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뜻일까,

오늘,”차분한 마음을 가지자” 라고 결심한지 몇일째..
그 좋아하던 락음악도 멀리하고, 삶의 작은 여유와 내 마음의 소리, 호흡에 귀기울이고 있다.

 살을 빼려고 회사를 걸어서 오고 가는데 내 눈에는 내가 걸어가는 길이 보였지만 마음속에 갑자기 내가 교통사고가 나서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장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울고계신 어머니의 눈물이 훤히 보였다. 분명 눈을 뜨고 있고 내가 말을 하고 있는데 나는 가만히 있는다. 그리고 나의 눈은 잠겨간다. 그러면서 하느님과 끝없는 대화를 시작한다. 나는 아직 죽을 때가 아니라고, 그래서 겨우 깨어났더니 1달 후이고 나의 정신상태는 완전히 바뀌었다. 몸 관리를 잘 해서 남에게, 특히 가족에게 피해가지 않게 해야겠다고..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지금 이 살아있을 때를 소중히 해야 한다고..

 물론 이 모든것은 단순히 “상상”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하지만 그 어느 상상보다 눈에 훤했다. 꿈이 아니었다. 나는 걸어가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이런 경험은 처음 해 보았다. 그리고는 나는 걸어가면서 모든 것을 조심하기 시작했다. 힁단보도도 아무리 차가 없어도 무단힁단을 하지 않았다. 성급한 성격의 나는 자전거를 타도 거의 신호를 지킨 적이 없다. 예전에 스쿠터를 타던 시절도 신호를 안지켜 몇번의 사고를 낼 뻔했던 나이다.

 갑자기 세상이 무서워졌다. 그리고 저녁에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나서 집에와서 우연히 킨 TV에는 “닥터스”라는 프로그램이 하고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두 부부, 처음부터 보지는 않았지만 남편은 28살때부터 파킨슨 병을 앓고 있고 아내 분은 4층에서 떨어져서 오른팔이 굽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 수술하기 전에 이 두 부부가 데이트를 하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슬펐는지 모른다.. 건강했던 범석씨(남편분)에게 갑자기 찾아온 병이라고 한다..
 물론 이 프로그램에서는 수술 과정과 결과를 알려주었다. 다행히 두분 다 수술이 잘 되어서 회복된 듯 싶다. 그렇지만 그 수술과정을 보니.. 인공관절이니 뭐니.. 휴우 무섭다.. 물론 두분이 예전의 행복을 찾은 것은 정말 기쁘지만서도..

 우연이었을까, 이 모든 것이 오늘 일어났다.. 그리고 나 자신을 지켜봤다. 내 팔에는 상처가 수 없이 많다. 이 모든것이 나의 성급함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단순히 말하면 모기 뜯은 자국이 엄청나게 많은데.. 자연스레 아물게 했으면 이런 상처는 없지 않았을까? 왼쪽팔의 쇠를 박았던 자국도(13살때 낙하사고), 오른팔의 수술 자국도(3살때 낙하사고) 모두가 나의 성급함에서 나온 상처이다.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 라는 말이 있다. 항상 귀에 못이 닳도록 부모님께 들은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지금 어떠한가? 살찐 것 하며 나태한 것 하며 상처 하며.. 모든게 성급함에서 나온 것들인데 왜 나는 고치려 하지 않고 있는가?
 남에게 피해가 갈 행동은 하지 말라, 있을때 잘해라, 어머니가 항시 강조하시는 말씀이지만 오늘은 정말 이 말씀이 와닿는다.. 있을때 잘해야 한다. 2년 전,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분명 중풍과 당뇨병을 앓고 계시는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린다고 내가 맨날 방문드린다고 “말만” 해놓고 대학 새내기 시절에 흠취해 결국 할아버지께 한번 찾아뵙지도 못하고 떠나버린 것이 아닌가? 벌어진 후에 후회하면 무얼 하는가? 이미 지난 일인데.. 작년에 죽은 우리 강아지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것에는 삶과 죽음이 존재한다. 있을 때 잘해야 한다. 내가 지금 이러한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을 때.. 쉽게 말해 내가 지금 아무런 돈도 없고 컴퓨터조차 없다면 나는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공부를 할 수 있을까?… 무섭다. 두렵다. 당장 내 주위의 누가 죽는다면? 나는 또 얼마나 심한 후회를 할 것인가?…

엎지른 물은 되담을 수 없다. 명심해야 한다. 명심하지 않으면 분명 나는.. 죽는다. 몸이 죽지 않아도 마음이 죽을 것이다. 항상 되새기자. 모든 것에 감사하고, 감사받은 만큼 잘 해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