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의 소멸.

 

 2014년과 함께 여러개 결심한 것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나름대로 컸던 것은 바로 “윈도우 8.1의 설치” 였다. 사무실에 남는 컴퓨터를 이리저리 조립하다 보니 어찌보니 SSD 250 + HDD 2.5TB + i7ivy bridge 3.2Ghz 12GB 램 정도면 날아다니고도 남을 정도였는데, 이 컴퓨터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곧장 윈7 이후 써보지도 않았던 윈8.1을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금, 나는 윈도우를 종료했다. 아마도 왠만하면 이제 부팅하는 일이 없을 것 같은 생각이다. 사무실에 이미 Test Server가 한대 더 있고, 솔직히 말해 회사 컴에 집에서 원격 접속해서 원래는 웹하드 등에서 다운받을 때 맥을 지원하지 않는 사이트를 접속할때만 사용했는데 그럴 필요가 거의 없어졌다.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 내가 왜 맥 환경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초심을 생각하게 되었다. 스스로 나는 윈도우 애호가였다. 서버도 리눅스보다는 NT 4.0부터 IIS환경에서 PHP를 다루는 것을 더 좋아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Back-end단 개발도 대부분 Win 2k8 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Apache+Tomcat을 물리는 것을 선호했고, 2009년 배운 이 환경을 토대로 5년동안 이런 환경에서 엔터프라이즈 빈즈를 기반으로 개발하는 것을 선호한다.


 단순히 윈도우 유저적 측면으로 접근해 봐도 내가 처음 사용한 OS가 7살이던 94년도에 윈도우 3.0 베타였고, 윈도우 95 98 me 를 거쳐 99년에 처음 XP 코드명 롱혼으로 접근했다. 솔직히 윈도 비스타는 안썼고, 윈도 7 이후 거의 윈도우는 내게 차차 잊혀져가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다 문득, 나는 맥을 사용했다. 맥을 사용한 이유는 단순했다. 20살이 되고 처음 노트북을 사고자 했을 때 나는 내가 노트북을 사용하는 주요 원인을 살펴봤다. 솔직히 게임을 많이했다. 특히 콘솔게임. Doom 3나 맥스페인 같은 게임들. 고등학교때에도 프로그래밍을 하지 않을때는 게임을 일삼아 하곤 했다. 하기사 당시에는 게임프로그래머가 되고싶은 생각이 깊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어쨌든, 게임회사 창업이 멸망에 이르고 나서 스스로 게임에 대해 경멸을(!) 느낀 것도 없지않아 있지만 스스로 집중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맥유저로 돌아섰고, 맥북 > iMac > 맥에어 를 거쳐 지금의 맥프레에 이르기까지 나는 충실하게 맥 유저로 살아왔다.


 그런데 오늘 문득 사무실에 오니 컴퓨터의 시끄러운 팬소리가 나를 자극한다. 데스크탑의 한계이다. 아무리 수냉식 쿨러를 장착한들, 거의 일년 가까히 매일같이 컴퓨터를 켜놓고 있다보니 소음이 큰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웃긴건, 내 맥프레도 mid-2012로써 사양이 뭐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맥프레는 HDMI도 있고, 컨버터로 DVI도 되고 랜도되고 USB 3.0에다 중요한건 솔직히 소음이 많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고로 젤 위 사진에서 모니터 4개 중 3개가 현재 맥에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윈도우를 종료했다. 그렇게 종료하고 나니 히터 소리와 내 숨소리 정도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고요한 공간을 두고 나는 왜 스스로 집중력을 흐리게 만들었는지, 스스로도 큰 반성이 되더라. 그렇다. 맥을 사용하고자 한 나의 초심은 바로 스스로의 집중력을 더 극대화 시키고자 한 것이었다. 


 여튼 아직도 스스로 맥을 오래 써왔지만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생각한다. 아마 Back-end단 개발이 리눅스 플렛폼으로 간다면, 그쯤이면 스스로도 맥을 잘 활용하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지금은 나 스스로 WAS/DB서버를 만들고(workstation수준이지만.) 돌리고 있지만 시간이 된다면 요즘 너무나도 대세인 AWS로 돌리는 판국이 좋을 것 같다. 내년 말쯤에 미국에 가게 된다면 한국에 내가 세팅한 서버를 HW레벨에서 유지보수 한다는 것은 힘들 것이니 말이다.


 어쨌든 윈도우에게, 스스로 슬슬 작별을 고한다. 안녕~! 나는 IDEA 맥버전 쓰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