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내딴엔 몇몇 친한 프로그래머들이 있다.
물론 나이는 어리지만 다들 훌륭한 친구이자 프로그래머이다.

토요일, 그중 한 친구인 K군과 네이트온 대화를 하였다. 처음에 같이 게임 개발을 하고자 하였지만 대학교를 1년 늦게 진학한 지라, 대학생활이 너무도 부러웠던 K군은 대학을 진학하게 되었다.

몇달간 만나지는 못했지만, 네이트온이라는 훌륭한 도구가 있지 않은가!
거기서 근래 회사 이전과 팀 현황 등을 이야기 하면서 들었다.


특별히 하는일이없군, 너도 뭐라도 잡고 해봐! 말이 마케팅 공부지 딱히 당장 하고있는건 아니자나.”
“컴공인데 학교를 완전 그만둘게 아니라면 최신 기술같은거라도 좀 접해보고..”

“내가 보기엔 니가 제일 안타까워. 개발자에서 팀장에서 이젠 인사쪽이면 특별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한 하는일이 없자나.”

“마케팅은 마케팅 따로 전공 공부는 전공따로 부지런히 따라가!! “

 

“암튼 긴장 늦추지는마.. 차선책정도는 가지고 있는게 좋으니까 말야 ㅎ”

순간 개인적으로는 심히 당황했다. 왜냐? 다 맞는말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개발자가 아니었던가? 거기서 PM을 맏고.. 거기서 이제 인사팀으로 갔다.. 회사딴에선 마땅히 내게 맡길 업무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난 스스로 마케터를 자청했다. 하지만 전혀 쉽지가 않다..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당최 무엇을 스크랩 해야 하는지, 어떤 전략을 내세워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나는 22살 게임회사 팀장이다. 개발팀도 아닌 인사총무팀이다. 별 잡다한 일은 내가 도맡아서 한다. 나는 개발에는 전혀 참여하고 있지 않는다.
내딴에서는 그저 게임 회사 하나 차려서 직원들 뒷바라지만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난 2년간 내가 얻은 것은 뭐가 있는가? 어정쩡한 프로그래밍 스킬? 어정쩡한 사회생활?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친구가 말한 차선책이라.. 가슴에 손을 얹고 내게 말해본다. 경영과 프로그래밍중에 내가 진실되게 좋아하는 것, 즐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솔직히 나는 둘다 손에 넣고 싶긴 하다. 하지만, 요즘 사회는 한우물만 파는 그런 사람을 원치는 않는다. 와이드 하게, T자형 인재를 넘어서서 H자형 인제를 요구하는게 이 사회라는 것 아닌가.

어짜피 대학 졸업은 해야 하고, 게임 프로젝트도 진행해야 한다. 프로그래밍은 대학에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것이니깐 나는 올해는 경영학의 핵심이자 가장 기본이 되는 “마케팅”에 대해 감을 좀 잡고 포트폴리오를 준비해볼까 한다.(여기서의 포트폴리오는 회사의 포트폴리오이다.) 그리고 게임이 실패든 성공이든(물론 성공해야 겠지만) 마케팅과 더불어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영어스피치를 같이 준비하자. 그리고는 적게는 1년반 많게는 2년 내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2년 후에 나는 대학에 복학해 있을 것이다.

결국 졸업하면 2012년. 여기에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싶기도 하고.. 최소한 1년은 논다고 치면 2013년, 그래봤자 내나이 27살이다. 겨우 5년밖에 남지 않았다.

시간은 그토록이나 빨리 지나간다. 정말 우리가 따라가기도 힘들 정도로 빨리 지나간다. 27살, 5년, 멀지 않았다. 지금 나는 그렇다 할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물론 갑상선도 있고 해서 무리는 할 수 없다. 결국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기 때문이다..

정말 한살 한살 나이를 먹을 수록 내가 걸어온 뒷길을 계속 돌아보게 된다. 싫다, 후회된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고 과거는 절때 1%도 내가 바꿀 수 없다. 지금 이 현재가 과거를 만드는 것이다.

후회없는 과거를 살기 위해, 후회할 짓은 하지 말도록 하고, 나의 5년 후 미래를 생각하며, 나의 20대 후반과 30대를 생각하며 계획하고 실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