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에게 불쌍한 프로그래머.

어느새 입사한 지도 10개월이 다되어 간다. 조직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다른 것보다 내 주된 관심사는 우리 팀의 구조라는 것은 뭐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본래 아웃소싱 회사이다 보니 한 달에 한 건 정도 에이전시 업무를 받아오는데, 본연의 아웃소싱 업무는 갑자기 소외되고 이것저것 SI성 사업을 따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존 아웃소싱 인력을 회사에서 활용해서 계약직들을 통해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하더라.

그리고 올해 중반부터는 아예 우리 팀에서 유지보수가 아닌 신규개발성 프로젝트를 가져와서는 개발을 한다. 유지보수성 업무로 디자이너를 충원하더니 점점 늘어나서 지금은 내 주위에 디자이너가 3명 둘러쌓고 있다. 그들이 개발 적으로 필요한 업무는 내가 서포트 한다. 이제 실장은 PM의 업무를 하고 있다. 흠.. 정작 필요한 개발자는 다른 프로젝트로 끼워 맞추고 나의 위치는 참 애매모호할 따름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주 빡쎈 개발은 별로 없다는 것. 한번 빡쎄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 업무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디자이너들을 보면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다. “내겐 쉬워 보이는데, 저게 그렇게 시간이 드는 작업일까?” 나는 1시간이면 개발 끝나는데 디자이너들은 야근하며 개발해도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사람이 이렇게까지 투입된 것이 아닌가. 흠..

사실 나도 어렸을 때는 일러스트와 포토샵 등을 다루면서 디자이너의 꿈을 키워왔었다. 그러나, 이 디자인이라는 세계는 기본적인 창작에 있어서의 Base와 함께 최신 기술을 접목시켜서 “트랜드”를 또한 잘 맞추어야 하는 직업이다. 2000년도만 해도 개인홈페이지에서 플래시는 전혀 사용되지 않았는데, 내가 잠시 디자인에서 손떼고 프로그래밍에 한창이던 2003년도, 잠시 둘러본 디자인의 세계는 뭐 플래시는 완전히 디자이너의 기본이 되어 있던 것이다. 어쩌면, 개발 트랜드보다도 빠른 것이 디자인 트랜드가 아닌가 싶다.

그렇게 어려워 보이는 디자인의 영역, 그러나 프로그래머와 마찬가지로 디자이너들 역시 기초가 되어있지 않은 디자이너들이 넘쳐 흐른다. 아니, 관심조차 없고 그저 학원에서 배운 기술만으로 디자이너를 자처하고 나선 사람들.. 몰지각한 능력으로 어찌 그 어려운 디자이너의 관문을 통과하겠는가? 지금 우리 팀의 4년 차,6년 차,10년 차 디자이너들은 그런 의미에서는 칭찬해 줄만 하다. 창작의 고통은 잘 모르겠지만, 이 어려운 관문을 뚫고 지금까지 이 세계에서 잘 버텨온 것이 아니겠는가.

.. 그치만 눈으로 보이는 것과 내부 로직을 설계해서 기능을 구현하는 것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는 전자가 더 화려해 보이는 것이 사실인가 보다. 내가 참 솔직히 1주일은 작업할 걸 하루 만에 작업하면 프로그래머 출신이 아닌 이상 이를 너무 당연하게 여긴다는 사실, 이거야말로 개발자들을 김빠지게 하는 요인이 아닐까.. 코드의 예술, 에러 없는 소스코드, 매끈한 코딩, 그리고 철저한 설계와 문서화.. 이런 것들은 그저 개발자들끼리의 만족으로만 취급된다. 정말 트랜드가 될만한 기술을 창조하지 않고서는 개발자가 우대받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 디자이너들이 더욱이나 넘쳐날 지도 모르겠다. 포토샵, 일러스트.. 솔직히 툴적으로는 다루기 쉽지 않은가? 이클립스나 VS보다는 말이다. 최소한 나도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프리미어 정도는 어느 정도 다룰 수 있으니 말다했다.(-_ -!)

디자이너는 프로그래머를 이해 못하고, 프로그래머는 디자이너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요즘은 또 분업화를 잘 지원하기 위해 MS 같은데선 sketch flow인가를 또 만들고 협업 관계를 중시하여 대규모 IDE를 개발하곤 한다. Adobe사 역시 Air 및 Flex기술을 통해 eclipse와 어도비 그래픽 제품군의 협업을 중시한다.(물론, 아직 기획자가 설 영역이 미진하다고 판단되지만..) 웹 에이전시는 비단 디자이너의 작품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아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점점 기술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고 말이다.. 허무한 개발을 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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