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글을 쓴다. 예전에는 20대, 30대의 발걸음을 쓰면서 개인적인 얘기를 서슴없이 하곤 했는데, 점차 나도 블로그에 쓰는 글에 대해서 최대한 사생활을 배제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이 어떤 명확한 컨셉 없이는 와전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네이버 블로그에 간간히 쓰던 사생활과 관련된 글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내 자랑? 누군가 봐주기 위해서? 그래서 거기서도 나는 근황 얘기는 이제 안하기로 했다. 특히나, 누군가에게 허세 혹은 자랑처럼 들릴만한 일은 누가 본다고, 알아준다 해서 썩 좋은 일만은 아니더라.
어쨌건 지금은 어느정도 내가 생각하는 안정적인 삶이 되긴 했다. 다른건 필요없고 직장과 신분 안정이 가장 중요했는데 어쩌다보니 그게 둘다 해결됬다. 물론 나도 정말 뼈를 깎는 노력을 하긴 했다. 지난 나의 삶을 모두 고쳐버려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술을 끊고, 남는 시간에 난 계속해서 고찰을 했다. 그간의 나의 성찰의 시간동안 내가 과연 제대로 된 과거를 보냈는가. 결국 내가 습관처럼 탓하던 외부의 것들, 남탓, 환경탓, 그런게 결국 모두가 나의 잘못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데는 꽤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얼마전 나는 이사를 했다. 6년간의 월세 생활이 청산되었다. 다른건 몰라도 이 베이지역의 미친듯한 집세를 생각한다면 특히나 렌트값을 생각하면 그간 내가 어떻게 버텼는지 신기하다. 40년이 넘은 콘도들이 방하나 월세가 강남보다 비싸다. 거기서 난 어떻게 버텼을까, 나는 헛된 희망을 가지고 되지 않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생각하고 모두 다 내려놓으려는 순간 많은 것들이 찾아왔다. 그렇게 나는, 내려놓음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더 이상 맞지도 않는 카페트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윗집의 아이와 고양이가 뛰어노는 층간소음에 새벽에 잠에서 깨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우리집에 함부로 누군가가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 많은 것들이 바뀌면서 우리 부부의 삶의 질도 달라지는 것 같다. 무엇보다, 결혼한지 7년이 다되가지만 이제서야 신혼이라는 느낌도 들고.. 다른 신혼부부들도 이런 느낌일까? 하지만 우리에겐 그 시간이 헛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후회도 없고, 오히려 삶을 노련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즐겁기까지 하다.
어쨌든, 힘들게 얻은 안정 속에서 난 또 다시 이리저리 생각이 든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사실 이 글을 일주일동안 썼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그거다. 그냥 내가 하고싶은 것을 이리저리 해보는 것이다. 그러다 맞으면 더 하고, 아니면 말고. 사실 목표란게 없을수록 내가 목표라 생각한 것이 이뤄지는 것 같다. 유라임을 만들면서 정말 상세하고 구체적인 계획만이 삶을 살아가는 데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 느꼈는데, 그게 아니었다. 추상적인 계획 속에서, 그 추상속에서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가면서 조금씩 구체화 하는게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려면 시간이 꽤나 많이 필요했던 것이다. 내 생각보다, 서너배는 더 필요한 것이다.
삶은 길다. 큰 산을 넘고나니 나는 꽤 나이가 들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직 서른 중반을 조금 넘었을 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삶에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녹이기 위해서는 첫째는 깊은 고찰이 필요하고 둘째는 부지런함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일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내려놓는다. 그것이 내 삶의 기본적인 원칙이 될 것이다. 그렇게 나는, 안정을 즐기며 하루하루 고찰속에서 살아간다. 이상과 현실의 중간을 추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