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6일차가 되는 오후 세시이다. 금요일에다가 수업도 없어서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점심에 여유롭게 티비보며 피자를 먹으며 무알콜 맥주를 두병정도 먹었다. 어떠한 취함도 없는데, 만족도는 기존과 별반 다르지 않다. 차이점이 있다면, 절대 취하지 않는다.
취하지 않는다는게 아직도 어색하다. 똑같은 땡김에 의해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만족감은 거의 95% 정도에 육박하다. 다만 그 좋아하던 IPA나 Chocolate Stout를 못먹는 것이 아쉽긴 한데, 사실 요즘에는 IPA나 더블 IPA 그런 맛은 모르겠고 초콜릿 스타우트, 커피 스타우트는 그냥 커피를 먹는게 낫다고 본다. 그래서 그냥 라거를 먹는다. 어쩌면 그냥 습관처럼. 그래서 되려 맥주 본연의 그 톡 쏘는 탄산, 그 맛이 좋더라. 그것 이외에는 없었다. 와인을 한잔 예전처럼 원샷하고 나면 그 시원함. 난 결국 그 시원함과 탄산, 그것을 위주로 맥주를 먹고있던 것 같았다.
작년에 키토 다이어트를 하면서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그때도 생활습관을 잘 살펴보면서 맥주에 대한 고민을 꽤나 크게 했던 것 같다. 근데 그때는 내가 야식을 만들고 하는 자체가 단순히 내 생활습관에서 비롯되었다 생각했지, 술먹고 무의식에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 결국 조금의 알콜이라도 난 끝없이 그 취한 상태에 도달할 때까지 나 스스로를 만들고, 결국 머릿속은 자제력을 잃고 배를 미친듯 채우고 해장하기 위해 또 채우고 그런 악순환을 반복한 것이다.
피자와 무알콜 맥주를 사왔다. 생각보다 요즘 무알콜 맥주는 깔끔하다. 단맛만 좀 없으면 좋을 것 같은데, 특히나 일본 무알콜 맥주들은 단맛이 거의 없다. 차갑게 해두면 목넘김이 꽤나 좋다. 탄산의 정도도 마음에 든다. 그것만으로 이미 90%이상은 맥주정도의 값어치를 하는 것 같다. 거기다 그냥 평소처럼 햄버거, 피자를 먹는다. 어제는 초코렛도 먹었다. 적당히 배가 부르니깐 손을 놓게 되더라. 예능 프로를 웃으면서 보며, 한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소셜딜레마 라는 다큐를 보다가 잠깐 졸았다. 밤 여덟시쯤, 다시 걷고 왔다. 그리고 잠에 들었다.
우선은 몸이 어떤 행동을 하든 봐주고 있다. 다이어트는 일단 한주정도는 잊기로 했다. 내가 과연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어떤때에 휴식을 원하고, 그 휴식이 과연 내게 진정한 의미를 가져오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내일이면 금주 1주일차, 성공에 대한 의구심은 없지만 보다 명확하게 나의 심리적인 분석을 하고싶다. 하루만 더 버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