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비행기 발권, 새로운 다이어트에 대한 고찰

여러모로 마음이 많이 안정되고 있다. 코로나 블루가 끝나가고, 어제는 친한 후배와 줌으로 술한잔 들이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워낙 신뢰가 있는 친구라 DevOps에 대해 최신기술을 배워보고자 하는 마음이 커서 한번 유라임의 인프라를 담당해 보라고 예전에 써둔 유라임 인프라 관련 글부터 주었다. 아마도 인턴으로 일할 듯 싶은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아직 유라임을 회사 등록을 하지 않았는데, 어차피 미국에서 사업을 하기는 당장에는 힘들어서 한국에서 법인을 만들던가 투자처의 명의를 빌려서 진행하던가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사업이라는게 사람과의 관계라는 것을 이제서야 느낀다. 좋은 사람을 pool로 가지고 있으면 그게 모여서 사업이 된다는 사실. 왜 지금까지 간과했을까, 사실 어려웠다. 이런 사실을 인지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던 것도 사실이다. 혼자서 사업을 해도 실력이 있으면 되겠지 라는 생각이 무모한 것을 인지하는데 까지 몇 년이 걸렸다는게 슬프다. 유라임을 2013년부터 기획했는데, 결국 지금에 와서야 나는 개발력이 그나마 갖춰졌고 개발 속도가 예전에 생각하던 그정도로 “이제서야”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한국에 가서 비자를 바꾸고 와야 하고 겸사겸사 사업 관련된 일도 진행할 겸 해서 한국행 티켓을 끊었다. 8/1에 도착해서 거의 3주 좀 넘게 있다가 오는 것으로 했다. 처음으로 와이프도 함께 못가고 원래 타던 대한항공은 워낙 비싸져서 아시아나로 끊었다. 아직도 코로나 여파가 끊이지 않아서 왠지모르게 감염될까봐 불안하긴 한데 한국에는 완치자도 많고, 계속해서 조심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도 들고, 어차피 가면 2주 격리를 해야하는데 그 시간동안 어떻게 낫지 않겠나 싶기도 하고, 왠지모르게 8월쯤 가면 조금 잠잠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시작은 비행기표 발권으로 시작했다.

확실히 타임라인이 어느정도 잡히니 올해의 방황아닌 방황도 거의 끝을 보인다. 특히나 예넌처럼 술에 대한 방황과 싸움이 컸는데, 내가내린 결론은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라는 것이다. 내가 술먹는 것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는데, 사실 하루에 반주로 맥주 한두잔 먹는 것은 전부터 크게 문제는 안되었다. 20대를 지켜보면 내 문제는 간혹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과음을 하는 것과 생각이 많아졌을 때 혼술을 했던 점이다. 그래도 혼술을 했을 때에 막 크게 폭주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어차피 편의점 맥주 한두캔이었다. 소주는 싫어했고, 막걸리나 맥주였는데 혼술이 어느정도 사라졌을 때에는 집에서 부모님과 저녁때 한두캔 먹는 것으로 대신했었다.

결혼 후 미국에 와서 술문제는 깊어져 갔다. 특히 야식. 학교가 거의 밤수업이라 끝나고 9시에 오면 왠지모를 스트레스에 (특히 영어) 와인 한두잔 하기 쉽상이었다. 와인맛은 아직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와인을 핑계로 요리를 하였고 저녁 9~11시 사이에 고칼로리의 음식과 와인을 먹 기 시작했다. 그때는 끌로이도 온종일 집에만 있어서 하루종일 나만 기다리다가 스트레스가 쌓였으려나. 여튼 나는 8시쯤 출근해서 학교갔다가 9시에 오니 좀 그런생활이 힘들었다. 나는 당연히 학교 수업도 크게 어렵지 않고 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팀플이 이를 깼고, 학교에서 사실 배우는 것도 없이 시간소비 하는것도 너무나도 컸고.. 뭐 좌우간 안맞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는데 바보처럼 난 포기하지 못했다.

어쨌든 그런 와인과 야식에 대한 습관이 내장지방을 채우게 하였고 수면패턴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 그러던 것이 점차 커져서는 지금에 이르렀다. 4년 정도 그런 생활을 하다보니 내 얼굴과 몸이 못 알아볼 정도로 변해감을 느꼈다. 변화가 필요했고, 그래서 다시 20대의 생활로 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결국 그 때로 돌아가려면 안정밖에 없다고 느꼈다. 내가 계속해서 지키려고 노력하는 10시취침 4시기상, 그리고 저녁을 먹는 삶. 저녁이라 해도 6시 이전에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결국 지금까지 어쩌면 망가진(?) 생활패턴이 나를 만들었다고 해야지 싶다. 예전엔 3시세끼를 다 먹었는데도 살이 찌지도 빠지지도 않았는데, 작년부터는 간헐적 단식을 한답시고 8-3시만 먹고 안먹고 했는데 잘 버티는 날도 있었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못하더라. 이런게 요요라는 것일까. 2년정도 그런 생활을 하고 운동을 열심히 했지만 결국 다이어트는 본전으로 돌아가기 일수였으니 그렇다고 봐야겠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이 예전으로 돌아가기. 아침은 가볍게, 점심은 일반식, 저녁도 가볍게. 어쨌든 먹긴 먹는 것이다. 어제부터 이렇게 먹어봤는데 왠걸, 온도가 35도까지 올라가고 스트레스 지수가 맥시멈으로 차오르던 어제, 심지어 시원한 맥주를 벌크로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두고 요가를 하고 샤워하고 보니 너무나도 졸리다. 게다가 그 전에 시원한 탄산수 1리터를 마셨는데 그 좋아하는 맥주 생각이 이상하리만큼 사라졌다. 그리고 10시에 잠에 들었고, 지금은 4시에 일어나서 글을 쓰고있다.

이런게 변화라고 봐야할까? 좀더 두고봐야겠지만 확실히 개운한 것은 있다. 간헐적 단식을 할 때에는 아침에 거의 폭식을 하였다. 배가 부르고 졸릴때까지 먹어야지만 만족했었다. 그런데 다이어트라는건 그게 아니었다. 매 끼를 꼬박 챙겨먹되, 양을 줄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먹는 간식들을 줄여나가는 것. 간식을 줄이려면 식사를 제때제때 하는게 그렇게나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7-8시 아침을 가볍게 우유 바나나 야채쥬스 정도로 하고, 점심은 11시에 일반식으로, 3시쯤 간식으로 과일, 5-6시에 저녁으로 왠만하면 샐러드를 먹지만 일반식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 결국 지금 내가 피해야 할 것은 폭식이고, 잡아야 할 것은 생활패턴이니 말이다.

저녁이 있던 20대가 그립다. 6시면 저녁밥을 준비하시던 어머니, 7시쯤에 온가족이 모여서 식사를 하고, 8시에 방에 들어가서 이리저리 하다가 10시면 졸려서 잠을 자곤 하던 시절. 결국 그 타임라인은 누가 잡았던 것이고 어떻게 안정적인 마음이 생겼는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 특히 정리가 정말 필요하다. 결국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내 방만 치우면 됬었지만 이제는 꾸준히 내 ‘집’을 치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정리된 환경 속에서 조금씩 더 만들어 가련다. 정리를 먼저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