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 직장인, 공부할께 많다.

요즘 회사가 점점 편해진다. 심지어 이번 주는 내내 6~7시에 퇴근할 정도로 편해졌다.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 주부터 새로운 디자인팀 차장(여성분)이 입사했다. 디자인 총괄이라나.. 아웃소싱 업체니깐 뭐 인력 관리나 제안서 분석 정도를 하겠지.. 어쨌든 오자마자 6시에 칼퇴근! 앗싸좋구나, 덩달아 나머지 디자이너 두 분도 퇴근, 뻘쭘한 분위기에서 실장조차 퇴근을 은근 강요받는다. 그리고, 실장도 나 먼저 보내고 금방 퇴근~!

중요한 것은!! 우리 실장은 그 차장에게 꼼짝 못한다. 내가 만약 전처럼 실장 옆자리에 있었다면 아마 내가 옆에 있으니 실장도 야근할 맘 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혼자인걸 ㅋㅋ

병특 9개월 만에 이 얼마나 기쁜 나날들인지 모른다. 얼마나 불평불만이 많던 하루 하루였던가.. 결국 군대에서도 상병 꺾이면 편해진다고 하는데, 난 이제 갓 일병 단정도? 곧 있음 인턴도 들어오고 내년에는 새로운 병특도 들어오고 하면 확실히 입지가 굳어진다.(그쯤이 상병 다는 때가 아닐까?)

지금도 한 개의 공공기관 사이트를 나 홀로 유지보수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만 해도 입지가 크긴 하다. 거기다가 짬밥을 날로 먹은 것은 또 아니라서(정말 하루도 야근 안한 날이 없을 정도로..) 정말 이젠 신규 개발 조차도 두렵지 않다. 다만, 아직 디테일한 면이 부족해서 가끔 삽질을 하지만 스케줄을 조절할 정도의 능력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만하지 않는다.
내가 능력이 아주 대단한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회사에서 하는 유지보수가 전부다. “공부”를 하는 게 없다는 것이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 회사에 있으면서 분명히 나는 자바 쪽으로는 탄탄한 기술을 잡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지금 asp나 asp.net도 하긴 하지만, 너무 쓸데없다. 그리고, 이젠 잘 이해가 가지도 않는다. 꼭 닷넷을 고집해서 하라면 하지만, 개발을 하라고 하면 자바를 지향하고 싶다.

그리고, 공부를 많이해야 한다. 지금 간단히 계획 잡은것은..

– 복근단련, 뱃살빼기, 금연/금주(맥주 제외)
– Flex/Air/안드로이드 및 자바 프로그래밍 중급자 이상 실력 갖추기
– 개인 프로젝트 10개 이상 진행
– 정보처리기사, SCJP
– TOEFL IBT 80 이상
– 편입학원 다니기(예정)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보다시피 별로 없다. 구체화를 시켜 나가야 할 듯 하다. “TOEFL IBT 80점 이상” 얼마나 구체적인 목표인가.. 편입학원 다니기나 중급자 이상 실력 갖추기는 아직 구체화 되지 않은 목표이다.

병특이란 기간이 참으로 좋긴 하지만 회사 생활을 제대로 안 할 수도 없다. 눈치껏 야근도 해야하고, 스케줄은 분명 맞춰야 하고, 사수나 상사들 눈치도 잘 살펴야 하는 등. 흠, 군대랑 비슷한가?

요즘 나랑 비슷한 시기에 병특 준비하다 결국 공군으로 간 친구가 있는데, 지금 계속 후회하고 있다. 군기간동안 11,000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 군대인지라 일단 군에 갇혀있다는 압박(?)과 가끔 무의미한 시간이 돌아간다는 그 허무함 등이 그 친구의 가장 큰 압박인 듯하다.

그런 것에 비하면 나는 참 병특을 잘 갔다고 생각한다. 기존까지는 정말 8개월 내~내 야근(1주일에 하루 정도만 일찍가고..)에다가 집에 오면 피곤해서 자기 일수, 그러다가 정말 7개월쯤 지나니깐 내가 뭐 하는 짓인가 싶더라. 뭐 하나 이룬 것도 없고, 프로그래밍은 회사에서 하던게 다이고.. 이래놓고 내가 프로그래머라니?

그래서 하루하루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구글 캘린더에 나의 운동기록,식사기록,공부기록,술먹은 기록을 적기 시작하고 구글 문서도구에 매일매일을 한줄의 코멘트로 남기기 시작했다. 본래 트위터로 남기려 했으나, 몇몇 내용은 민감한 부분인지라.. (-ㅅ-)

이렇게 일찍 퇴근을 하면 최소한 하루에 4시간 정도는 나만의 시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특히, 프로그래밍 공부는 회사에서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할 땐 일하고 공부할땐 공부하고~ 눈치도 안보고 얼마나 좋은가 ㅎㅎ

그나저나 회사도 4년동안 다니니깐 지겹다 -_-.. 하아~~ 앞으로 2년을 더 다녀야되 ㅜㅜ 아 나는 정말 학과 공부가 그립다. 그때 왜 내가 더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왜 대학이 싫었을까? 싶다. 대충 말로 얼버부리면 A+주는 그런 과에서 내가 어떠한 비전을 느꼈을까? 그건 맞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성공의 열쇠는 바로 열정에 있다 생각했는데, 그래서 시작한 벤처는 결국 애들 장난이었을 뿐이다. 돈만 무쟈게 들어갔던.. 많이 속상하지만 그간 많은 사람들의 일생을 접하면서 큰것을 이루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를 알았다.

어쨌든 열심히 해야겠다. 공부란 끝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그것이 왜 필요한 지 알았으니 -> 이걸 느끼기 위해 올 한해를 보낸 것 같다. 최고의 병역 시절(?) 및 직장 생활을 하기 위해서 오늘도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