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트필기에 대한 인지를 최근에 느끼기 시작했다.
학생시절부터 줄곳 필기법에 대한 연습을 하곤 했는데.. 이는 보통 스케줄 관리와 연관되기도 하였다.
분야별로 노트를 정리해보기도.. umpc를 구매해서 터치로 써보기도..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해 보기도.. 하였다. 정말 다양할 정도로 많은 방법을 사용해 보았다.
하지만 난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나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봤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종류를 사용한 것일 뿐, 정작 다양한 필기 방법을 다 알지 못하였다.
그러한 문제였다.. 고3때 수학 연습장 노트 수십권.. 그리고 내 생각을 항상 정리하던 하얀색 무제 노트.. 어떤 방식으로든 내 손이 닿아서 적힌 것에는 세월의 흔적이라는 것이 남아있었다.. 지난 날의 노트를 보면서 나는 어찌보면 별거 아니지만 어찌보면 그걸 생각하기 위한 나의 노력을 칭찬하곤 하였다..

그러나.. 전자적으로 돌아서면서 점차 전자 문서는 나에게 가치없는 존재가 되어 간다.. 온라인에 속해있는 자체가 사실 나에게 가치없는 일이 점점 되어간다.. 온라인 중독에 빠져있던 지난 몇십년간.. 친구.. 가족 등..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잃었는지 모른다..

컴퓨터 공학부에 속해있으면서, 컴퓨터에 대한 공학적인 구조를 알고 나서.. 전자기기들은 점점 내게 무의미를 전달해 주고 있다. 온라인은 꿈의 도구라고 하지만, 결국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고 거기에 같혀 지내는 것 같이 되어 버렸다.

이야기가 조금 샜는데.. 쨋든 요새는 크게 느끼는 것 같다. 컴퓨터에 앉으면 내가 무얼 하는지 조차 모를 때가 많다. 네이트온으로 친구와 대화하고 싶고.. 웹서핑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정보를 수집하다가.. 동영상 보다.. 뭐하다 뭐하다 보면 몇시간은 훌쩍이다.

예전에는 이런 나를 염려하는 어른들이 못마땅했지만.. 지금은 내가 이런 나 자신이 못마땅하다. 온라인은 결국 오프라인의 연장일 뿐이다. 오프라인을 충분히 경험한 사람이 온라인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높다..

노트 필기, 그것은 나의 추억에 대한 기록이다. 노트는 언제든지 내 집에 보관해 둘 수 있지만 전자 데이터들은 자기디스크에 기록되는 0과 1의 조합일 뿐이다. 인생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자기기 앞에서 흐려지는 집중력에 비해 흰 노트는 내 생각을 모조리 집중해서 기록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좀 더 심오한 노력이 필요하다. 22살, 직장 3년차.. 헛된 새월이 아니다. 남들보다 빨리 경험한 만큼 나의 20대는 누구보다도 값진 20대가 될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얻기 위해.. 그리고 이나라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내 작은 피한방울 바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