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제로의 인생

솔직히 이런 일로 글을 쓰는게 부끄럽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너무 절실하게 들어서 글을 쓴다.

일단 기본적으로 벌써 몇 년을 술때문에 고생해서 산건지도 모르겠다. 습관이란게 무섭다. 혼술 내지는 집에서 먹는 술이 수년 째 계속되었다. 미국와서 제대로된 친구를 못사귄것도 문제이긴 했지만, 솔직히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방법이 그다지 않지 않았다. 한국에선 손쉽게 조금만 overload되어도 금방 밖에서 맥주한잔 할 수 있는 친구를 찾을 수 있었는데 ‘결혼’과 ‘미국행’이 동시에 겹치면서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받는 영어스트레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 많은 부분이 답답했다. 전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에는 밤늦게 끝나서 좋아라 했지만 팀플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늦게 끝나는 만큼 집에 10시가 넘어서 들어와서는 신혼 초라는 핑계로 야식을 만들고 와인 등과 먹던 모습이 계속해서 남아서 몸무게는 어느새 20키로정도가 쪄버렸다.

정말 다이어트라는게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실감한다. 악순환이란 것은 결국 그 연결고리를 끊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나의 악순환 1단계는 늦은저녁 -> 공허함 -> TV앞 쇼파 -> 어떠한 핑계로(티비에서 술을 봄, 과거 습관, 기타) 술을 찾게됨 -> (거의 무의식적으로) 술을 사러나감 -> 안주(주로 피자 혹은 햄버거)를 사옴 -> 쇼파와 한몸이 되어 넷플릭스와 맥주를 즐김

여기까지가 1차적인 음주의 행위이고, 2차적으로는 어느정도 적당한 취기가 오르면 문제는 잠을 더 자지 않고 추가적으로 술을 더 사온다는 것에 있다. 보통 맥주 한두캔으로는 취기가 오르지 않으니, 와인 한두병을 더 사와서 먹는다. 정말 부끄럽지만, 여기서 좀더 지속되면 속도 안좋고 국물이 댕겨서 라면을 끓여먹는다. 보통 새벽 2~3시정도에. 아니면 다음날 아침에 해장겸으로 먹는다. 이게 그간 5년동안 적어도 1주일에 한번은 있었던 일이다. 다이어트를 아무리 해서 일주일에 1~2키로씩 빼두어도, 저 순간이 한두번정도 이어지면 순식간에 다시 원상복귀 된다.

결국, 그간 쌓인 생활습관이 내게 알콜의존증을 만들어주었다. 솔직히 요즘엔 크게 스트레스가 없는 실정이다. 적어도 월-목에는 평소 생활패턴처럼 살고있다. 하지만 금요일만 되면 어찌나 놀고싶은 욕구가 가득한지, 여기서 놀고싶다는 욕구는 위에서 말한 악순환 1단계이고, 1단계는 너무 쉽게 2단계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낭비되는 시간은 적어도 10시간 이상, 거기다 다음날 숙취등을 생각하면 적어도 반나절은 날라간다. 금,토,일을 모두 이렇게 보내면 1.5일이 날라가는 셈이다.

내가 지금 가장 하고싶은 것은 이 악순환을 끊고, 전환하고 싶다. 지금까지 그나마 습관화된 것은 일-목은 내가 어떻게든 극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금요일과 토요일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던 이용해서 사실 하고싶은게 엄청나게 많다. 다 둘째치고라도 지금 취업준비를 위한 코딩과 개발을 하고싶다. 정말 이 악순환으로 소비되는 시간만 아니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생활습관은 어떻게 바꿔야 할까. 이를 꽉 물고 전환을 해야하는데, 금요일 오후만 되면 컴퓨터 앞에 앉아있기가 싫고 결국 쇼파로 쪼르르 달려가서는 한몸이 되어버리고, 티비를 뒤적이다가 악순환의 반복. 결국 티비를 끊는것만이 어쩌면 가장 쉬운 솔루션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렇게 해서 월-목 을 극복할 수 있긴 했다. 어떻게 해서든 금-토에 티비앞에 앉지 않는 버릇을 키워야하는데, 어떻게 하면 그게 가능할까. 어떤것이 스스로에게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일까.

사실 이런것때문에 유라임을 만든 이유도 있다. iframe삽입을 만들었었는데 생각보다는 잘되는 것 같다. 문제는 저게 성공이 아니라 실패라는 것인데, 그걸 집어넣어야 하는데 아직 그러지 못했다. 라이브 채팅도 저기선 필요없는데.. ㅎㅎ 코딩할께 이리도 많은데, 어떤 이유에서 자꾸만 코딩도, 비즈니스 설계도 손에 안잡히는것인지 모르겠다.

강력한 동기란 무엇일까. 지난주에 나는 내 삶의 의미를 찾기위해 고군분투했다. self-awareness에 대해서. 하지만 이제는, self-motivation에 대해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자꾸만 느껴진다. 이번 금주 결심을 통해서, 나는 한번 더 이에 대해서 매일같이 생각하고 고찰해 보려고 한다. 일기는 짧게, 어제 감사했던 일을 쓰도록 하고 대부분의 생각을 앞으로 계속해서 블로그에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단 지금은 당분간 아래 사항을 지키고 싶다.

  • 당분간 마루에 나가지 않기.
  • 티비가 보고싶으면 마루가 아닌 곳에서 보기. (책상위, 안방)
  • 정 뭐 피맥 같은게 생각나면 적어도 7시 이전에 무알콜 맥주와 함께 마시기.
  • 금,토,일 모두 10시 이전 취침하기 (샤워하고, 잠옷 입고, 침대에 눕는다.)
  • 매일 블로그 쓰면서 생각 정리하고, 유라임 기록해서 공유하기

관건은 금요일이다. 난 완전한 금주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 술의 기준은 딱 하나다. 집과 혼자만 아니면 된다. 하지만 코로나 덕분에 당분간은 거의 집이거나 혼자인 상황이 주어져있으므로, 이 상황에서 스스로를 계속해서 관찰하고 동기부여를 주고싶다.

노력해보겠다. 금주에는 정설은 없어도, 내가 담배를 끊을 때 100번 실패하고 101번째에 성공한 만큼, 지금도 마찬가지다. 101번째에 성공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이번한주는 꼭좀 버텨보겠다.

CMU MSSM 21' 재학중. AI기반 습관관리 서비스 유라임 (urhy.me) 대표. 전 금융권 소프트웨어/데이터 엔지니어. 대학원 생활, 실리콘벨리, 유라임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데이터과학과 시각화, 대용량 아키텍처,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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