은 언제하나 등등 남들이 주로 하는 생각이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어느정도 기반을 잡았다. 그런것을 보면 삶은 결국 기다림의 연속이다. 어쩌면 투자시장도 그런 것 같다. 지금 서울에 집값이 떨어지고 무슨 엄청난 모기지론 등이 나오고.. 그래서 솔깃해봤자 당장의 자금력도 없고 구태어 한국에 당장 살 생각도 없다. 그래서 어쩌면 이번 기회도 뭔가 지나가겠지. 그리고 언젠가 또 다시 기회가 찾아오겠지. 그런데 그 시간이 또 막 10년 이상씩 걸린다면 기회를 기다리는 것보다 만드는 것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그냥 일상이 돌아가는 대로 살아도 삶은 충분히 살 수 있다. 지금의 삶에 만족해서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욕심이 나는 것은 내가 무리해서 하려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남들보다 부지런해야지 기회를 만들 수 있는데 그 부지런함을 잡으려면 지금까지는 4~5시간 자는게 답이라 생각했는데 요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나도 엄청나게 부지런한 사람이었지만, 아이를 돌보면서, 아이를 돌보는 것을 20년은 넘게 해야한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요즘엔 아이를 재우는게 일이다.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싶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아이를 몇시에 재우던 저녁시간에 함께하는 자체는 계속 할 것 같다. 그렇게 따지면 그 ‘언젠가’를 기다리는 것을 20년동안 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의 나를 잘 살펴보면서 틈틈히 기회를 옅볼 것인가. 어차피 아이를 가지고 나서 바뀌는 모든 일상이, 절대로 그 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후회를 하는가 라고 따져봤을때는 전혀.
나는 사실 혼자서의 시간을 잘 즐기지 못한다. 이 블로그나 일기나 수차례 언급했지만 맥주나 마시며 티비보는 전형적인 휴식 이외에는. 이마저도 한 2개월 전부터는 의미를 잃어버렸다. 몸을 망치는 것은 그렇다 쳐도 육아를 하면 할수록 이 맥주+TV의 휴식은 체력이 뒷바침 되어야 하는 육아를 가면 갈수록 힘들게 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른 보상을 찾는 시간을 들였고, 지금까지는 잘 작동을 한 것 같다.
여튼 이 글을 쓰게된 요지는 요즘엔 7~8시간을 자기 때문에 그렇다. 새벽에 3시간 단위로 깨는 아이 덕분에(?) 그런게 크지만 장점도 많다. 일단 더 이상 불면증같은것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다. 아이를 살짝 달래다가 다시 잠들어도 푹(?) 잔다. 그리고 7시간씩 자는 자체도 그렇다. 난 여태까지 5~6시간을 평균적으로 잤었는데 몸이 피곤한지 7시간씩 잔다. 어제도 11시쯤 취침해서 7시쯤 깼으니 8시간을 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래 낮잠을 자지 않게 되고 왠지모르게 업무나 여타 집중도도 많이 높아졌다.
다만 단점은 난 보통 못해도 5시반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그럼 7시간을 잔다 치면 10시에는 자야한다. 사실 5시반도 좀 늦긴 하다. 4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꽤 오래 했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수면에 많이 갈린다 해야할까. 내가 결론내린 것은 아이가 자는 시간은 결국 어느 시간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점. 아직은 졸려야지, 본인이 노는 것이 충분해야지, 배불러야지 자는 아이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확실히 나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것은, 아이다 9시던 8시던 10시던 몇시에 자건 잠에 들면 나도 자는 것이다. 만약 8시에 자면 8시간을 자도 4시니깐, 어쩄건 나는 4~6시 사이에는 일어날 것이고 일어난 시간에 맞춰서 우선순위대로 하루 일정을 진행하면 된다.
하루 일정은 보통 1) 운동 2) 기도 3) 영어/프랑스어 공부 4) 찬물샤워 5) 일기 (+블로그) 6) 공부 인데 이렇게 해보다 보니 이를 전부 지키는 날은 일주일에 하루정도이다. 보통 1~4번까지는 지키는 편이다. 그런데 6시에 일어나면 아무것도 못한다. 그래서 적어도 5시반에는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첫번째고 두번째로는 꾸준히 하기 힘든 작품활동 같은 것들은 좀 더 긴 시간이 마련됬을 때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이젠 일년에 한두번은 꼭 한국에 들어가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을 이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막 몇개월씩 긴 시간이 필요한건 전혀 아니고, 길어야 1주정도의 시간이 있으면 뭔가를 step up하기에는 좋은 시간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사이드 프로젝트 같은것은 다가오는 육아휴직을 이용하는 식으로. 음악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면 아이가 유치원 가고, 어딘가에 다녀오고.. 어차피 아이가 어디 유학이나 긴 시간을 어디 가지 않는 이상 (여행 정도?) 길어야 하루 정도 떨어져 있지 않을까. 이런 생활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럼 나는 이 시간을 그저 이젠 자유가 없다는 식으로 치부해야 하는가? 아니다. 되려 나는 이런 식솔이 늘어나는 시간을 focus time 으로 여기려고 한다. 내가 원하던 철저한 자기관리가 결국 이런데서 나올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좀더 부지런해지려고 한다. 그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행복하고, 안정적인 가정을 지키는데에는 나를 내려놓고 그저 묵묵히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그게 사실 삶에 있어서의 답이었던 것 같다. 그 하루하루의 시간속에 조금씩 내가 원하는 것을 넣어두는 것. 손쉽게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주어진 30분의 자유시간이더라도 내가 원하는 그것을 위해 묵묵히 달리는 것, 그게 결국 아빠가 되고 가장이 되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정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