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에 대하여.

복학 신청을 하고 난지도 어느새 한주가 지났다. 그 한 주 동안 사실 삶은 안정적으로 흘러갔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생각과 결심을 한 한 주였다고 생각한다.
 


모든 삶에는 안정이 필요하다. 고등학교 시절, 불규칙적인 생활패턴과 구체적이지 않은 나의 미래의 모습 때문에 방황항 적이 있다. 밤새도록 개발이란 핑계로 컴퓨터 앞에 살다 보니 살은 1년만에 25kg나 쪘고 그러면서 사실 집중해야 할 프로그래밍을 못한 결과, 당시 준비하던 대회들은 다들 하찮은 성적만 거두게 되었다.

그러다 고교 2학년 말쯤 되어 나는 내 인생의 변화를 시도했다. 컴퓨터를 한 1년 끊기로 한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번도 그런 적이 없는 내게는 사실 처음에는 이게 고통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내가 만든 틀에 내가 맞춰서 행동하다 보니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니 오히려 하루 하루 규칙적으로 사는 것이 즐겁기까지 했다.

20살에 시작한 IT연구로사는 작은 팀의 팀장, 21살부터 시작한 게임회사, 23살부터 시작한 웹 SI와 SM, 그 곳에서 나는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가? 그건 다름아닌 안정적인 삶을 찾기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것이다.

나는 성격상 무언가 한 가지에 빠지면 뒤도 안돌아보고 그것에만 올인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특히 개발할 때에 크게 적용하는데, 한 예로 작년 초에 개발했던 다니길 프로젝트에서 당시 나는 살을 빼야했음에도 불고하고 개발 기간인 1개월 동안 운동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새벽 2시에 일어나서 8시까지 하루의 25%를 이에 할애했다.(물론 그 시간은 잠자는 시간과 내 개인을 위해 할애했어야 하는 시간이다.)

대회의 결과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있어 살을 빼지 못한 것과 하루 8시간으로 늘어져버린 수면시간 등, 규칙적이지 않은 삶 덕분에 내겐 꾸준함이 결어되어 버렸다. 하루가 다르게 살은 늘어져 갔고, 다시 살이 0.1톤에 가까워 진 것도 금방이었다.

그런 내가 2011/06/20 – 로드맵에 따른 인생의 진척 라는 글을 통해 내 인생의 로드맵을 몇 시간에 걸쳐서 완성하고 이에 따라 삶을 맞춰버리면서 바로잡을 수 있었다. 

이는 어떤 것을 의미할까? 글쎄.. 간단히 보면 내가 하고 싶은 것들, 그 것들에 나를 집어넣는 것이다. 단순히는 엑셀 한 셀에 나를 맞춰버리는 것.. 이것은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이렇게 내 삶을 정해진 틀에 맞춰버린다는 것, 그것의 의미를 찾다 보니 다름 아닌 “안정” 이란 것이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하고싶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은 하고 싶은일이 얼마나 많은가. 인간의 본연의 욕구는 너도 나도 성공하고 싶고 물질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정신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것이다.

나도 사람이다. 그래서 내게도 욕심이란 게 있다. 하지만 이를 다 이루기 위해서는 꾸준함이 있어야한다. 하루의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한번에 어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이룰 수 있겠는가?

바로 이 로드맵은 내게 조급함을 없애주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 그것들의 “가능성”을 계속 생각해 보며 얘기치 않게 발생한 어떤 일련의 작업들에 대해, 이에 따라 내 삶을 다시 디자인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게 안정일까, 나는 이런 것이 안정이라 생각한다. 당장에 다가올 내일, 내일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안다. 내가 언제까지 살 것도 안다. 10년후, 2022년 2월 9일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도 안다. 그것이 불확실한 삶에서 나를 발견하기 위한 힘들지만 의미있는 시간 투자가 아닌가 싶다.

그렇게 안정이 있다. 하지만 알 수는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 그것들을 위해서는 또한 가끔은 선택을 해야한다. 사람이 좀 노력을 잘 해서 두 마리 토끼는 잡을 수 있겠지만 멧돼지 열마리는 한번에 못잡는다. 이루기 위한 선택과 집중은 성취와 안정을 위한 필수불가결의 요소라는 것이다.

지금 나는 복학을 앞두고 5년만에 학교로 돌아가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실은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로드맵에 의거한 삶의 우선순위 계획, 그리고 선택과 집중. 이것이 내게 안정을 가져올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삶 속에서 안정적 삶의 추구라.. 뭔가 나와 어울리는 문장인 것 같은 느낌이 지긋이 드는구나. 그렇게 또 한번 다가올 변화를 생각하며,, 발바닥으로 신호를 보낸다. 움직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