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루틴의 정립

최근 정말 다양한 유튜브 채널을 보고 있다. 어찌된 일인지, 영어에 대해 귀가 좀 뚫리고(?) 나서 읽기보다는 듣기가 훨씬 수월해 졌다. 미국와서도 꾸준히 하던 것이 뉴스청취나 미드였는데, 그런것 때문일까. 물론 그렇다 해도 아직 멀고 먼 실력이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요즘 내가 바뀐 습관이 있다면 바로 유튜브를 많이 보는 습관이다. 자극적인 내용이 아니라, “자기관리”에 있어서 많은 영상을 보고 있다. 처음에는 체인지그라운드 같은 한국 컨텐츠를 보다가 내용을 보니 내 생각에 대부분이 이미 영미 컨텐츠에 이미 많이 나와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자기계발 서적을 보면 거의 다가 번역서였다. 내가 영어가 막 늘어서 그런 것은 아닌데, 한글로 읽다 보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꽤나 있었고 이걸 굳이 한글로 번역된 것을 사서 읽어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한 권 읽으면 뭔가 쏙 들어오는 마음에 드는 내용은 한 30%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원서에 대한 열망은 그래서 생겨났다. 번역되지 않은 책도 읽고 싶고, 그런 마음에 사실 영어공부를 시작한건데, 그래서 이참에 Kindle로 구매해서 보고 있다. 아직 한 권 정도밖에 끝내지 않았지만 어느정도 skimming을 하면서 읽다 보니 꽤나 내용이 잘 들어온다. 한글 컨텐츠보다도 스키밍이 잘 되는건 물론 전체적으로 이해 안가는 문장이 있으면 정독할지 안할지를 고민하고 넘어가는 편인데, 그런 생각에서 이미 많이 갈리는 느낌이다.

글보다 귀가 먼저 뚫려서 그런것인가, 아니면 유튜브의 그 편집의 기술, 즉 유튜버들이 책 한권의 내용을 약 10분 내외로 줄여놓은 비디오를 보면서 더 알차게 들어와서 그런 것일까. 자기계발 관련 사업을 하는 나는 정말 어려서부터 스티브 코비 박사의 책을 읽으면서 자기계발을 너무나도 좋아했다. 물론 내 속에는 이면이 존재하지만, 고3때부터 10시취침 4시기상을 지키기 시작해서 지금은 9시취침 3시기상을 지키고 있다. 이미 10년 이상 새벽기상을 해온 터라 이는 어렵지 않다. 다만, 이제 문제는 새벽에 일어나서 무엇을 하느냐, 그것이 주된 근래의 관점이 되는 것 같다.

20대 중반에 약 20kg를 감량한 적이 있다. 그때는 새벽에 일어나서 무조건 운동했다. 한 두 시간 정도. 두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나면 그렇게 개운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초반에는 하루종일 피곤했지만 이내 살이 빠짐과 동시에 체력이 좋아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내게 있어서 방황기와도 같았던 30대의 초입에서, 나는 새벽에 일어나면 온갖 잡생각이 많았다. 이를 잊고자 선택한 것이 술과 TV이다. 쇼파에 앉아서 폐인처럼 지낸 나날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약 3년 정도? 그렇게 폐인처럼 지내다 보니 아무리 새벽 3-4시에 기상을 한다 한들 아무 생각도 없이 보내거나 심지어 술먹고 다시 잠들기까지 한 적이 너무나도 많다. 물론 고민이야 많고,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도 많지만 그러면 안됬었다. 덕분에 살은 3년만에 15kg가 증가하고,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었다.

변화는 다시금 건강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됬다. 미국에 살다보니 보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의료비가 너무나도 걱정됬다. 물론 3년간 미국서 병원 한번 안가고 잘 지내왔지만, 건강이란게 언제 또 훅 갈지 모르는게 사실 건강이다. 3년간 그렇게 술을 많이 먹고 살이 갑자기 훅 쪄버렸는데, 이 상황에서는 사실 쓰러져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런 쓰러지는 상황을 생각해 봤다. 지금 내가 하는 사업부터 해서 공부, 가족 등 모든것이 올스탑 될 것 같았다. 큰 꿈을 가지고 미국에 와서는, 건강때문에 무너질 것이 뻔했다. 막대한 의료비에, 치료하다 보면 이를 돌보는 와이프의 삶도 망가질 것이고, 나 조차도 망가질 것이다. 무엇보다 “돈”을 생각하니 아찔했다. 앰블런스 한번만 타도 몇천 불이 나가는 동네이니 말이다.

그 아찔함이 나를 살빼게 만들었다. 아니, 이제는 아에 나 스스로를 뜯어 고치고 있다. 더 이상 고칼로리의 저녁은 없고, 스트레스에 술병을 여는 행동은 아에 없었다. 길진 않지만 지금까지 약 6주간 잘 해왔다. 앞으로 6개월, 6년, 60년을 더 그렇게 생활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내가 “억지로” 바른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술이나 놀고싶은 것을 향한 강한 욕구가 사라졌다. 다시금 예전의 자기관리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나로 돌아온 것이다.

그렇게 돌아오고 나서, 서론에서처럼 유튜브를 많이 봤다. 주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에 대해서, 예전부터 많이 봐왔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은 보통 일찍자고 일찍일어나고, 공부하고, 책보고, 자투리 시간 잘 쓰고, 집중할 때 집중하고, 명상하고, 운동하고, 건강한 음식먹고 그런다. 사실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내면에는 스스로를 “강하게” 만든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즉, 하루의 시작을 자기 의지로 얼마나 강하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른 모든 것의 결과가 갈린다는 것이다.

사실 최근의 다이어트 경험 뿐만 아니라, 20대나 고3때의 경험에 의해서 나도 새벽에 일찍일어나는 것을 지키고, 아침 루틴을 하는 자체를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실상 그런 강인함이 모여서 스트레스에 무감각해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스트레스에 무감각해지면, 거의 마이웨이로 나가게 된다. 누가 뭐라고 하던 내 갈길을 가고,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이제 더 중요한 것은 과연 이 새벽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도 새벽 3:40이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그런 시간. 그런데 미국에서의 삶이 그렇다. 교회도 성당도 가지 않는 내게, 친구도 엄청나게 제한되어 있는 이 공간은 새벽의 그것과 비슷하다. 한국에서는 정말 일주일에도 서너번의 술자리에서 선후배들을 엄청나게 만나고 다녔는데, 그런 습관아닌 습관에서 탈피하는 데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어쨌든, 조용한 시간을 억지로라도 만든 것이다.

그렇게, 3년이란 시간동안 난 이게 내가 꿈꾸던 삶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느꼈다. 그리고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새벽 루틴을 다시금 정비하고 있다. 본래 아침에 일어나면 내 루틴은 세>스>커>명>기>일>할>운 즉, 세수, 스트레칭, 커피+물, 명상, 기도, 일기, 할일체크, 운동 이었다. 일기와 운동을 제외하면 앞의 루틴은 채 30분이 걸리지 않는다. 전체를 다 하면 약 2시간 정도. 그런데 3시에 일어나면 7시반 출근 전까지 4시간 반 정도가 남는다. 2시간을 제외하고 남는 2시간에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하루가 달라진다. 최근들어 나는 여기에 공부를 넣었다. 영어공부와 개발공부. 영어는 Grammar In Use를 한장만 하고, 회화 외우고 표현정리 까지 약 30분, 원서읽는데 30분, 그리고 나머지 1시간 반동안 30분은 개발연습, 30분은 인강을 듣는다. 그리고 남은 30분동안 아침식사를 한다.

사실 이렇게까지 하면 너무나도 기분이 좋다. 난 체질상 밤 7시만 넘어도 너무나도 졸리다. 보통 8-9시에는 잠자리에 드는 편이다. 그래서 “저녁에 해야지” 라고 하는 것은 절대 할 수가 없다. 내게는 뭔가 미루게 되면 새벽에 하지 않는 이상 한없이 미루게 되는 것이다. 그게 사실 문제라면 문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자꾸만 회사에서 개발하던 것이 생각나서 집에와서까지 개발하고, 새벽에도 개발하고 그런것이다. 거의 내게있어서 개발은 중독이나 마찬가지이다. 어떻게 보면 좋은것이긴 한데, 새벽까지 개발을 하면서 보내고 싶지는 않다. (개발 공부와 회사개발은 다른 의미.)

그래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일단 성공하는 사람들이 한다는 일찍자고, 일찍일어나고, 명상, 스트레칭, 운동, 공부, 계획 등을 하는 셈이다. 문제는 꾸준함. 다이어트를 하고 나서 잠이 많아져서 수면이 불규칙 했는데, 앞으로는 좀 더 지켜보려고 한다. 유라임에도 기록하고.. 새벽의 활용이 얼마나 내게 큰 것을 가져다줄지, 벌써부터 내심 기대가 된다. 다이어트처럼, 차근 차근 지켜볼 수 있는 나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