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로 현충원 견학 이후 나의 4학년 1학기 모든 조모임 과제가 끝났다. 레고 NXT, 졸업작품(캡스톤 프로젝트), 글쓰기 과제(견학), 생물 조모임, 데이터베이스 설계 프로젝트 등 솔직히 말해 한두과목을 제외하고는 죄다 조모임이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번주까지만 해도 계속해서 조모임때문에 해야했던 모임에 지쳐왔으니깐. 일주일에 절반 이상은 코딩을 한답시고 거의 6시간 이상은 계속해서 코딩을 해왔으니 말이다.
솔직히 말해, 나는 조모임에 소질이 없다. 물론 나는 항상 조모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하지만 대부분이 내 “독단적” 행동에 의한 것이다. 다시말해 팀내에서 내가 최소한 60~70%이상의 비중으로 작업을 연신 도맏아왔다. 이번 조모임들만 하더라도 최소한 코딩과제들은 내가 80% 정도의 비율로 작업을 한 것 같다.
모든 조모임이 그럴까, 사실 회사를 다니던 때에도 나는 나 스스로의 역량에 주목했다. 거의 나 스스로 독단적으로 해온 프로젝트가 많고 설사 팀을 만난다 하더라도 좀 어느정도 팀원이 ‘수준급’의 실력을 갖추지 않은 이상 사실 거의 “내가 할께” 라는 식으로 내가 도맏아 하곤 하였다.
팀웍이 중요한 시대라는 것을 분명 나는 안다. 하지만 문제는 나와 같은 성향의 팀원이 부족하다는 것. 국내에서 작업을 하다 보면 대부분 그저 구시대의 유물만 고집하는 경향이 많다. 아마 지금도 적지않은 국내 프로젝트에서 스프링을 사용해서 자바로 연신 개발을 하고 있을 것이다. 허나 내가 추구하는 바는 빠르게 새로운 기술을 접해서 접목시키는 것이 아니던가, 이런 마인드를 갖추고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웹프로그래머가 된 이후 근 15년간 정말로 희박했다. 아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천적인 능력” 은 정말로 어려운 것 같다. 물론 나도 태어나자마자 코딩을 한 것은 아니지만 여섯살에 컴퓨터를 다루고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컴퓨터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었으니깐.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나는 컴퓨터의 SW부터 HW까지 모든 부분을 좋아했고, 한예로 컴퓨터를 ‘포멧’ 하는 것도 수번의 실패 끝에 11살즈음 처음 성공을 했던 것 같다. 이런 나와 대학에서 만난 친구들의 경우는 보통 컴퓨터를 게임 혹은 공부의 수단으로만 사용했지 실제로 SW를 만드는 실력은 약했으니 말이다. 물론 관심이 있는 친구들은 빠르게 이해하고 접목시키지만 그런 친구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 사뭇 아쉽다. 우리과 친구들을 약간 비하해서 미안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상용 SW에 비해서는 상당히 미약하다.
하지만 이런 나의 성향이 문제일까, 남들을 가르치면서 하면 되지 않나 싶지만 지난 3년간 학교를 다니며 후배들을 가르쳐본 바에 의하면 많이 지치는 일이다. 책까지 써왔지만 내게 의존적인 그들을 나는 사실 잘 참을수가 없다. 물론 같은 고학년이고 시간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내가보기엔 많은 학우들이 공부하는 시간에 비하면 코딩하는 시간 혹은 이를 전적으로 공부하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 이러니 대부분 대기업에 입사해서는 거의 반년 가까히 기초적인 코딩 교육을 받지.
또 한가지 중요한 차이점은 대부분의 학우들이 “대기업” 용으로 공부를 하지 중소기업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내가 일할 회사를 정한다면 내가 만들고싶은 프로젝트가 있는 회사를 최우선으로 정하지, 그 회사의 타이틀만 가지고 정하지는 않는다. 연봉이라던가, 그런건 아무렴 좋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취업 자체를 인생의 최종과제로 여기지는 않는다.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가 없으면 나 스스로라도 만들어나가면 되니깐. 하지만 대부분의 훌륭한 IT기업들은 내부에서 이미 내가 마음에 들만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대부분 Guru들이 소속되서 내 레벨급이나 그 이상으로 훌륭한 프로그래머들이 소속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 LG등 사내복지나 연봉만 바라보고 실제로 내부에서 어떤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면서 입사를 원하는 친구들을 바라볼 때 물론 당장에 자신의 기술이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잘 몰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인생을 기업에 종속되게 만드는 것은 진정한 삶의 방향이 아니라 생각한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깨어있는 생태계는 있다. 많은 스타트업과 티몬, 카카오톡 등과 같은 젊은 기업들이 그러하지 않던가. 하지만 나는 더 나아가 글로벌하게 경쟁을 하고 싶다.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가 아닌, 진정한 유저들의 삶속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서비스를 기획하고 prototyping 하고싶다.
결국 아직 나는 더 큰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소한 미국으로 빠르게 나아가서 많은 그루들을 만나며 그들과 호흡하고 싶다. 물론 아직도 영어라는 것이 걸리긴 하지만, 아무렴 좋다. 어쨌든간에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팀프로젝트를 하면서 한계점을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다음학기에는 이미 두 개의 예정된 팀프로젝트가 도사리고 있지만 한개는 졸업작품의 확장이며, 한개는 단순한 회로설계라 프로젝트라 부르기도 뭐할 정도이다. 이하 뭐 OOP Design Pattern이나 Programming Language 등의 과목이 있긴 하지만 거의 개별 프로젝트이고.. (아마도 기존에 내가 해온 것으로 대처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시간이 많이 남을 터인데 차라리 내가 하고싶던 프로젝트를 스스로 진행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생각한다.
지향하는 바가 풀스택 프로그래머이다 보니 되려 더 중요한 것이 자기관리가 아닌가 싶다. 사실 팀플의 좋은점은 어쨌든간에 외롭지 않고 ‘압박감’이 느껴지기 떄문에 자의든 타의든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는데 반해 혼자서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Loose해지는 경우가 여럿 있다.
단순히 회사에 소속되서 월급쟁이로 사는것보다 내가 하고싶은 것을 위주로 살다 보면 일반적인 삶과는 다르게 어떠한 나를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한 것 같다. 어쨌든 필요한 것은 필요한 거다. 이번 프로젝트를 끝냄을 계기로 앞으로는 나 스스로를 잘 통제할 수 있는 그런 컨트롤 타워를 잘 구축하고 미래를 보다 더 개인 지향적으로 꾸려나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번 프로젝트에서 고생한 내게 심심한 격려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