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머신러닝 공부는 포기.

사실 머신러닝에 좀 질린감도 없지않아 있다. 미국에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공부하러 왔고, 카네기에 입학하면서 계속해서 머신러닝을 공부해 왔었다. 특히, 작년과 올해에 가장 많이 머신러닝을 공부했고, 이제는 좀 linear / non-linear와 딥러닝 정도는 어느정도 이해가 가고 실제로 파이선 코딩까지는 가능한 정도까지 왔다. 확실히 머신러닝 TA를 하다보니깐 더 도움이 된 것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난 코딩이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 않는, 아니 어쩌면 코딩은 단순한 수단에 불과하고 이론에 이론을 내놓고 거기서 아주 미세한 튜닝들이 들어가는 이 머신러닝 코딩에 크게 메리트를 못느끼게 되었다. 이론적인 것도 좋다. 공부하면 할수록 초반부는 상당부분 겹친다. 뭐 선형변환이라던가 그런부분. 다 좋다. 벌써 겹쳐서 한 6번정도는 들었던 것 같다. 초반부분 말이다. 하지만 머신러닝은 더 심화학습으로 갈수록 수학과 특히 확통이나 미적이 기반이 되고, 내가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이게 내가 좋아하는 공부의 방향인가 라는 생각을 해봤을 때, 아직까지 답변은 No다. 게다가 내가 현재의 커리어(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있어서 머신러닝이 도움은 되긴 하지만 주가 되지는 않는 한, 공부에 무조건 올인해서 한다는 자체는 아직도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 된 것 같다.

내 생각에 머신러닝을 굳이 빨리 공부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물론 획기적인 프로덕은 계속해서 나온다. 하지만 이런 소프트웨어 (AI프로덕을 소프트웨어로 치부한다면) 는 소프트웨어계에서 계속 나오던 것이고, 하나의 AI는 아이디어고 상품군이다. 그래서 지금의 웹개발의 그 기술들이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AI또한 계속해서 발전할 것은 분명하다. 머신러닝에서 딥러닝과 강화학습 등으로 갈라져서 또 거기서 세분화 되고, MLOps같은게 나오면서 전체 프로덕 사이클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되는 것을 보면 결국 이것도 소프트웨어의 한 갈래가 아닐까 라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본다.

어쨌건 난 머신러닝 공부를 그만하기로 했다. 정확히 말하면 심화과정을 말이다. 솔직히 요즘 세상에 인터넷에 차고 넘치는게 공부할 자료다. 나도 벌써 유데미에 머신러닝 관련 강좌만 20개고, 코세라는 또 얼마나 많은가. 거기서는 신명나게 수료증 장사를 하는데, 작년에 콜롬비아 머신러닝 수료증 받고, 올해에는 학교의 머신러닝 강의를 조교로도 뛰고 청강도 해본 결과, 내가 굳이 뭐 코세라의 수료증때문에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링크드인에 추가하면 좀 있어보이려고? 남들 다 하니깐 따라가야 한다고? 이런 솔직히 내면의 소리는 그저 욕심인 것 같다. 이제 카네기 대학원 졸업장도 나오는 마당에 또 다른 수료증? 굳이? 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머신러닝 공부를, 적어도 수료증을 받기 위한 공부는 안하기로 했다.

30대 중반이 꺾이면서 시간을 정말 효율적으로 쓰려면 선택과 집중도 쎄게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시간이 남아돌고 본업 이외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한들, 내 개인적으로는 앉아서 이론만 죽치고 파고 있는것은 성격에 맞지 않는다. 차라리 hands-on을 하고 말지. 그래서 어쨌건, 나는 올해는 더 이상의 머신러닝 ‘이론’은 공부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딥러닝은 좀더 엔지니어링 적인 것 같아서 (클라우드 자원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 데이터를 처리하는 인프라를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모교의 딥러닝 수업 이나 잘 듣기로 했다. 아우, 지겨웠다. 인터넷에 쎄고 쎈 정보들 속에서 내 방향 찾기도 힘들었고, ‘공짜’ 라고 혹은 대세라고 끌려했던 모든것들도. 당분간 코세라도, 유데미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