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준비.


 방학기간 두달간의 GRE학원도 마무리의 기미가 보이고, 한편으로는 3월 개강이 다시 다가온다. 이제 마지막 있을 학부생활, 동기들은 모두 졸업을 하고 떠나갔지만 나는 아직도 그곳에 존재한다. Senior라는게 사뭇 새롭지만 말이다. 


 사무실에 출근해서 3월에 뭔가 변화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구매한 것이 바로 저 파티션. 사실 내 사무실은 사무실이라기 보다는 잠시 빌린 창고라고 할 수 있다. 가끔은 정말 창고가 가득 찰 정도로 물품이 많이 들어오곤 하고, 사람들도 자주 왔다갔다 하곤 한다. 그런데 이 공간에서 나는 올해 정말 중요하게 만들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런 생각에 사무실을 슬슬 정리하다 보니 무언가 허전하더라, 그래서 구매한 것이 파티션과 서랍장이었다.

 


 파티션 하나 구매로 생각보다 엄청난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파티션을 설치하고, 일종의 나만의 공간을 만든 것이 정말 얼마만인지.. 한편으론 6년전 사업을 하던 때가 생각난다. 25명의 직원들을 위해 Visio로 그들의 공간을 설계하고, 저 높은 파티션과 그 위에 책꽃이까지 만들어주고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그토록 애썼었는데, 지금은 정말 추억이구나 


 간단히 책상 위 소개를 하자면, 화면에는 가려져있지만 오른쪽에 24인치 모니터가 한대 더 있다. 돈이 없어서 뭐 UHD같은건 엄두도 못내고 모니터들은 세대 다 DELL의 제품이다. 모두 24인치, 가장 왼쪽에 꺼져있는 모니터는 아래 나름 고사양의 데탑을 위한 것인데 요즘 윈도우를 안쓰다 보니 그냥 꺼둔다. 나머지 세 대의 모니터는 모두 내 맥프레에 물려있다. DVI 2개에 HDMI 하나까지.


 여기에 추가적으로 삼성 레이저 프린터와 아이패드 미니, 그리고 책상위에는 나의 오랜 친구 Topre Realforce 87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오른쪽에 Yamaha S08 Synthesizer와 Numark Mixtrack Pro 2 그리고 모니터링 헤드폰까지.

 


 그러고보니 요즘 개인적으로 믹싱 작업에 푹 빠져있다. 작곡은 솔직히 못하는데 간단한 믹싱은 너무나도 재밌다. 작년부터 SoundCloud로 꾸준히 Afrojack의 jack the radio라던가 Hardwell on Air, I need R3hab, David Guetta DJ 등을 들으면서 Track list를 살펴왔고, Beat Port등에서 수집한 노래등을 통해 나만의 사운드셋을 만들고 있다. 작년부터 정말 엄청나게 바래왔던 것인데, 아직은 자연스러운 디제잉을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도 공부하다, 프로그래밍 하다가 머리를 식히기에는 정말 최적인 것 같다.


 주말에는 끌로이와 GMAT관련된 자료를 함께 수집하려고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MBA는 한참 먼 나중에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제 참석한 모 어학원의 설명회에서 듣기론, Essay작성이 왠지 지금 내가 공략하고 있는 대학원 진학의 전반적인 일환인 것처럼 느껴졌다. 끌로이 때문에 참석한 설명회에서 왠지모르게 큰 정보를 얻고 간 기분이었다. 


 그러고 보니 GRE시험도 얼마 안남았고, 심지어 토플까지도 얼마 안남았다. 그래도 뭔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기면서 하고 있다. 학원 선생님은 긴장을 해야 한다 하는데 과연 긴장한다는 것이 얼마만큼의 내게 큰 도움이 될까. 지금 내게 더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때문에 엊그제부터 시간죽이는데 최고인 Facebook을 거의 탈퇴하다 시피 하였고, 조금 더 깊은 고민을 해보고 핸드폰 번호도 바꿀까 싶기도 하다. 

 

 미세먼지로 썩 좋지않은 날씨이지만, 어쨌든 날씨는 따뜻해졌다. 주말엔 처음으로 속에다 반팔을 입고 나와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하니 이젠 뭐 사무실, 걸어가도 좋겠구만. 버스시간에 쫓겨서 새벽에 못일어난 것을 생각하면 봄, 여름, 가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사뭇 알 것만 같다. 따뜻한 날씨인 만큼, 더 그곳이 가고싶어진다. San Francisco, 2년전에 주었던 몇 일 간의 따뜻했던 여운이 지금의 몇년간 지금의 나를 이끈다. 이제 3월이다. 더 달리고 싶고, 더 따뜻해 지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