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Visa 생각/회사생활이 그립다.

일할 수 있는 신분

스타트업을 위한 개인 회사의 모습은 거의 갖췄다. 이제 나 스스로의 비자 문제가 남았는데, 내 신분을 일할 수 있는 신분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학생비자로 이곳에 오긴 했는데, 글쎄 학생비자를 유지하면서 SSN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가끔 이곳 지인들과 얘기하면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가진 분들이 부럽긴 하더라. 그래도 운이 받쳐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이 비자문제인 듯 하다. 그리고, 미국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비자 스토리와 이를 사실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것도 스스로는 참으로 안타깝더라. 그런 모습이 왠지모르게 이곳 한인 사회에 투영이 되어, 아직까지는 서로서로 잘 챙겨주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 점이 사뭇 아쉽다. 비자지원 해주는 회사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이고, 타이밍도 잘 챙겨야하고, 변호사 없이 혼자서 하는건 생각하기 힘들고, 변호사 비용도 만만치 않고, 간혹 몇 번 한국과 미국을 오고가야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거처 문제도 있고 교통도 그렇고.. 솔직히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그런 모든 과정을 뚫고 간 사람이 지금의 미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시민권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들도 최소한 그들의 가족들이 미국에서 그런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모든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사실 내가 하는 것은 고생도 아니다. 학생비자 받아다가, OPT받고 서폿 해줄 회사 찾는 과정이 사실 가장 편한 것 같다. 조금만 눈을 낮추면 학비 저렴한 곳에 가서 생활비 등도 최소화 해서 살 수는 있지 않을까. 물론, 이 모든 것이 도전의 과정이지만 말이다.

개발중

어쨌든 캘리포니아의 복잡한 서류작업이 끝나니 이제야 홀가분하다. 약 3개월 정도 소요되었는데 이 기간동안 많이 한 것이 없다. 기껏해야 홈페이지 하나 만들고, 환경세팅 정도 했다. Git이나 JIRA, Jenkins등의 CI/VCS/Agile만 더 정리하고, 요즘엔 Microarchitecture에 대한 관심으로, Docker Orchestration으로 commit/push와 동시에 testing/deploy 가 되는 기존 환경에 추가로 docker container -> deploy and automatically A/B Testing 에 대한 전반적인 트래픽의 흐름에 대해 설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비용 문제상 최근 AWS와 DigitalOcean의 Hybrid를 역시나 트래픽에 맞춰 설계하려 하고 있다. (혹은 AWS의 inner session으로 처리하려고도 한다.)

백엔드 측면에서는 일단 Scala+Play 2.5로 돌려봤는데 개발 퍼포먼스가 좋아서 만족이다. 뭐 CSRF필터 같은건 Spring Boots에 비하면 훨씬 간결하다. 그리고 최근, Slick을 통해 Future에 대해 알게되었는데 덕분에 Action.async도 알게 되었다. 비동기 처리라.. 본래 Ajax도 당연히 비동기식이라 생각했지만 백엔드 자체에서의 비동기 처리라니 뭔가 신기하다. Thread Pool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니, 이게 전반적인 백엔드의 병목 현상을 줄여줄 것이라 사뭇 기대가 된다. 다만, RDB의 병목 현상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그래서 더욱 NoSql도 고려하게 되고, Amazon RDS도 생각중이다.

프론트는 여전히 내게 익숙한 angular 1.5를 사용하고 있다.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보다는, 개발 퍼포먼스가 우선이다. 어차피 리펙토링 하면 Angular 2.0이던 React이던 개념 자체를 다르게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이를 공부하자면 시간이 많이 들 것이라 생각하고 추후로 미루기로 했다. 서버는 한번 리펙토링 하면 hard-reboot을 해야 하는 무서운 경우가 없지않아 있지만 프론트는 그래도 웹이니깐, A/B등으로 새로 올리면 된다.

나 혼자

스타트업을 하며, 내가 생각한 것은 최소한 프로토타입까지는 혼자하는 것이다. 누구의 도움도 받고싶지 않다. 이해관계가 들어가는 순간, 특히 그것이 돈으로 환산되면 복잡해지는게 사업이라는 것이다. 오래전 한 사업에서는 자금은 충분했지만, 돈으로 산 사람들이라는 것, 그런 생각이 아직도 내겐 상처로 자리잡는다. 25명의 직원중에, 지금은 단 한명밖에 연락을 하지 않으니깐. 그때도 사실 잘 기획된 문서로 사람들을 회유하려고 했지만 그건 정말 ‘문서’에 불과했다. 그래서 더욱이나 시제품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운 조직생활

요즘 은근 많이 드는 생각이, 조직생활이 그립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도 구글 같은 큰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 스스로의 능력을 거대 기업에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고 싶다. 어떻게 보면 지금도 난 프리랜서이고, 1인 개발자이니깐. 그 생활을 4년 정도 했는데 슬슬 사회생활이 그립고 한편으론 미국에서의 사회생활을 경험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그래서 사실 미국에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려 하다가 사업으로 돌아서게 된 것이 이번 스타트업인 것이다. 어차피 스타트업의 목표는, 아니 최소한 나의 스타트업 목표는 내가 원하는 기업으로의 엑싯이다. 큰 조직에 합류하기 위해, 적어도 이 정도는 만들어 주는것이 하나의 “예의” 라고 생각한다. 나도 나만의 기업을 만들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개발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하려고 하고 있고, 욕심부리고 싶지 않다. 그리고 하나에 집중하고 싶다.

집중하자.

사실 지금은 뭔가 이야기를 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럴 때도 아니다. 그저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마치 프로젝트를 하던 그때처럼, 아니 공모전을 앞두고 친구들과 밤샘을 해서 개발하던 고등학교 시절처럼 말이다. 그래, 여지껏 너무 플밍에 손을 놓고 있었지.. 더 즐겁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때까지 지금은 단지, 집중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