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 나의 시각을 상대방으로 맞추는 것.



 산다는 것은 알 수 없는 시간에 몸을 맡기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타인과의 관계이며, 이 관계에서 우리는 온갖 희노애락을 느끼며 우리가 살아간다,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간이던 동물이던 우주의 만물은 관계를 형성하며 성장하고, 진화하고, 발전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이 관계를 어떻게 설계하고 이끄는지에 따라 삶 자체가 극과 극으로 달라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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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프리데릭케 마리아 베어 초상

 제게도 다양한 관계가 있습니다. 명사상으로는 크게 가족, 친구, 공/사 정도로 구분이 되겠지만 그 이외에도 소중한 관계도 있고, 이윤을 추구하는 관계도, 어쩌면 사람 이외의 물질적인 관계도 존재합니다. 항상 생각건대, 제가 이러한 관계를 모두 다 신경 써서 살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저는 제 자신의 대 분류의 관계를 설정해 두고, 큰 분류에 따른 관계에 대한 합당한 관계 사명을 설정해서 큰 사명의 주제를 생각하며 관계를 대하다 보면 어중간 이는 관리가 되더군요.


 하지만 관계라는 것은 어렵습니다. 한 개의 상황을 열명에게 설명하면 모두 다 다르게 그 상황을 인식한다는 예처럼, 그 만큼 인식의 차이가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무수한 경우의 수가 존재하고 이 경우를 최소화 하는 방안이 자존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일수록 관계의 성립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는 말입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생활에서 나오는 온갖 스트레스는 대부분 관계에서 일어납니다. 직장 상사와의 관계, 여자친구와의 관계, 선후배와의 관계, 부모님과의 관계 등 제 생활패턴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에는 거의 절반 이상의 스트레스 거리(?)들은 관계에서 형성된다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부모님께 수년 동안 혼났던 이유도 제가 부모님 입장에서 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저는 얼마 전부터 상대방의 시각으로 나의 시각을 맞추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대화의 기본이 ‘경청’이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경청이라는 것이 단순히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왜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를 상대방의 여러 가지 환경 변수에 따라서 생각을 해보는 것입니다. 사실 대화할 때(특히 논의의 경우) 자신의 주장을 하기에도 급급한데 상대방의 생각까지 고려해야 하다니요? 하지만 왜 회의가 길어지고 왜 단순한 자기주장에서 싸움으로 대화가 변질 나는지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건 서로간의 이해가 없기 때문의 결과라 할 수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고, 개개인들은 자신만의 시각이 존재하기 나름입니다. 인간은 생각하고, 인식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이건 본성이나 마찬가지이지요. 인간이 왜 동물과 다른 존재인가? 을 생각하면, 우리의 대화와 관계는 훨신 더 수월해지고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지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간은 관계를 통해서 성장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경청’을 중시한 속 깊은 뜻이 이런 상대방의 시각을 생각하며 대화를 하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평화주의자들은 만인의 화합을 추구합니다. 아니, 사실 평화주의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평화의 기본이 바로 경청이라 생각되며, 이에 앞서서 양보의 미덕을 중요시하게 여기는 바입니다. 아무리 내 말이 옳다고 한들, 상대방이 무시되는 기분이 들게 되면 그 사람의 말이 아무리 사실인들 옳게 받아들여지지는 않겠지요. 이건 인간 경험에 비춰봤을 때 거의 정설과 다름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회적 관점에서 아무리 용서가 안 되는 연쇄살인자도 누구는 “용서할 수도 있는 게 아니냐?” 고 자신의 입장을 표명합니다. 이러한 것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너무 극단적인 표현 같습니다만. ^^;) 물론, 우리 사회에 깊이 깔린 유교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우리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태도를 이제는 습관화 해야 합니다. 경청, 그 짧은 한 단어에 삶에 있어서 성공의 열쇠가 담겨 있습니다.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이던지 이 단어 하나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경청, 나의 시각을 상대방의 시각으로 맞추는 것. 우리는 어쩌면 단순한 과정을 너무나도 어렵게 생각하고 변질되어 우리의 마음속에 심고 있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되는 날씨 좋은 한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