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나태에 잠식되다.

 개강 둘째주라고 연신 술을 먹어대서 그런지, 체력도 많이 약해졌고 무엇보다 계획한 것들을 실천하지 못해서 그런지 자신감도 많이 상실됬다. 머릿속에는 “해야하는데..” 라는 생각 뿐, 실제로 하진 않는다. 그야말로 나태에 잠식되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블로깅도 쓰다만 글만 한 5개쯤 되나.. 참으로 나란 존재, 너무나도 나태해졌다.


 원인을 곰곰히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 원인은 다름아닌 내 성급한 성격에 있다고 생각된다. 차분해야 하는데, 빨리빨리 모든지 얻고싶은 마음에 결국 두마리 토끼를 다 잃는 것이다. 이번에도 시간표를 기존처럼 고정시켜 놓으면 괜찮았을 것을, 괜히 오버해서 3학점을 더 추가했다가 하루하루 시간이 너무나도 촉박해져 버렸다. 게다가 생전 처음 듣는 부전공 수업도 생각보다 공부량이 많고, 아직 실제로 공부를 시작하지 않아서 불안한 것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요즘 개발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 개발부터 해서 사이트 개발, 그리고 내 개인개발까지.. 사실 이를 위해서 내가 일부로 15학점만 들으려 한 것이었는데, 왜 난 괜히 오버를 한 것일까. 지금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대학원 진학을 위해 물론 학점이 중요하지만, 15학점으로 받는 4.0이상이냐, 18학점으로 받는 3.5 이상이냐. 그것의 격차는 상당히 클 것이다. 이럴 때야말로 아버지가 전부터 강조하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생각해보니 여지껏 인생에서 무언가를 꾸준히 해본 적이 정말로 없는 것 같다. 난 모든 결과가 바로 오늘, 지금 당장 나타나기를 바랬고 그러다 보니 좌절도 너무나도 쉽게 한 것 같다. 미국 대학원 진학이란 목표가 사실 여간 쉬운 것은 아니다. 2013년을 기준으로 못해도 3년 후인 2016년에나 입학이 될텐데, 눈감고 뜨면 바로 앞에 대학원 apply메일이 와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지금의 작은 목표부터 채워나가야 하는데, 나는 그걸 잘 못한다. 


 학점을 채우는 것보다 얼마나 높은 학점을 받느냐가 중요하고, 어떤 과목을 배우느냐가 중요하다. 계절학기때 해외인턴이나 여름학기의 교환학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년의 한학기 교환학생이 중요하다. 남은 시간동안 해외를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남은 기간동안 그간 생각만 해온 나만의 작품을 “꾸준히”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부차적인 것들이 단순히 욕심보다는 많이 남아있다.


 그래도 올해부터는 토플성적도 나름 받았고 시작은 좋다. 얼마 전 13학번 후배들을 알고자 하는 욕심은 있었지만 이내 져버리게 되었다. 공부가 우선이다. 그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벼락치기 형식으로만 하던 공부를, 올해부터는 좀 해보려고 한다. 올 초에 결심했듯이 과모임보다는 다른 사회생활을 더 재밌게,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어쨌든, 나태라는 것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고, 이제 다시 힘껏 도약하면 된다. 귀찮고, 힘들어도 여유 속에서 모든 것들을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다시금 여유를 가지고, 화이팅을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