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crastination: 정리가 필요한 시점.

블로그는 언제나 그렇지만, 내겐 여기만큼 편안하게 뭔가를 ‘털어’ 놓을 수 있는 공간도 없다. 방학이 시작되고 나서, 딱 일주일 전에 G사 면접을 봤는데 이거때문에 적어도 2주간 엄청나게 집중했고, 면접의 틀을 끌어올리려고 작년 12월부터 계속해서 리트코드 풀고 지금까지 274문제를 풀었고, 약 20번의 mock interview를 했고 면접도 5번이나 보고 어플라이는 한 50개 정도 했다.

그런데 그런 긴장이 지난 G사 이후로 좀 풀려져버렸다. 사실 면접을 조금 내가 생각해도 수월하게 보긴 했다. 그런데 문제는 (물론 미국 연휴가 끼었지만) 결과가 안나오는 것이다. 벌써 9일이나 지났는데 아무 소식을 못들었다. 그냥 사실 미국은 이번주에도 쉬는 회사가 많으니깐 그러려니 하려고 해도, 사람 심리가 이를 백프로 허용하지 않는 것 같다. 하루에도 시도때도없이 메일함만 뒤적이고 있으니, 이건 제작년, 작년에 내가 했던 행동이랑 별반 다른게 없더라.

다시금 블로그를 뒤져봤고, 다시 내 마음을 다잡을 것을 찾았다. 시험의 결과란 것은 결국 내 평소의 그것에 대한 증명이고 어쨌건간에 메일함으로 올 것이고. 내가 이메일을 통해서 당장에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이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하루에 한번만 봐도 무방하다. 이메일로 일을 하는것도 아닌데 뭘. 일을 하는것도 아니고, 만약 일을 한다면 메신저로 연락이 올 것이고, 그것도 안되면 문자로 오던가 할 것이다. 그래서 정말 큰맘먹고 이메일 앱을 지웠고, 휴대폰에서도 지우려고 한다. 아이패드나 내 원격 컴퓨터 정도만 살려두고, 답변을 보내야 할 것이 있다면 거기서 보내면 되것지.

이건 정말 고질적인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어차피 대학원때도 그랬지만, 어차피 결론이야 알아서 나올 것 아닌가. 내가 이메일을 더 많이 확인한다고 결과가 달라질까? 실력이 달라질까? 아니다. 만약 내가 합격을 한다 해도 내 삶이 달라질까? 아니다. 이메일이 나를 그렇게 만들 수도 없고, 합격이 나를 그렇게 만들 수도 없다. 실력에 대한 하나의 결과에 불과한 것인데, 그걸 내가 이렇게 저렇게 평가할 수는 전혀 없는 것이다.

결국 인생이 능동적이냐 수동적이냐 그것의 차이인 것 같다. 삶을 나 중심적으로 만들어두고, 내가 주도하는 것을 만들어두고, 뭔가 하기싫다고, 쉰다고 하고 마치 중독인 마냥 이메일 함만 붙잡고 있고, SNS하고 그런 행동은 전혀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스로 능동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방향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하고싶은 것이 있고, 그걸 조금 자제해야 할 때도 있는 것 같다. 취업이 되고 나서 하고싶은 것이 산더미이고, 이 취업을 위해서 미뤄둔 것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일단 취업이 되려면 경우의 수를 높여야 하고 그게 단 하나의 회사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어플라이야 계속하는 것이고, 난 나 스스로의 실력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절대적인 시간을 들이고 그 시간만큼은 오로지 코딩공부만 할 수 있는 스스로를 기르는 것이다. 어려울께 뭐가 있을까, 없다. 부지런하게 살면 당연히 되는게 그런 능동적인 삶인 것이다. 부지런히 코딩 공부하다보면 기회야 찾아올 것이고, 그때에 좀더 내 실력을 잘 발휘하면 되고, 그러면 대학원처럼 오퍼는 어떤식으로든 찾아올 것이다. (문제는 그게 내가 원하는것이냐 마느냐이겠지만.)

그리고 나서 그간 미룬것을 해도 늦지 않는다. 조금만 더 정리를 해보면, 우선 시간계획부터 명확히 하고 그것을 하나하나 지켜가도록 노력하겠다. 코딩공부에 너무 올인을 하고싶지는 않다. 방학인 만큼, 스스로 계획한 연구활동도 하고 머신러닝에 대한 미뤄온 공부도 조금씩 하고, 그렇게 병행을 해나가고 싶다. 어차피 코딩이란 기본기이고, 요즘엔 트위치 방송을 하루에 한시간 정도 하는데, 그것을 통해서 실전 연습을 해나가고 싶다. 그리고 competitive programming에 매주 참석하면서 이를 통해 압박 환경속에서 코딩을 하는 것을 길러나가고. 부족한 알고리즘은 몇몇 책으로 다잡고, 데이터 디자인과 코딩 기본기에 대해서 공부하고. 수업이 하나밖에 없는 지금, 이를 해내기에는 최적의 시간이 아닐까.

멘탈을 부여잡는 것은 결국 내가 하고싶은 것들의 우선순위를 잘 잡는 것이다. 모든 괴로움이 나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요즘 새벽기도를 거의 못했는데, 그게 원인 같기도 하다. 게을러졌다. 나태해졌다. 술에 대한 자제력도 조금 약해졌다. 그것을 잡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다시금 다잡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게으른 스스로를 다시 다잡겠다. 그런 의미에서 쓰는 이 글. 다시금 부지런으로 채워지기 전까지. Ch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