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간관리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이 많아졌다. 우선 뭐 스티브 코비 박사나 하이럼 스미스 박사의 책을 보면 사명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열심히 이에 대해 고찰해 본 결과, 사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시작조차 하지 않았던 “목표”같은게 절반 이상이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결국 내가 지난 10년간 시간할애를 전혀 하지 않았고, 목표를 진지하게 바라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내 목표의 대부분은 사실 공부에 관련된 것이다. 책상에서 한두시간이라도 해야지만 결과를 볼 수 있는 그런것들이다. 그런데 사실 대학원이 끝나고, 아니 대학원을 다닐 때에도 책상에서 거의 시험이나 프로젝트 이런 것들에 의해 억지로 앉아서 공부를 했지, 그 이외에 내가 의지를 통해 책상에 앉았던 적은 거의 없다. 나는 이게 처음에는 너무 시험등을 통해 공부한게 많아서 이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더 생각해보니 결국 내게는 “공부습관”이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해, 공부를 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내가 그리 우등생도 아니었고, 나는 공부보다는 컴퓨터를 좋아했고 시간나면 공부보다는 게임이나 놀 거리를 찾았다. 그게 10대때도, 20대에도 계속된 것이다. 그래서 결국 보면, 사실 놀기는 정말 많이 놀았는데 생산적인 놀 것이 아닌, 거의 소모적이었다. 그래서 더 후회스럽고, 더 계획적으로 놀지 못했다. 계획적으로 논다는 것은 최근에 다녀온 휴가라던가, 간혹 있는 여행 같은 계획적인 것들인데 이런 것들에는 어떻게 보면 정말 말 그대로 “계획”이기 때문에 생산적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술먹고 노가리까고, 혹은 혼술하며 놀고, 그런건 소모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고 후자는 내 주된 놀이거리였던 것이다.
결국, 모든게 습관이었다. 소모적 놀이에 대한 습관, 이게 내게는 뿌리깊게 박혀 있었다. 공부가 싫었을까? 사실 책을 읽는게 싫었고, 강의를 보다 보면 졸렸고, 공부에 대한 필요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반면, 프로그래밍은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심오한 세계에 대해 즐거움을 느꼈다. 그런데 지금와서 느끼지만 사실 프로그래밍 자체도 하나의 큰 학문이고, 지금의 내가 즐거워 하는 것들을 보면 중고교 시절 배운 것들이 본래 즐거워야 했는데, 난 그저 “컴돌이”라는 생각에 컴퓨터만 했고, 사실 절반 가량은 게임이었다. 게임개발 자체도 즐거워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요새 내가 좋아하는 역사나 문학, 이런 것들이 사실 중고교 시절의 필수 교과였으니, 어떻게보면 좀 반대이긴 한데 어쨌든 그런 것들을 되려 그 시간에 즐겼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늦긴 했지만 어쨌든 나는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를 가능케 하려면 결국 습관을 바꿀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습관은 결국 내가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생각이다. 작년에 완성한 유라임은 결국 습관을 위한 툴인데, 지금은 현업에 쫓겨서 개발에 손조차 대고 있지 못한다. 어찌보면 시간을 내서 개발해야 할 것인데, 현실의 압박에 나는 무엇이 그토록 두려워서 “개발”이라는 큰 범주를 현업과 개인 프로젝트, 외주 등을 모조리 함축시키고는 쉴 때에는 개발조차 하지 않을까, 난 이게 스스로 큰 불만이라는 것이다. 집중력도 한 몫을 하지만, 결국 시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잘못된 습관을 만든 것이 가장 크다는게 내 분석이다.
공부습관, 개발습관, 결국 이 두가지가 지금까지 내가 갖지 못한 것이다. 10대나 20대에 비하면 거의 무한한 자유가 허락된 지금, 자유란 결국 시간의 활용이고 시간활용이 내 습관을 좌지우지 할 것이다. 소모적인 놀이가 주가 된 지금의 습관을 바꿀 수 있을까? 가능할 것이다. 지금 바꾸고 싶은 것은, 음주 횟수를 줄이고, 운동 횟수를 늘리고, 규칙적인 식사와, 집으로 현업의 일을 끌어오지 않고, 밖에서 5-8시간은 집중해서 일하고, 공부습관을 들이고, 개인개발과 외주에 시간할애를 더 하는 것이다. 노력이라기 보다는, 습관으로 만들 수 밖에 없다.
습관이란 정말 참으로 무서운 것 같다. 유라임을 어찌보면 커리어 패스에 대한 공유라기 보다는 습관을 위한 툴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 시간 들여서 유라임에 내가 가지고 싶은 저것들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더 실천할 수 있게 해야겠다. 눈으로 보이는 그것이 있어야만, 내겐 보상의 의미가 확실할 테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