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다니며 느끼지만, 정말 나는 그놈의 경험이 뭔지 팀플을 할 때마다 거진 개발을 전부 다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내가 늦은 복학생인 것도 있고, 대학원에서는 나만큼 경험 많은 애들도 없어서 그랬던 것도 있다. 지금까지 22개의 팀플을 하면서, 다 좋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고, 보통 나는 신기술을 많이 접목해서 개발하니깐 말이다.
그런데 정말, 이번 팀플에서 엄청나게 질린 경우가 있었다. 베트남 친구가 갑자기 와서는 나랑 팀플하고 싶다고, 그래서 그냥 수락을 해버렸다. 그러더니 매 주마다 만나서 세네시간씩 나한테 강의를 듣고 간다. 내가 왠만하면 다른 팀플에서도 애들한테 설명해 주는 것을 그렇게 꺼리지는 않았는데, 이 친구는 진짜 코딩 하나 할 줄 모르면서 최근 면접준비를 한다고 나한테 그냥 배워가는 것이다. 공짜 강의라고 해도 이건 너무한거 아닌가, 그나마 중간에 한국에 와서 총 만난게 한 7번 정도 됬는데, 뭐 이건 어째 만날때마다 그렇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지..
정말 팀플할 때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인드는, 상대방에게 더 깊게, 집요하게 물어보는 게 아니라 어느정도 큰 틀을 잡을때까지만 물어봤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본인이 알아서 찾아보던가 해야지, 이건 무턱대고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려고 하니깐 나는 그건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누가 가만히 앉아있으면 숫가락으로 먹여주기만 기대하는 사람은, 어딜 가서도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어제도 열심히 Nodejs랑 이리저리 설명을 해주면서, 막판에 이친구의 질문은 ‘너정도 되려면 처음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냐’ 였다. 그래 뭐 궁금한건 인정하겠는데, 이것만큼은 심하다고 생각한다. 아 좀 니가 알아서해.. 라고 영어로 하고싶은데 그래도 한국인이니깐.. 나는 1996년부터 웹개발을 했으니 너한테 알려주기는 너무 많아서 힘들다. 그냥 알아서 해라.
대학원 다니면서 이런 친구를 둘 봤다. 매번 스케줄로 압박하면서 정작 자기는 하는 것 하나 없고 나한테 기술적인 문의만 하는 경우. 학교 다닌지 12년째, 이젠 팀플도 싫고, 학교도 싫다. 나는 정말 언제쯤 나와 레벨이 맞는 쪽으로 가려나.. 그래서 지금 내가 회사 옮기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도 좀 배우고 싶다고(!!!)
뭐 사실 이런 소리지만 나도 많이 부족하다는게 사실. 독하게 겸손하자, 그게 맛겠다. 하, 간만에 그냥 푸념하는 소리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