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첫 글이다. 본래 글을 계속 쓰려고 했는데 역시나 육아는 육아다. 2022년을 한마디로 하면 그냥 육아일 정도로. 정말로 육아떄문에 정신없이 보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그래도 뭔가 내 시간을 온전히 쓸수 없게 되니 되려 내가 정말 하고픈게 무엇인지를 고찰(?)해볼 수 있던 기회라 해야할까.
회사 일을 제외하고 내가 개인적으로 개발 공부한 것이 정말 이렇게나 전무한 년도는 처음이다. 그래도 2021년에는 그래도 학교를 다녀서 hands-on프로젝트로 몇 가지 머신러닝 프로젝트, 특히 딥페이크 관련된걸 꽤 많이 했었는데 정말 올 한해는 별로 한게 없다. 그냥 이거해야지 저거해야지.. 라고 생각만 해서 일단 몇 가지 생각의 trimming이 제대로 되었던 한해였다. 특히 머신러닝 공부는 그나마 회사내에서 하던 study를 제외하고는 거의 제로. 스터디라도 한게 어딘가..
그래도 뭔가 기술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 회사 startup accelerator가 되었다. volunteer를 한 것이라 아직까지 큰 전문성이나 그런게 요구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나 스스로 긴장감을 가지기 위해서였다. 내가 학교에서 배운건 PM쪽이고, 지금회사 전에 한건 스타트업이고, 나 스스로 가지고 있는 것은 빠른 개발 기술이고, 특히 클라우드쪽. 그리고 약간의 데이터 시각화적인 측면.
그래서 올해 가장 하고싶은 것은, 아주 조금이라도 코딩을 하는 것이다. 일단 당장은 Flutter 개발 hands-on하는게 있는데 이것부터 따라가면서, 배운거 정리하는 식으로. 그렇게 해야지 정말 올 한해 개발 관련된 글을 일절 안쓰기도 했고, 그러면 내 블로그가 과연 개발블로그인가의 의구심이 들 정도이니…
물론 개발을 안한게 아니다. 개발자니깐 당연히 개발을 했다. 회사개발. 그냥 뭐랄까, 사내 개발을 외부에 밝히는 자체는 원래 스스로 별로 내키지 않았기도 했고.. 그런데 최근에 이런 책이 나왔다.
https://hanbit.co.kr/store/books/look.php?p_code=B1207366943 (그나저나 한빛출판사 SEO도 안해둔듯하네. embed도 안되니.. 안타깝다.)
그래서 그냥 울회사 개발문화가 어떤지 보려면 이 책을 보면된다. 참고로 원서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https://abseil.io/resources/swe-book/html/toc.html 에 무료로 공개되어 있다. 뭐 책은 아직 읽는중 오디오북 듣는중이라 독후감은 나중에 쓰도록 하겠다.
여튼 내가하고싶은 말은 이 책에 나온 우리 회사 개발문화를 이해하려고 올 한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시스템도 느리고 덩치가 크고 그런 생각이 강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내가 소속된 팀에서도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다음 레벨을 위해서 어떤 길을 찾아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던 하루하루들이었고, 한 8월부터인가가 되니 작업에도 스피드가 좀 붙었다. 출산휴가가 18주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11주를 썼다. 이것도 나눠서 쓰느라고 꽤 힘들기도 했고..
그래서 개발문화 이해하고, 회사 내의 CI/CD 이해하고, 특히 단위테스트나 통합 등의 테스트 관련된 부분을 이해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들였다. 그리고 회사에서 popular한 프레임워크나 공용으로 쓰이는 라이브러리에 대해서. 회사에 진짜 워낙 라이브러리가 엄청나게 많다보니 이를 잘 거르는 것도 일이고, 개인적인 욕심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를 보면 그 시작부터 tracking을 하게 되더라. 예를 들어 맵리듀스 같은거. 지금은 FlumeJava 라고 또 발전이 되었는데 왜 이런 발전 과정을 거치게 되었는지. 그리고 회사의 정말 많은 DB시스템부터 해서.. 이것들을 다 이해한다면 솔직히 불가능하긴 하지만, 어쨌든 내 ‘욕심’인지 내 스타일인지는 몰라도 틈날 때마다 공부를 하긴 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회사가 GCP랑은 거의 개별 회사/개별 스택을 사용하고 있어서 뭔가 트랜디한 클라우드 시스템은 전혀 건들지 못했다. 인프라라던가.. 사실 회사 자체가 그런걸 크게 신경 안쓰게 해둔것도 있고, 로컬최적화가 워낙 잘된것도 있고, 내가 주로 백엔드쪽을 담당해서 그런것도 있고. 그래도 틈날때마다 GCP쪽도 보긴 했었다.
무엇보다 올해 크게 느낀 것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다. 4월부터 하이브리드 모드로 출근을 시작했는데, 팀원도 직접보고 주변 사람들도 직접보면서 어느정도는 대화가 잘 되는 경우가 컸지만, 가끔 서포티브 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뭐랄까, 차갑다 해야할까? 특히 seniority가 10년 이상 되는 사람들이 그랬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내가 가끔 무턱대고 요청하고 그래서 그런것도 있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최소한 sync를 잡을때 캘린더를 어떻게 참조하고 최대한 시간을 뺏지 않는 선에서, 내가 미리 예/복습 할 수 있는 것들을 봐야했고, 내 질문이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하는게 중요했다. 처음엔 이게 안되서 꽤나 힘들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알겠더라.
그리고 무엇보다, 영어. 영어 커뮤니케이션과 표현이 너무나도 중요했다. 단순히 비즈니스 영어뿐만 아니라 chit-chat에서 쓰이는 것까지. 팀원과의 대화에서 대화에 껴들지 못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가끔 보면 나랑 대화하기 꺼려하는 사람이 보일 정도로.. 아쉽지만 이 또한 내가 극복해야 할 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정말이지, 아무리 소프트웨어 회사이지면 우리 회사를 잘 보면 그냥 커뮤니티라는 느낌이 강하고, 모든 우선순위가 voting이나 survey로 이뤄진다. 매니저나 윗선에서 무턱대고 지시하는 그런게 아니다. 영어가 primary communication langauge인 상황에서 당연히, 영어를 탄탄히 다져서 이를 통해서 대화를 해야하는 것이다. 만약 이를 피한다면, 나는 이 회사는 물론 미국에서의 삶 자체를 그만둬야 한다. 그런데 또 나는 한국의 개발문화에 실증이 나서 미국에 온 것이니 결국 여기도, 저기도 pros and cons가 존재하는 셈이다.
여하튼, 내년에 목표는 영어공부가 좀 더 큰 것 같고, 개발 생태계나 개발서적 읽기도 큰 목표이다. 뭐 코드컴플리트나 클린 시리즈들, 디자인 패턴같은거. 이런 책들은 진짜 고등학교 때부터 읽으려고 사둔 책들인데.. 프로그래밍 고전들이 왜 나는 어느순간부터 읽기 싫어졌을까? 아니 싫다기보다는,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봐야한다. 인터넷에 널린게 무료 책인데, 책을 꼭 사야할까 부터 해서 인터넷에 널린 리소스들에 대해서 prioritization이 힘들었던 것도 있고.. 그래서 올해는 개발서적을 기존에 밀린것부터 차근차근 읽는 (듣는)것을 목표로 하고있다.
회사 내에서의 목표는 일단 연 초에 육아휴직 잘 끝내고, 중반부터는 왠만한 회사 스택들 다 익혀서 고객 pain-point를 잘 파악해서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적어도 두 가지를 fully-responsible하는 것을 목표로. 그리고 연말에 프로모 캔디데잇이 되는것을 목표로. 이러려면 결국 지금 팀에서 TL이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적어도 60~70%의 responsibiility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금은 한 35% 정도 되는 느낌이고.. 그리고 좀 뭔가 굉장한 성과를 내고 싶다. 나도 코딩 잘하고 나름대로 경력도 있고 지금 레벨도 내 기존 레벨보다 낮은데, 22년은 육아때문이라 그래도 욕심은 난다. 그래서 2024년에 평가 등급을 최소한 2등급까지 받는것으로 목표를 삼는다.
개인 프로젝트와 개발로는, flutter랑 serverless (=node.js) 그리고 firebase 로 기본적인 내 ‘개발’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2021년부터 가장 하고싶던 것중 하나였는데 결국 하지 못했다. 그래서 2023년에는 좀 하고 싶다. 사이드프로젝트도 마찬가지. 아, 리엑트 버리기가 왜이리 힘들까. 그간 배워온 것이 아까워서 그럴 것이다. 그런데 그간 한 고생을 보면 그냥 테스트가 없어서 디버깅 하는데 80%의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다음부터 개발하면 무조건 TDD로.. 그러려면 프로덕에 대해서도 잘 prioritization해야하는데 ㅎㅎ 그리고 진짜 시간이 된다면, 머신러닝을 강의를 듣는게 아니라 그간의 hands-on프로젝트들을 하나하나 코딩하면서 이해해 보려고 노력해보련다.
여기까지가 개발목표고, 추가로 계속 공부중인 음악쪽도 올해에는 상반기에 공부를 끝내고 슬슬 작곡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 결과로는 Matthew LeGott이란 프로듀서 명으로는 트랜스/일렉트로를. 조금 더 감각적인 부분이 생긴다면 Daft Punk같은 곡도 만들고 싶지만 지금은 최소한 Deadmau5같은 음악 무조건 만들고 싶다. 추가로 사실 Matthew deChang이라는 프로듀서 명으로 프랜치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이건 올해 목표에서는 제외하기로. 다만, 음악은 많이 듣는 것으로 목표를 세웠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일단 synthesizer, 특히 세럼을 좀 많이 익혀야 할듯 싶고, 비트메이킹도 그렇다. 일단 이 두가지만 되면 될듯. 세럼은 splice에서 잘 찾아서 나만의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결국, 올 한해 목표 중 하나는 나만의 색깔 찾기다. 내 음악적, 아티스트적인 색깔 찾기. 물론 AI, 특히 딥러닝 돌리고 + flutter로 인터렉티브 한 listener의 움직임과 data-viz를 잘 융합하고 싶은데, 근데 이정도면 거의 아트 프로젝트 수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여하튼, 2023년에는 내 노래 만들고 색 찾기.
길게 한번 2023년에 생각나는 공부계획을 세워봤다. 중요한 것은 기록인 것 같다. 올해에는 인스타 라이브 같은거 더 줄이고 블로그에 생각을 아무리 쓸때없는 잡생각이더라도 기록하는 것으로. 그리고 이 블로그도 뭔가 좀더 정보성 블로그가 되고 싶은데, 이에 대한 고민을 올해 해보는 것으로. 공부하는 자체의 기록도 좋고, 아마도 한국에 없는 기술들을 잘 가져오는 것도 좋고.. 그래도 2022년에 브런치 버리고 여기로 온 것은 잘한 선택인 것 같다.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이곳의 딱 통일적 주안점도 생겼고..
여튼 2022년, 고생 많았다. 안녕! 2023년 잘 부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