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가 거의 끝났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 조모임 1회랑 발표 한번이 남긴 했다. 한 과목이 아직 마무리 안되었지만 deliverable은 거의 끝났으니 이제 정규교과에서 남은건 두과목. 세과목이지만 하나는 Independent Study라서 스스로 공부하면 되고, 개강도 아직 3주 넘게 남아서 크게 부담도 없다.
학기가 끝난다. 4년전 내 잘못된 비자 하나로 꼬인 실타래 하나를 풀기 위해 이렇게나 긴 길을 걸었다. 그때 만약 한학기를 더 들었다면 어땠을까, 그때 만약 대학원을 다시 갔다면 어땠을까. 괜한 스타트업이라는 자존심 하나가, 인생은 올인해야 한다는 잘못된 신념이, 나는 멀티테스킹이 불가능하다는 그릇된 믿음이 결론적으로 나를 이렇게 돌고 돌게 만들었던 것이다.
삶은 절대로 어디 하나에 올인할 수 없다. 계속해서 찾고, 나에게 맞는 방향을 추구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올인해서 100%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것은 맞지만 만약 그것이 안되었을 경우에는? 나를 뒷바라지 해주는 가족들은 누가 책임지나. 그것도 하루이틀이어야지 몇년이 지속되면, 그건 폐인이 아닐까. 이 생각이 들기까지 정말 길고 긴 시간을 소비했고, 이제서야 나는 조금은 더 어른이 된 느낌이다.
전에 글에도 썼지만 어차피 올해는 취업이 가장 최우선이고 이를 위해서 학교 마무리는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중에 학교가 끝나가는 것이다. 정말 2012년에 병특 시절만 해도 대체 학교에 언제 돌아가지 하면서 5년을 버텼는데, 학교에 돌아가고 벌써 9년이다. 학부 3년, 대학원 2년에 +1년. 총 6년. 박사를 했다면 이미 취득했을 시간. 솔직히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지금이라도 돌아간다면 한 2013년쯤으로 돌아가서 하루하루 꾸준히 영어공부나 하고싶다. 결국 꾸준함이 정답 아니던가. 어디 하나라도 Shortcut은 없다. 방향을 정확히 안다면 꾸준히 공부할 수 밖에 없다. 외국어 공부가 이를 위한 아주 좋은 수단 중 하나이고 말이다.
학기가 끝난 만큼, 난 그냥 원래 하던 꾸준한 공부나 계속하려고 한다. 꾸준함이 정답이다. 그리고 꾸준함이 되려면 정말 아무런 생각도 없이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게 습관이다. 코딩공부, 외국어(프랑스어,영어,중국어)는 계속 하고, 여기에 사이드 프로젝트 하고 머신러닝과 데이터 관련해서 밀렸던 공부들 쭉 하고 그러면 되지뭐. 어려울께 뭐가 있겠는가. 너무 걱정하지도, 조급해 할 필요도 없다. 면접이던 뭐던 모든것이 그냥 다 기본 실력이니깐.
그래도 학교가 끝난건 감회가 새롭다. 다시 학교에 돌아갈 것인가? 그래도 이 “네트워크”를 쌓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메리트가 큰 것 같다. CMU네트워크만 해도 솔직히 이정도일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그래서 학비가 몇만불씩 하더라도 사실 아깝지가 않은 것이다. 그게 꼭 ‘취직’때문은 아니다. 요즘엔 친구들을 점차 만나가다 보니깐 이 네트워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고, 얼마나 내가 깨어있는 사고를 가지게 만드는지, 그리고 결국 네트워크가 거의 전부라는 사실을 점차 인지한다. 한국에서도 서연고포카 그런게 비단 공부를 잘하는 집단이란게 아니라 결국 네트워크고, 네트워크가 있어야지 내 생각에 대해서 어느정도 verify할 수 있는 Pool이 생성되는 것이다.
일단은 회사로 가서 또다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싶다. 내가 큰 회사를 목표로 하는 것도 그렇다. 사실 급여로 따지면 대부분 회사가 거기서 거기다. 물론 보너스나 equity이런 부차적인거 따지면 다른 이야기지만. 돈을 따진다면 회사를 고를 가치가 그리 많아지지 않는다. 내가 정말 얻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을 따져봤을 때 지금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은 네트워크이다. motivation, inspiration을 줄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는 정말 잘 맞는 친구를 딱 한명 찾았다. 그런데 그 한명의 친구가 크다. 그래서 점차 이 나의 네트워크를 넓혀나가면서 나만의 이미지를 갖추고 싶다. 그게 원래도 내가 좋아하던 모습이 아니던가.
할 일이 많다. 그리고 그것은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당분간은 학교로 돌아가지 않으련다. 점차 내 모습을 미리 잡아낼 것이다. 9개월간 고생한 내게 그래도 super Matthew! Merci beauco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