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유럽여행에서 돌아오고 나서, 뭔가 해야 할 것은 알겠다면서 수영을 등록하고 어학원을 등록했다. 영어야 뭐 평소에도 꾸준히 하고싶어하는 것이고 수영 또한 예전부터 계속 배워야지 배워야지 하던 것을 겨우겨우 등록한 것 같다.


 하지만 본연의 나의 “업”은 프로그래밍과 디자인이다. 무언가를 창작하는 일, 그것이 내게는 너무나도 크게 결여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큰맘 먹고 사무실까지 얻어가며 나만의 작업공간을 차렸건만 왜이리 뭔가 손에 잡히지를 않는 것인지를 모르겠다.


 만들고자 하는 것들은 많다. 자기개발 웹서비스부터 해서 최근 나가게 되는 모 대회에 출품할 HTML5 웹앱 저작 툴, 그리고 현재 관리중인 모 사이트의 워드프레스 디자인까지, 게다가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획기적인 방향으로 웹디자인을 두세개 더 만들고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까지 전반적으로 혼자 다 맡아서 진행함으로써 나 자신의 능력을 어느정도 갖추고 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아, 모르겠다. 아직도 시차적응이 덜 된것인지 유럽에서 그토록이나 진지하게 생각하던 나의 생각과는 달리 나는 너무나도 나태해져 있다. 더 깊고 진하게 달리고 싶은데, 그게 왜이리도 힘들까. 유럽에서 살도 많이 쪄와서 그것도 스트레스고, 나에겐 해당되지 않을꺼라 생각한 영어와 관련된 자격 사항은 대학원 진학을 위해선 거의 필수처럼 되어버렸다.


 그냥 글을 쓰고싶다. 내가 이러이러한 상황이다는 것을 인터넷에 떠올린다. 그래봣자 보는 사람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겠지만 최소한의 마음은 편하지 않을까, 나약한 마음일까, 아니면 조급함일까. 차근차근 하면 이룰 수 있는 것을 나는 너무 빠르게 낙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오밤중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나를 위로해 주는 것은 클래식도, 뉴에이지도, 메탈음악도 아니다. 내가 생전 들으려 하지도 않았던 일렉트로닉 믹스 음악이다. 이런걸 보면 세상이란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글도 준구남방, 정신도 오락가락, 그래도 포기는 말아야지.. 삶이 다 이런 것 아니겠는가. 되는 날도 있고, 안되는 날도 있고 말이다. 오늘은 그만 퇴근해서 피로한 몸부터 추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