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

 어제부로 모든 과목이 종강을 하고, 이로써 2013년 1학기 수업은 끝이 났다. 정말 잘한건지 못한건지, 후회도 많고 얻은것도 많다고 생각했지만 15학점밖에 듣지 않은 것은 좀 후회가 막심하다. GPA 4.0을 넘기고자 한 선택이었고, 부전공이 아무래도 발목을 잡지 않을까(아마 B에서 정말 못하면 C까지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깐 부전공 두과목중 한과목은 못해도 A이상이 확실하고(아마 A+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다른 한 과목은 그래도 B+이상이 예상된다. 토론 위주 수업이었는데 정말 나 이외에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은 손가락에 꼽을 것 같다. 인원이 소규모(20명 미만)라서 그럴까,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나는 더욱 더 철가면을 쓰게 되는 것 같다.


 전공이 문제이다. 그래도 한과목은 A정도 나올테지만 나머지 두과목이 걱정된다. B가 나오면 안되는데, 그러면 4.0을 넘길 수 없다. 4.0을 넘기고자 하는 이유는 다음 학기에 21학점을 듣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뭐 어쨌든 열심히 하면 되겠지 싶지만 그래도 평균 4.0은 꼭꼭 따도록, 이번 기말고사에 노력해야겠다.


 그런데 이번 기말고사, 정말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과목은 단 세과목, Operating System , Numerical Analysis, Algorithm 이다. 알고리즘은 워낙 교수가 잘가르켜줘서 굳이 따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마지막날에 복습을 하면 될 것 같지만 OS와 수치해석이 걱정이다. 수치의 경우 아직 공부한게 채 10%도 되지 않고 OS도 6개 챕터 중 이제 3번째를 하고 있다. 


 왜이리 집중이 안될까, 어제도 새벽에 일찍 일어나 공부를 한다는 것이 4시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여행 비행기나 예매하자 했더니만 정말 순식간에 런던에서 이비자섬으로 가는 항공편과 호텔, 그리고 런던의 호스텔 3군데, 그리고 유로스타를 예매했다. 특히 여기서 내가 가장 후회스러운 것이 유로스타.. 영국 파운드가 환율상으로 그렇게 비싼줄 모르고 구매를 했더니만 한국돈으로 왕복이 거의 30만원돈이다. 


 물론 항공편이 더 비싸긴 하지만, 문제는 홈페이지 자체를 USD로 바꾸고 회원가입을 하면 USD 기준에 맞춰서 구매가 되는데 웃기게도 USD와 UKP가 그렇게나 차이난다.. 한 5만원 내지 10만원 가량.. 허허 그런데 나는 no refundable, no rechargeable을 구입해서(싼거 구입한다고) 바꿀수도 없고 원.. 이건 마치 일본에서 국내선을 이용한 것과 같은 후회를 요구한다. 일본 엔화가 싸다는 것만 생각하고 친구것과 내것을 5만엔을 주고 구입했는데 이게 꽤나 타격이었다. 정말 돈이란 것은 함부로 쓰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깊게 했다.


 어쨌든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에 가서 이것저것 아기자기한 것도 구경하고 루브르 박물관이 아닌 다른 미술관과 궁, 성당을 돌아보려고 한다. 어차피 나는 탑덱에서 파리에 2박을 있기 때문에 하루정도는 free day라서 그때 루브르나 그런 곳을 둘러보거나 친구들과 함께 돌아보면 되니깐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다. 가장 가고 싶은 곳이 라뒤떼 본사와 루이비통 본사, 그리고 시간이 허락해 준다면 30분 근방에 있다는 프리미엄 아울렛도 한번 가보고 싶은 욕심이.. 아 난 참 돈 많이 벌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_-..


 그런데 시험기간에 이게 뭔짓이람!! 걱정했던 항공편과 기차편, 숙소 등 죄다 예약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시험기간이란말이다.. 묘하게 집중되지 않는 시험공부, 진작에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했으면 얼마나 좋은가. 당장 약 10일 뒤가 출국인데 아직도 여행계획을 못세우고 있으니 답답함에 이렇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확실히 이번학기에 들은 과목들은 전부 도움이 되긴 했다. 여러 방면에 있어서 내 생각을 한층 더 높여주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OS를 들으며 약간 러프하게라도 OS의 구성에 대해 알게 되서 몹시 좋았고 특히 10여년간 다뤄왔던 윈도우 시스템에 대해 더 깊숙히 알게 된 것은 정말 환영할 만 하다. 시험이 끝나고서라도 정말 다시금 보고싶은 OS.. (사실 놓친 챕터가 많고, 특히 영어를 번역하지 못해서 놓친 것이 특히나 많다.)


 또한 알고리즘 역시 재밌었다. 난 약간 알고리즘은 수학 천재들(혹은 수재들)만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다. 그리고 매우매우매우 일관적이다. 논리를 이해하면 문제가 풀린다. 허허.. 중학교때 이걸 이해했다면 그렇게나 알고리즘이 돌아가는 것을 단순히 “암기”만 하고있지는 않았을 텐데, 여튼 외국계 회사나 요즘 프로그래머를 뽑을 때 문제해결능력은 필수이기 때문에 알고리즘을 통해 이제 문제를 보는 시각이 트였으니 틈틈히 여러가지 상황에 따른 문제를 풀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수치해석. 솔직히 영어강의라서 잘 못들었다. 핑계를 대자면 교수님의 발음이..orz 뭐 그건 그렇고 3D 수학이고, 어떠한 함수에 대한 분석이다. 아직도 사실 수치해석이 난 뭔지 잘 모르겠다만, 이해를 하면 된다. 암기할 것도 없다. 그리고 특히나 3D그래픽에 대한 수학을 이해하니 뭔가 재밌다. 그런데 정말 100중 10도 이해를 못했으니 너무나도 아쉬운 과목이 아닌가.. 물론 영어과목이라 절반 이상이 A가 나오므로 A를 기대해 보고 있긴 하다만.


 다음학기에는 부전공 한과목과 이산수학, 컴퓨터구조를 재수강하고 DB기초, Program Language,교양 한과목, 그리고 아마 AI를 듣지 않을까 싶다. 학점이 허락해준다면이야 되는 과정이긴 하다만, 어쨌든 이렇게 들으면 전공 15학점이 또 추가되서 올해 30학점을 추가해서 102학점. 남은 학점은 30학점이 된다. 교환학생에 가서 많이 듣지도 못하고 12학점 정도 들을텐데 그럼 2학기 교환에서 돌아와서 19학점을 풀로 채우고, 하면 31학점. 그런데 재수강을 못하니 학점이 그자리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뭐 솔직히 학점이 중요하겠나 싶다만..


 중요한 것은 이번 방학일 것 같다. 내년부터는 거의 9개월을 해외에 나가있을 예정이니 무엇보다 쉬운 과목 위주로, 네트워크 형성을 목적으로 해야할 것 같다. 그러려면 영어가 정말 중요한데.. 다음 학기에는 정말 쥐죽은듯 공부만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공부도 공부 나름이지만, 영어공부 또한 습관처럼 해야할 것 같다.


 삶이란게 정말 생각대로 가지는 않지만, 최대한 내 생각대로는 가는 것 같다. 즐겁게,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내가 원하는 삶에 다다르지 않을까. 구글 입사 혹은 Stanford대학원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나는 알고리즘에 관심이 생긴 것이고 이렇게 웹기술을 연마하며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바쁘지 않은 삶만큼 재미없는 삶이 어디 있겠는가.


 각설하고, 여행도 개발도 공부도 모두 열심히 할 수 있는 그런 2013년을 보내도록.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