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주기의 기원과 유래 및 형태


전례주기


1. 전례주년의 기원


2. 전례주기의 형성과정


3. 전례주기의 모습(형태)


4. 전례주년의 목적


‘자모이신 성 교회는 일년을 통하여 지정된 날에 자기 신적 정배와 구세사업의 성스러운 기념제를 거행함에 자기의 임무로 생각한다.… 일년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모든 신비, 즉 강생, 성탄, 부활, 승천, 성령강림 그리고 주의 재림과 복된 희망과 기대까지 전개한다. 이와 같이 속죄와 구원 신비들을 집전함으로써 주의 업적과 공로의 보고를 열어서 그것을 언제나 현존케 하고 또한 구원의 은총으로 풍요해지도록 한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헌장 102항).


 




1 전례주년의 기원


교회력이란 용어는 1589년에 발간된 포마리우스의 설교 집에 처음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 뒤 ‘주님의 해(主年)’ ‘구원의 해(救援年)’라는 전문적 용어로 이 명칭이 사용되다가 놀라(Nola)의 바울리누스(353-431)는 ‘연중 축제’로, 베드로 크리소스로구스(380-450)는 ‘주님의 해’로 언급하였으며, 가장 오랜 공식적인 전례서이던 ‘로마전례의 성무집행록’들은 ‘연중주기'(Circus Anni)라 기록하고 있습니다.


명칭이야 어떻든 교회력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 주님과 성인들의 축일들을 함께 짜 맞추어 발전해 온 전례주기임을 보면 사도시대로부터 연유된 것으로 헤아려 볼 수 있습니다.



2 전례주기의 형성과정


오늘날의 교회력 연중전례주기는 교회의 초창기로부터 특정한 계획으로 창안되거나 조직된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따라 점진적으로 생성되고 발전하여왔습니다. 교회는 인류를 구원하시는 주님의 신비로운 업적을 기념하는데 그 신비로운 업적에 함축된 풍부한 내용을 여러 항목으로 나누고, 분배한 내용을 일정한 기간에 규칙적으로 반복하여 기념하게 하는 동안에 전례력 혹은 전례주기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초창기 교회에서는 매년 부활축제를 중심으로 부활시기가 형성되었으며, 4세기 중엽에 성탄축제가 거행되었는데 이 성탄축제를 중심으로 성탄시기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리고 부활과 성탄시기에 속하지 않은 연중시기가 기타의 축제들, 특히 많은 성인들의 축제들과 함께 점차로 삽입되어 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1년을 하나의 단일 기간으로 삼고 1년주기의 교회력을 구성한 것은 12 세기부터입니다. 이와 같이 교회력을 단일체로 구성할 때 인간의 성장과정이나 자연의 변화과정의 시초를 연상하여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절을 교회력의 시발점으로 둔 것입니다.


 


3 전례주기의 모습(형태)


전례주기는 크게 부활시기, 성탄시기, 연중시기로 구분되고 부활시기 안에 사순절과 성주간과 부활절이 있고, 성탄시기 안에 대림절과 성탄8부가 있습니다.


1- 부활시기 : 교회력 중에서 제일 먼저 형성된 시기로 니케아 공의회(325)에서, 춘분이 지난 다음 만월(보름달) 후 첫 번째 맞는 일요일을 부활축일로 정하여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부활축일이 이동축일(移動祝日 )이 되었습니다. 부활전의 성삼일(聖三日)은 4 세기부터 생겨났고 중세 말엽부터 실시되었으며, 이 축제를 준비하는 동안 재를 지켜야 하겠다는 사상으로 사순절이 또한 생겨났고 7 세기부터 이미 지켜오던 36일에다 4일을 더 보태어 사순절의 시작이 재의 수요일로 40일간이 되었습니다.


성주간은 성지주일부터 시작되는 한 주간을 말하며, 성토요일에 전야제로 시작되는 부활절은 부활 주일에 절정에 이르고 부활시기는 부할 주일로부터 50일간 계속되며, 이 시기에 부활8부가 생겨났습니다. 또한 이 축제 주간의 맺음을 마지막날 성령강림의 축제로써 막을 내리고, 부활사상과 연결된 축일로는 성령강림축제와 예수 승천축제, 삼위일체 대축일, 성체와 성혈 대축일, 예수성심 대축일이 있습니다.


2- 성탄시기 : 교회력에 두 번째로 형성된 성탄축제는 12월 25일이 고정된 축일입니다. 성탄과 관련된 축제로 성모 영보축일이 3월 25일, 요한 세자 탄일인 6월 24일이 있으며, 서방교회에서는 성탄축일의 내용을 가진 주의 공현축일(1월 6일)을 예수님의 세례와 관련시켜 후대에는 주의 세례축일로 지내게 되었는데 새로 탄생한 왕(성탄)을 전 세계에 공포하는 뜻으로 삼왕내조라 칭하기도 합니다.


성탄축일을 준비하는 시기로 대림절이 있습니다. 그레고리오 교황 때 (590-604) 오늘날과 같은 성탄절 4 주일동안의 준비기간이 확정되었고, 10 세기를 전후하여 속죄의 성격과 재림사상을 띤 전례가 일반적으로 전파되었습니다.


성탄의 기쁨도 8 부를 통하여 지속되며 성탄 8 부 마지막 날로 1월 1일인 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 축일이 옛 전례서 안에 표시되어 있고, 중세기 말기에 와서 예수님의 성탄사상과 결부된 예수 봉헌축일과 성가정 축일이 들어있습니다. 성탄시기는 시대를 따라 변천되었지만 주의 공현 축일로 막을 내립니다.


3- 연중시기 : 사순절로 시작되는 부활시기와 대림절로 시작되는 성탄시기를 제외한 시기로 교회력에서 주의 공현축일로부터 재의 수요일까지와, 성령강림 축일 후부터 대림절 전까지 33-34주간을 말합니다. 이 시기에는 구원의 신비를 다양하게 경축하고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 왕 축일로 한 맺음이 됩니다.


따라서 전례력과 축일표를 보면 주일, 대축일, 축일등이 수록되어 있고 전례주기를 따라 순위가 결정됨을 알 수 있습니다.


 


 


4 전례주년의 목적


창조된 모든 존재물들의 궁극적인 삶의 목적은 하느님의 영광을 나타내고 기리기위해서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을 영광으로 받들어 드높으신 그분에게 다양하고 충분한 경의를 바치려는 것이 전례와 전례주년의 주요한 목적입니다. 이렇게 바쳐지는 경의와 영광은 미사성제로 드높으신 곳에 계시는 하느님께 올려지는데, 이 미사는 곧 가톨릭 교회의 주요한 예배행위이고 전례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례는 하느님께 경의와 영광을 드릴뿐만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믿고 행하여야 하는지도 가르쳐 줍니다.


전례주년은 약속된 구세주 그리스도의 오심을 바라고 기다리는 시기의 장면을 차례대로 펼치어 그분의 탄생으로부터 부활까지 전개되는 역사적인 그리스도의 생애를 나타내고, 마지막으로 성령과 함께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 안에서 그분의 살아계시는 생명과 활동하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짜입니다.


<전례상의 1년 >


교회는 전례력의 특정한 날에 그리스도의 구원 업적을 기념하고 경축합니다. 매주 일요일을 주님의 날이라 칭하고 주님의 부활을 기념합니다. 그러나 1년에 하루는 부활 대축일로 정하고 주님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하며 축제를 지냅니다.


일년에 걸쳐 주님의 탄생으로부터 성령 강림까지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를 보여주며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게 합니다. 또한 성인 성녀들의 천상탄일도 기념합니다. 또한 여러 전례시기를 통해서 교회는 전통적 방법으로 교우들을 교육하며, 영육의 단련과, 기도와, 참회와 자선사업 등의 정신을 박아줍니다.


주일에 관하여


매주 첫날을 주일이라 부릅니다. 주님의 부활날에 기초를 두고 있으므로 교회는 주일의 사도적 전통에 따라 주님의 빠스카 신비를 기념합니다. 그러므로 주일은 일급에 속하는 축일로 여깁니다.


주일은 그 특수한 중요성 때문에 대축일과 주님의 축일에만 양보합니다. 대림절-사순절-부활절의 주일들은 모두 주님의 축일과 대축일을 능가하므로 이런 주일에 당하는 대축일은 전 토요일에 앞당겨 지냅니다.


 


<참고>


[전례(리뚜르지아liturgia)]라는 용어는


고전 희랍어에서 유래한다. 그 희랍어 레이뚜르기아leitourghia(동사형-전례하다-은 레이뚜르게인leitourghein, 명사형-전례하는 사람-은 레이뚜르고스leitourghos)는 라오스laos(이오니아에서는 레오스leos, = 백성)와 에르곤ergon(= 일, 업무) 두 단어의 합성어에서 유래한다. 레이뚜르기아leitourghia를 문자그대로 번역한다면, “백성을 위한 업무”, 혹은 “공동선을 위한 직접적인 봉사”가 된다.


 


1. 헬레니즘에서


그리스 백성에게 있어서, 레이뚜르기아leitourghia의 애초의 근본적인 의미는 아주 협소한 것으로써, “법이나 관습에 규정된, 그리고 공동선을 위한, 그래서 많은 금전의 투자를 필요로 하며, 통상적으로 조국에 공헌하기를 원하는 부유한 시민으로부터 행해지는 봉사”를 말했다. 거기에는 여러 종류의 레이뚜르기아가 있었다: 그리스식 극장에서의 합창단의 공연, 한 선박의 장비, 국경일에 한 부족에 대한 환영 등. 나중에 특히 이집트 지역에서 이 단어는 모든 공공사업을 일컫는 말로 이해되었다. 또한 기원전 2세기 이후에는 대표자들에 의해 행해지는 제의적 봉사를 뜻하게 되었다.


2. 구약성서에서


구약성서 ’70인역'(LXX=그리스어역, 약 기원전 250-150)에서, 이 용어는 사제들과 레위인들에 의해 행해진 성전의 제의적 봉사를 뜻하는 히브리 단어들의 번역을 위해 사용되었다. 즉, 레이뚜리기아leitourghia는 특정 부류의 사람들에 의해 거행되는 대중적이고 공식적인 예배를 뜻하는 전문용어로, ’70인역’이 라뜨레이아latreia(예배)나 둘레이아douleia(공경)로 번역하는 백성에 의한 사적인 예배와는 구별되는 것이다.


’70인역’으로써 헬레니즘 영향아래에 있는 유대민족의 종교적 정서 안에 도입된 용어 레이뚜르기아leitourghia는 이스라엘의 제의직무의 특징들을 표현하는데 특히 적합했다. 사실, 이 용어는 “어떤 장엄함과 연관된 대중적 봉사, 공동선익을 목적으로 하는 업무, 그리고 공식적으로 선발된 자에게 한정된 직무”등의 의미를 포함하기에 더욱 그러했다.


3. 신약성서에서


신약성서에서 이 용어는, 구약성서에서 약 150회 나타나는 것에 비해, 그 다양한 형태를 모두 합해도 겨우 15회 나타난다. 그 의미는; 대중적 언어로 ‘영예로운 대중적인 봉사’라는 세속적 의미; 구약성서의 제의적 의미; ‘영적 예배’라는 의미; 그리고, 그리스도교 예배라는 뜻으로는 단 하나의 본문이 있으니, 그 직역을 소개하면: “그들이 단식을 하며 주님께 예배드리고 있을 때에, 성령께서 말씀하시니…” (사도 13, 2)이다. 이것이 나중에 그리스도교 전례liturgia christiana라고 불릴 이름을 식별할 수 있는 유일한 신약성서 본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 어휘가 성찬을 일컫는다고 확실하게 단정지을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안티오키아의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모여서 기도하였고, 그 기도는 안수로 바오로와 바르나바를 파견하는 것으로 종결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문이 불확실하고, 또 비록 그 예배의 성격과 내용에 대해서 아무것도 말하고 있지 않는다 할지라도, 신약성서에서 유일하게 이 곳에서 레이뚜르게인leitourghein이 그리스도교 예배를 가리킨다는 것은 증명되는 것이다.


신약성서에서 레이뚜르기아leitourghia나 그 파생어가 사도행전 13, 2의 경우를 제외하고 그리스도교 예배를 가리키는데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은, 틀림없이 그 단어들이 구약성서의 레위 사제직에 너무 밀접해 있었고, 또 그 사제직은 그리스도에 의해 창조된 새로운 상황에서 그 존재 가치를 상실해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한 편, 신약성서는 성별된 사람, 성별된 제구, 예배, 성전, 예배장소 등을 말하기 위해 제의적 용어의 사용을 회피한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제의적인 용어들(예배, 희생제사, 희생제물, 봉헌 등)은 자주 그리고 통상적으로 세속적인 환경과 사물들을 말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어떤 언어적 변덕이 아니라 신약의 아주 정밀한 편집의도를 찾아볼 수 있다: 제의적 의미에서 레이뚜르기아leitourghia는 다만 유대인들의 공적 예배만을 의미하며(루가 1, 23; 히브 8, 2.6; 9, 21; 10, 11 참조); 이 단어가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적용되었을 때는 영적 예배의 삶을 말한다는 것이다(로마 15, 16; 필립 2, 17 참조).


4. 속사도시대 문헌에서


레이뚜르기아leitourghia는 곧 유대기원 그리스도교 계통의 속(續)사도시대 문헌에서 – ‘디다케’3), ‘클레멘스 교황의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편지’4) 등 – 구약성서의 제의적 의미와 함께, 그리스도교의 제의적 의미로 또 성찬례를 나타내는 말로 사용되었다. 그리스도교 예배를 두고, 그 이전의 유대 예배와 비교하여 말하는 이런 방식은, 틀림없이 이 용어 레이뚜르기아leitourghia로 하여금 유대 제의적인 의미를 떨쳐버리고, 초 세기에 교회용어로 정착되는 길을 제공하였을 것이다.


예루살렘 대성전의 파괴(70년) 이후, 예수의 제자들은 모세의 규정을 그저 참되고 결정적인 종교를 위한 준비로 간주하게 되었다. 이제 구약성서적 예배는 그리스도교 교회의 구원적 예배의 예표로 이해되었다. 이런 정황에서 레이뚜르기아leitourghia는 (옛 예배에서 새 예배로 넘어가는) 교량역할을 하는 단어이다.


5. 그 이후 시대에


이 용어는 그렇게 정화되었음에도 교회의 여러 지방에서 동일한 대접을 받지 못하였다. 동방(그리스어권)에서 레이뚜르기아leitourghia는 일반적 의미로는 그리스도교 예배를, 특수한 의미로는 성찬례를 가리키게 되었다. 그 결과로 오늘날 특정한 전례예식에 의한 성찬례를 우선적으로 의미한다. 그래서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 바실리오, 성 야고버, 성 마르꼬 등의 리뚜르지아liturgia를 말하는 데; 이것은 특정 성찬예절과 성찬기도에 의해 거행되는 성찬례를 말하는 것으로, 그 단어의 그리스어 어원에 의한 뜻이다. 반면에, 서방(라틴어권)은 그 용어를 완전히 모르고 있었다. 사실 신약성서의 대다수의 희랍어 용어들에서처럼, 이 용어는 라틴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서방 라틴어권에서는 수 세기동안 리뚜르지아liturgia대신 무누스munus(직무), 오피치움officium(업무), 미스테리움mysterium(신비), 사끄라멘뚬sacramentum(성사), 오뿌스opus(업무), 리뚜스ritus(예절), 악찌오actio(행위), 첼레브라찌오celebratio(전례거행) 등의 어휘를 사용하였다. 서방세계에 라틴용어 리뚜르지아liturgia는 16세기에야 비로서, 옛 전례서들과 교회의 예배에 대한 것들을 가리키는 학문용어로써, 다시 등장하게 된다. 18-19세기에 개신교회또한 이 용어를 채택하여, 그리스도교 예배라는 넓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비오 10세 교황(재임1903-1914) 때와 그 이후 1917년의 교회법전을 출발로 하여 교황청 문서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곧 서방교회의 공식 용어로 계속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