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월이다. 시간 참 빠르다.대학원 붙은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됬구나. 그동안의 나를 잘 돌이켜보면 너무 생각없이, 혹은 너무 생각이 많게 살기도 하였고 뭔가에 대한 결과 없이 살았던 날들이 많았다. 하루를 그저 스트레스의 일부분으로 생각하고 그저 새벽기상만 하면 모든게 풀리는 것처럼 살아갔던 날들, 그 시점은 물론 부모님과 떨어지고 나서이겠지만 어쨌든 여러 경황으로 봤을 때 사실 내 근본적인 문제는 호르몬이고 뭐고 다 떠나서 생활습관이 바뀌었다는 것에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예전엔 그랬다. 아버지가 8-9시에는 출근하시니 아침식사를 같이 7-8시경 했고, 난 보통 4시에 일어났고 운동하고 이리저리 하다보면 식사할 시간이었다. 이게 일반적이었고, 새벽반 학원을 다니던 날들에는 6시까지 가야 했어서 아침에 씻고 5시에 바로 집을 나섰다. 아침은 거의 굶었고, 점심도 밖에서, 저녁은 집에서 먹었다. 어쨌든 보면 대부분 아-점 중 한끼를 대충 먹긴 했고 저녁은 그래도 가족들과 집에서 5-8시에 먹고, 10-12시에 잠들곤 했었다.
이런 식사패턴이 있었지만 미국에 와서 나의 삶은 많이 바뀌었다. 특히 야식이 문제였다. 학교가 보통 9시에 끝나서 집에와서 바로 자야지 망정이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와인한잔 한답시고 요리를 하고 야식을 먹어댔다. 덕분에 요리실력은 늘었지만 내장지방이 겹겹이 쌓여갔다. 이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게 생활한게 곧있으면 5년이다. 야식은 물론, 요리하다가 무심코 먹던 와인들, 저녁에 술을 먹으면 먹을수록 찾게되는 것들, 그런 것들이 계속해서 쌓여만 갔던 것이다.
사실 3월부터 다이어트 정체기가 왔었다. 아니, 살이 도로 쪘었다. 6키로 정도 감량을 했지만 2키로가 금방 쪄버리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전과 같은 패턴의 반복이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지금 생활패턴을 바꾸지 않으면 평생을 가도 힘들 것이라는 점을. 이제는 좀더, 집안에서 독립하고 이후의 삶이 적응될 때도 되지 않았나. 아무리 힘들고 화나는 일이 있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생활패턴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10-4의 수면시간은 유지를 하되, 내가 바꾸고자 하는 것은 우선은 식사시간이고, 업무시간이다. 재택근무와 재택 수업이 장기화 되면서 이런 부분은 더없이 중요하다고 본다. 식사도 마찬가지다. 반찬 위주의 건강한 식사를, 아침이 아니라 점심에 하고 특히 저녁을 다시 먹기 시작한다. 이게 핵심이다. 본래 정말 저녁은 살찔까봐 안먹었는데 난 이게 야식을 부르는 주된 trigger라고 생각한다. 윗글대로 예전에는 저녁을 거의 먹었고, 덕분에 저녁 이후에 야식은 거의 먹지 않았다. 특히 술은, 밖에서 모임이 있어서 먹는 것을 제외하곤 집에서는 간혹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아버지와 맥주 한두캔 하는 정도. 그런데 지금은 술을 먹고 싶으면 요리를 하고, 이건 결국 식사를 위해 요리를 하는게 아니라 술안주를 위해 요리를 하는것과도 마찬가지였다.
한번 쭉 시도해보련다. 5년간 계속되었던 다이어트 실패가 과연 이 한번의 생활패턴 개선으로 돌아서련지, 알 수는 없지만 왠지 느낌은 좋다. ch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