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가 바뀐 점이라면, 아마 5월 본격적으로 다이어트에 들어가고 나서 시작한 남성 잡지 구독일 것이다. “맨즈헬스’와 “에스콰이어” 두 개를 구독해서 보고 있는데, 처음에는 단지 다이어트에 있어서 동기 부여의 의미로 시작한 이런 남성잡지의 구독이 최근에는 나의 “패션”에 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패션이라, 사실 나는 20살때부터 메탈 스타일만을 고집해 왔었다. 아니, 사실 딱히 이렇다 할 스타일도 없었지만 대부분 내 패션은 나의 내면을 대변하기도 하였다. 검정색 메탈 해골 티셔츠를 입고 군복 카고바지를 입고, 체인을 주렁주렁 걸치며 머리는 샛노랗고 커다란 크로스 목거리를 매고 다녔다. 추우면 청자켓까지 입고 스쿠터를 타고 다니면 내게는 더 할 나위 없이 이런게 멋이었다. 물론, 주다스 프리스트의 멋진 할리 데이비슨에 가죽재킷을 입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그러다 21살쯤 본격 사업 시작할 때에는 멋모르고 정장 비스무리하게 걸쳤는데, 지금 그떄의 스타일을 보면 참 한숨밖에 안나온다. 남방과 넥타이, 바지의 조합도 잘 맞지 않고 넥타이를 잘 매지도 못해서 자동 넥타이를 하고 다녔다. 그러다가 개발자로 돌아서자 거의 청바지에 티만 입다가 우연찮게 대기업,공공기관,증권사 등의 파견을 자주 나가게 되자 그 화이트 칼라들의 압박이랄까, 왠지모르게 내가 편한 복장으로 회의같은 것을 하면 내 의견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고, 상대방 입장에서도 단지 개발자라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설프지만 정장 아닌 정장을 입기 시작했다. 정장바지에 와이셔츠, 그러고 나니 약간 느낀것은 사람들의 대우가 좀 달라진다. 참 그러면서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왜이리도 겉모습에 민감할까 싶기도 한다. 그래도, 덕분에 내 의견을 차별 없이 어필할 수 있게 되었고(내 생각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간단한(?) 외관 상의 신경이 꼭 쓸때없는 짓이라는 생각을 조금 바꾸게 되었다.
개발자에게는 슬리퍼에 청바지 혹은 반바지가 그렇게 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개발자보다는 다양한 영역의 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쪽에 속한다. 실질적으로 나는 나만의 브랜드인 “아이젝트”를 통해 1인 브랜드로써 다양한 스킬을 쌓기를 바라고, 이러한 생각이 결국 하나의 개발자라는 짜여진 “인력”이라는 것이 아닌, 사회에서 직접 나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만큼 사회 속에서의 나를 만드려는 생각이 강하다.
이런 생각에 있어서 우선 사람들에게 물론 내면의 깊이가 얼마나 중요한지가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하겠지만, 먼저 사람을 접할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사람의 오감 중에서도 보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선 옷차림이 어느 정도 호감이 들 정도로 갖춰져야 일차적으로 사람들이 대화를 할 때에 상대방에 대한 색안경이 씌이는 것이다. 그렇게 색안경의 정도를 올릴 수 있다면, 내가 의도하는 대화를 만들어 가기도 수월할 것이다.
삶에는 격식과 예의가 존재한다. 유교사회인 우리나라에서나 해외에서나, 어느 누가 옷도 제대로 갖춰입지 않고 윗어른을 모시겠는가? 마찬가지로 내가 나름대로 semi 하게나마 옷차림새를 갖춘 다면 상대방에 대해 “저는 기본적으로 당신을 존중합니다” 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개발자 입장에서 청바지에 캐릭터 티셔츠를 차려입은 개발자나, 요상한 디자인의 너무 눈에 띄는 개성적인(?) 디자이너의 차림새나. 그런 옷차림은 정말 그 직종다운 냄새를 풀풀 나게 한다.
하지만 이 사회는 언제 우리에게 어떤 큰 기회가 찾아올 지 모른다. 무엇보다 우리는 복합적인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서 대화는 특히나 중요하다. 모든 일에는 대화가 들어가기 마련이고, 얼굴을 보지 않고 얘기하지 않는 한 우선은 외관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외관을 갖춘다는 것은 그 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정장이 사람을 격식이 높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지 않는다. 나는 130kg일 때인 20살때 입었던 정장과 80kg대인 지금 입는 남방+정장바지 의 스타일은 너무나도 다른 것 같다. 그 전에 비해 피부관리를 위해 특별히 구청에서 하는 피부관리 수업을 듣기도 하였고,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옷 차림새에 대한 생각을 알기 위해 (위에서 언급했듯이) 남성지를 구독해 보았다. 한달에 한번 정도는 나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iPhoto에서 비교해 가면서 내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연구하고, 또한 어떤 부분만 좀 고치면 보다 더 사람들이 나를 만나고 대하는 대에 있어서 편하게, 혹은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대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물론 모든 것에 있어서 우리는 속이 알차야 한다는 것은 아주 당연한 기본이다. 옷차림새는 “최소한”의 것이지, 당장 우리가 혼자서 미친듯이 개발을 하거나 작품을 만드는 데에는 옷차림새가 뭐가 중요한가. 그런 꽉 찬 속을 가지고 사회에서 또하나의 무기를 갖추는 것이 옷차림새라 생각한다.
그리고 한 가지 정도의 개성은 차림새에 넣는 것도 좋다고 본다. 너무 딱 맞게 정장을 갖춰입는 것 보다는 그 속에서 나만의 개성을 갖추는 것. 나 같은 경우는 약간 신발에 신경을 쓰는 편인데, 개인적으로 구두 보다는 스니커즈나 컨버스화를 선호하는 편이며, 때에 따라 나는 남방을 입지 않고 메탈 티셔츠를 입기도 하며, 상의는 정장을 입더라도 하의는 검정색 청바지를 입곤 한다. 이는 최소한의 Rock에 대한 나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내 스타일에 대한 롤모델을 찾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나는 패션에 있어서 두 명의 롤 모델이 있는데, 영국 MUSE의 보컬인 Matthew Bellamy와 배우 Christian Bale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 모두 너무 껄끄럽지 않은 세미한 스타일에 자신의 개성을 충분히 담은 스타일을 자신들의 무대에서 선보인다. 또한 그들의 외관에 따라 자신들의 무대를 멋지게 꾸미며, 그들이 사생활 또한 그들의 스타일에서 충분히 볼 수 있다. 나 역시 삶을 하나의 무대로 생각하고 나의 모든 작품을 예술로 보는 입장에서 그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
이렇듯 옷차림새 하나만으로도 사회적인 효과를 얻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갖추며 동시에 나 자신에 대한 개성을 어필하며 나를 대변하는 행동이 되기도 한다. 잘생긴 외모보다는 옷차림새, 헤어스타일, 피부, 인상, 몸매 등을 기본적으로 갖추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그 만큼 관리하기는 힘들겠지만, 삶이 편하기만 하다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외관을 갖춰 나 자신을 만들고,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성공의 키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