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가 되고 싶다.

 요즘 드는 생각은 자꾸만 DJ가 되고싶다는 생각 뿐이다. 사실 언제부턴가 “되고 싶다” 라는 의미는 매우 무색해 지긴 했지만, 지난번 World DJ Festival을 다녀온 이후, 그리고 WDJF 웹 사이트를 만들면서 내 생각은 매우 많이 바뀌었다. 자유가 주는 이면에 대해서. 그것은 마치 나의 의지와도 같았다.

 작년엔 썩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꽤나 나도 프리랜서로서 걸어가는 이 길이 매우 즐겁기만 하다. 물론 한 회사에 소속되어 있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리저리의 편의를 위한 일일 뿐, 재미있는 작업을 위주로 선택할 수 있는 나의 길이 나는 매우 마음에 든다. 

  • 업무적으로는 회사일을 통해 실무 전반에 서고, 전산작업 과 같은 허드렛 일은 언제나 내가 회사 신입 초창기때를 돌아보게 만든다. 이를 통해 익히게 된 얼마전 시작한 Scala와 spray, play framework 등에 대한 기술 공부도 즐겁기 그지없다. 
  • 이어 웹에 있어서의 표준을 전파하고자 시작한 HTML5 번역도 결국 한권의 레퍼런스를 만들기까지 발전했고, 교육자로서의 꿈을 꾸게 만든다.
  • 학과 공부는 학문에 있어서의 컴퓨터를 돌아보게 만든다. 실무에서의 프레임워크 사용만이 100% 학문을 위한 길이 아님을 알게 된다.
  • 올해 WDJF 사이트를 담당해서 jQuery의 다양한 Framework를 알게 된 것이라던가, WordPress를 customizing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모두 내가 선택해서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프리랜서의 메리트가 아닐까. 물론, 국내 기업 특성상 회사는 공사를 구분짓지 못하는 사람을 썩 내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지만, 나의 이러한 프리한 발전 과정은 향후 해외 진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작용한다. 일을 집까지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일을 사랑해서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DJ얘기를 하다 딴길로 셌는데, 요즘 Afrojack, Hardwell, Dash Berlin 등 여러 일렉트로닉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접하고 있다. 특히 Afrojack은 Grammy에서 Nomination되었다는 것을 듣고 아 이제 정말 믹싱 음악이 단순히 흥을 넘어서서 하나의 음악 장르로써 인정받고 있는구나 싶었다.

 중학교때 그렇게나 미친듯 들었던 Limp Bizkit 에는 DJ Lethal이 속해 있었다. 솔직히 말해 나는 한국인 DJ가 있던 Linkin Park보다는 DJ lethal이 너무 끌렸다. My Generation에서 프레드의 “DJ lethal, Bring it on!” 이후 나오는 DJing은 아직도 내 기억속에 짧은 시간에 엄청난 임펙트를 주었던 사운드로 기억한다.

 때문에 나는 중학교 때 나는 밴드부에 들어가기 위해 DJ장비를 주장했었는데(물론 학교측에선 터무니없다는 이유로 날 거부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DJ Lethal을 바라보며, 나는 그저 헤비메탈과 일본 아이돌 음악, 그리고 20대 초반을 Brit pop과 모던락과 함께 보냈다.


 그리고 이제서야 뒤늣게 다시금 DJ음악을 접하게 된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일렉트로닉 음악이다. 페스티발에서 DJ가 틀어주는, 그가 믹싱한 한시간의 노래를 통해 그 수 많은 사람들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내가 추구하는 “만인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라는 취지와 너무나도 크게 일치했다. 또한 DJ가 소유하는 여러 장비들, 특히 헤드폰과 Macbook. 고등학교때 한창 헤드폰의 세계에 빠져 살았던 나로썬 추억도 그런 추억이 없다. 2006년, Macbook을 처음 사고 logic을 통한 내 신디사이저의 퍼포먼스를 대거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 또한 한 몫을 한 것 같다.


 무엇보다 많은 부분이 DJ는 프로그래머와 비슷한 것 같다. 그들이 만들어 가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흥겹게 해주는 것, 웹 세상에서 한 사람이 소비하는 짧은 시간을 최대한 useful하고 흥겹게 만들어 가야 하는 웹 프로그래머와 비슷하다.


 그래서 이번 유럽 여행때 DJ장비를 하나 둘 구매해서 오려고 한다. 내가 가지고 싶은 소유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비싼 장난감들. 그것들을 하나 둘 모으며 나는 또한 새롭게 DJ라는 꿈을 마음 한편에서 키우게 된다. 

 한편으로는 DJ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되고 싶은 것들. CEO부터 해서 웹 프로그래머 및 디자이너, 서버 프로그래머, DBMS, 컴퓨터 공학 교수, HTML5 강사, 뉴에이지 아티스트, 피아니스트 등. 이런 것들이 비단 어느 최고점에 도달해야 내가 가질 수 있는 것들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다만, 나는 나의 꿈을 융합해서 정해진 직업을 가진 사람이 아닌 나 자신, 메튜장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 어떠한 수식어도 필요없다. 메튜장 이라는 나의 브랜드, 그것을 위해 나는 오늘도 내 꿈을 이루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