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조급함을 버리자.

 2013년도 벌써 9월에 다다르고, 추석이 찾아왔다. 참으로 이번 추석, 길고도 길어서 벌써 4일을 쉬었지만 아직도 3일이나 쉴수 있는 시간이 남은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참으로 반갑다.

 긴 추석만큼이나 길게 이어지는 것은 “생각”이다. 지난 토플 준비에 이어, 이번에는 그간 그냥 700만 넘고 만족하고 있던 토익을 준비하고 있었다. 약간은 거만하게, “뭐 유럽도 미국도 다녀왔고 어학원도 일년 넘게 다녔는데 토익쯤이야” 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다녔는데 결과는 허무하다. 역시 나는 아직 시험이라는 것에 “덜” 준비된 사람인 것 같았다. 토익시험을 보며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자는 생각과 함께, 내게 가장 부족한 Grammer를 보다 더 다지고자 하는 의미였다.

 그래 다 좋은데, 갑자기 개발에 대한 욕심이 찾아왔다. 방학때는 솔직히 몇주를 방황했었는데 개강 이후 조금씩 스케줄도 잘 잡히고 해서 조금 더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다보니 스칼라 언어와 플레이 프레임워크에 대해서도 보다 더 깊게 알게 되었다. 그래서 몇년 전부터 생각하던 자기관리 SNS서비스에 대해, 이를 만들기 위한 모듈화나 로컬라이징, 템플릿 언어 및 DB연동에 대해서 깨우치고 나서 보다 더 욕심이 생겼다. 왠지 이것만 집중해서 하면 금방 다 만들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생각이 거기서 멈췄으면 좋았는데, 갑자기 “돈”욕심이 났다. 앞으로 몇년 내로 결혼도 해야하고 살아야 되면 돈이 필요할텐데.. 거기서부터 조급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지난 약 2주간의 시간을 다른 계획은 다 제쳐두고 개발에만 몰두했었다.

 그런데 이게 생각처럼 쉽다면 얼마나 좋은가, 결국 개발을 하다보니 나혼자 개발을 한다면 이것만 해서도 3개월은 족히 걸린다는 판단을 하였다. 그럼 당장 내게 중요한 우선순위가 과연 개발과 돈인가, 그렇다면 나는 이번학기 등록은 왜한 것이며, 대학원 진학은 왜 생각했던 것인가. 현재 낮은 나의 GPA를 끌어당기기 위해 학과공부만 해도 모자를 판국에 꼭 개발이 단지 재미있다는 이유로 해야하는 것일까.

 사실 대학원까지 준비해야 할 것은 너무나도 많다. 토플부터 해서 GRE, GPA, SoP, 추천서, 논문, 에세이 등등.. 가장 중요한 것은 학문을 하겠다고 생각한 만큼 학문을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면 3학년인 지금은 오히려 여유가 있는 때이고, 실제로 지원을 시작하게 될 내년 하반기가 엄청나게 바뻐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그러면 지금 최소한 어학성적을 받아놔야 안심이 될 것이고, 이것이 지금의 우선순위일텐데, 내가 지금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끄집어 내기 위해 개발을 지금한다는 자체는 지금까지의 나의 고질적인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는 의미밖에 되지 않는다. 

 돈에대한 욕심, 아니 사실 돈보다는 성공에 대한 욕심이 큰데 나는 참으로 무턱대고 단시간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잘못되었다. 과정없는 결과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런 생각은 일확천금밖에 되지 않을터인데 말이다. 

 문제를 한번 더 고찰해보니 귀가 얇고, 주변의 성공에 배아파 하는 내 성향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원인에는 무엇보다 사회에 깊게 관여되어 있는 것이 가장 컸다. 나도 누구처럼 사업해서 몇억 투자받고싶고, 누구처럼 내나이에 멋진 DJ가 되고싶은 등등.. 왜 단지 나보다 어리거나 동갑이라고 해서 열등감을 가지고 그저 뒤에 숨겨진 노력은 아랑곳 하지 않고 질투만 연발하고 쉽게 나의 목적성을 잃는 것일까.

 조급함, 항상 난 이게 문제가 되어왔다. 충분히 나란 자체는 운은 정말로 좋다. 병특도 한번에 합격했고 대회도 한번에 최고까지 갔었고 토플도 한번에 당시 목표점수를 받았다. 물론 나도 노력했고 실패도 했지만 남들의 실패나 노력에 비해서는 운이 정말로 좋은 편이다. 하지만 조급해하는 순간, 삶의 많은 부분이 꼬이게 되는 것 같다. 내게 중요한것은 남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만족이고 나의 pace를 찾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마음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발전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만의 메튜장의 길을 걷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