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 불과 몇 일 앞으로 다가왔다. 솔직히 준비는 많이 됬다. 더 이상 방황하지 않기로 했고, 진행중인 프로젝트들은 대부분을 정리했다. 유라임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일을 벌리지 않기로 했고, 대학원은 준비중이고, 데이터 과학과 AI를 위한 공부 이외에는 더 이상 안하기로 했다. 물론 프로그래밍 공부는 끝없이 하겠지만 말이다.
난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나도 많다. 생각도 많고, 하고싶은 것도 많다. 2019년을 정산해보니 계획된 52개 중 완벽히 해낸 것이 9개. 성공률 17% 정도. 사실 52개라는 계획 자체가 무모했다. 개중에 사실 한 40개 가까히는 몇년동안 꾸준히 미뤄진 것들. 예컨데 다이어트, 영어공부, 독서 같은 것들 말이다.
어쩌면 목표라는 것이 내가 너무 쉽게만 생각한 것은 아니었을까? 단기간에 금방 될 것처럼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지금도 생각해보면 유라임개발을 위한 SSR공부, 데이터과학 공부를 위한 파이선 라이브러리 공부, 머신러닝 강의, 수학공부, 영어공부(GRE)를 병행하고 있다. 이 병행이란 자체가 문제가 있다. 언제나 느끼지만 나는 멀티테스킹이 절대 안된다. 벌리기만 잔득 벌리고 용두사미로 끝나기가 일쑤이고, 그것이 결국 지금까지 모든 것들이 미뤄진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올해 말, 난 공부를 하면서 느꼈다. 결국 집중력과 절대적으로 얼마나 시간을 사용했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요즘엔 타임워치로 시간을 체크한다. 예전에는 자격증 공부 하나 하는데 하루에 적어도 5~6시간은 써야하는 것처럼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시간을 체크해보면 3시간 정도면 적응되었다는 가정하에 충분히 공부할 수 있었다. 3시간씩 두세번 정도 하루에 공부한다면, 한달 두달 내내 공부해야 할 것도 몇 일 만에 끝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
이게 가능하려면 집중력이 베이스가 되어야 하고, 맑은 정신과 체력이다. 특히 맑은 정신과 체력. 그리고 머릿속이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최대한 무언가를 할 때에 심플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한달에 서너가지 일을 한다고 치면, 적어도 1~2주 사이에 두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 본업을 위한 업무를 베이스로 두고, 나머지 시간을 맑은 정신이나 체력, 그리고 실제 공부나 일을 위해서 두는 것이다.
실제로 공부를 해보니깐 1~2주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다. 하루에 최소 두시간반에서 많으면 다섯시간 정도 공부를 했는데 중요한 것 우선으로 하니깐 크게 밀리지도 않았다. 아직 토플은 끝나지 않았지만 슬슬 끝자락이 보이고, 차주 있을 GRE는 욕심부리지 않고 수학만 공부중이다. 그래서 부담이 그렇게 크지 않다. 수학만이면 1~2시간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간 벌려둔 DS/ML과 같은 것들은 손도 못댔는데 이것도 한번에 여러가지를 하려 하지 말고 하나씩 차근차근 정복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와 시간배분, 체력, 정신력. 뭐 답은 간단하지만 그 말은 즉 지금까지 쌓아온 나쁜 습관을 없애고 어쩌면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올 한해는 어쩌면 그 나쁜 습관의 막바지를 달렸던 것 같고, 하반기에 조금씩 정신을 차린 느낌이기도 하다. 어쩌면 묵묵할지도 모르는, 2020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