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첫주가 벌써 이틀이 지나가고 있다. 아직도 나는 눈을 감으면 샌디에이고의 해변가가 보이고 어디선가 “메튜!” 하면서 친구들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말은 버벅이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얘기하려는 나 자신의 모습이 참으로 가상하다.
머릿속의 생각이지만 이는 나 자신의 생각에 대해 잘 말해주는 내용이다. 눈을 감으면 미국에서의 삶이 보이는 것처럼, 나 또한 예전부터 유학을 가고싶다는 꿈이 보다 더 선명하고 절실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귀국 후 1주일, 내 삶의 많은 것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진로를 확실하게 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대학원을 생각했었는데, 물론 IT기술이야 대학원 가서 배울것도 많긴 한데 난 솔직히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중요한것은 개인의 관심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 대학 3차학기 동안 내가 배운것? 아는 것을 정리했을 뿐이다.
나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다. 대학에 처음 왔을때는 정말 나처럼 컴퓨터를 사랑할 정도로 좋아하고, 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 어떤 분야로든지간에 컴퓨터를 “좋아하기” 때문에 대학을 온 친구들로만 가득차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였다. 되려 내가 바라는 친구들은 극소수에 불과했고, 모두들 취업을 바라고 혹은 수능점수에 맞춰서 진학한 것이다.
지금 내 동기들은 이제 막 입사한 친구도 있고 약간씩 연차를 쌓아둔 친구도 있지만 어쨌든간에 대부분 대기업에 취직하였다. 일종의 전례라고 해야하나, 약간 내 생각에는 우리 과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컴퓨터 관련 학부는 취직이 잘 되는 편인 것 같다. 그리고 대부분은 LG나 삼성 등의 대기업에 취직하곤 한다.
아마 이는 몇년전부터 시작된 국제적인 스마트폰 전쟁과 더불어 SNS 및 IT관련 기술들이 속출하면서 우리나라도 경쟁력을 갖기 위해 대기업에서 인재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그만큼 IT쪽의 인력풀이 넓어지면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는 것에 있어서는 나도 크게 동의하는 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작 실력있는 친구들은 올바른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주변에는 정말 실력있는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 하드웨어 전문가 등의 “친구들”이 여럿 있다. 20대 중후반에서 30대에 들어선 이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무언가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하고 나아간다. 대학4년+군대2년->대기업 이런 일반적인 케이스가 아니라 대부분 대학을 휴학하거나 아에 자퇴의 길을 선택한 친구들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학의 교과과정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 나름대로 컴퓨터 관련 분야를 국내든 해외든 못해도 10~20여년은 공부했던 여러 교수님들의 커리큘럼인데, 이를 비난한다면 나 자신은 앞으로 국내 IT분야에서 설 곳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전문대와는 다르다며 실무적인 프로그래밍 교육을 거의 안시키는 4년제 대학에 대해서는 약간 불만이다. 낚시를 하는데 낚시방법은 혼자 알아야 하고 낚시줄과 낚시대의 구성요소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심정이니 말이다.
여튼 자만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도 나름대로 프로그래밍을 수년간 해왔고, 이에 따라 실력이 높지는 않지만 여러 기술을 건드려본 경험에 무언가 혼자서 어떤 웹 서비스를 만들어 보는 것이 내 꿈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세계를 무대로 어떠한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무대는 나는 미국을 희망한다.
문제는 미국을 희망하는 데에 아직 나는 택도없이 부족한 영어실력에 있다. 더 나아가 현재 나는 대학생이고 그 동안 여타 친구들과 다른 길을 걸어온 나 자신에게 있다. 늦은 만큼 이젠 더 도전해 볼 수도 없다. 잠시나마 미국 대학교로의 전학(Transfer)를 생각했었는데, 준비할 수 있는 기간도 짧을 뿐더러 너무 많은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이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서 대학원을 미국으로 갈까 생각을 하는데 이 또한 만만치 않다. 아직까지 정보도 확실하지 않고, 모든 정보가 영어라서 아직 영어에 익숙치 않은 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없다. 때문에 내 진로 또한 제대로 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글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답변은 그렇다. 미국을 희망하면 미국으로 가면 되는데, 영어를 만들고 가자는 것이다.
냉정하게 생각해서, 그 동안 내가 영어에 미친듯 올인한 적이 있던가? 정말 손으로 꼽을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영어에 미친듯 올인한 적이 없다. 바로 그게 나의 문제점이다.
열심히 해야겠다. 영어라는 것을 열심히 한다면, 기회는 언젠가는 찾아오겠지.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짧은 길 이외에도 더 많은 길이 보일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세계최고의 나, 화이팅을 오랜만에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