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물론 술을 멀리하는 사람도 많지만, 술은 예전 막걸리 등의 시절부터 서민이든 양반이든 가릴 것 없이 우리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지녔다.
나 또한 애주가(?) 라고 칭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선호하는 술이 다른데, 지극히 주관적인 상황에 따른 술을 한번 정리해 볼까 한다.
1. 가벼운 맥주. 홀로 생각에 잠기거나 가벼운 Talk에 딱.
나는 보통 생각이 많아지면 맥주를 먹곤 한다. 왜? 그건 나도 잘 모르지만, 1주일에 최소 500ml한 캔 정도는 먹어주는 편이다(이것이 중독인가..?) 많이 먹을 때는 나도 모르게 1,000cc를 오버해서 먹긴 하지만, 그건 친한 친구들과 벌이는 술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맥주란 것이 쓴맛도 없고, 구수한 보리 맛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이 깊은 생각으로 잠긴 이밤을 흩트려버리고 쓸데없는 잡생각을 억제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된다.
주로 먹는 술은 하이네켄과 밀러, 아사히와 코로나 정도일까.. 가끔 정말 돈이 없으면 맥스나 카스를 그냥 먹는 편이다. 병맥집에서는 버드 아이스가 제격.
처음에는 버드와이저에 한~참 빠져 있었다. 외국 술인데도 싼 가격이 그렇게 매력적이더라.. 그래서 뭐 하루에 많게는 10병을 먹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밀러가 땡기기 시작했다. 2007년도부터인가? 그렇게 접한 밀러는 지금 내가 가장 사랑하는 맥주 중 하나가 되었다. 아~주 순한 보리 맛. 밀러의 밀 맛이 아주 고소하다. 말도 안되지만 말이다..
아버지와 자주 가던 야끼니꾸(일본식 불고기) 집에서는 항상 아사히 생맥주를 먹곤 했다. 그 덕 뿐에 아사히 역시 순한 맛에 가끔 먹긴 하는데, 이건 뭐 일본술인데 더 비싸다. 요즘 500ml이 4천 원 정도 하던가..?
최근에는 하이네켄 + 밀러 조합으로 먹곤 한다. 올해 초 접한 하이네켄은 그 맛이 예술이다. 밀러와는 정 반대로 쓴 맛이 주를 이루긴 하지만, 맥주가 뭐 꼭 고소해야 맛이 있겠는가? 쓴맛도 먹다 보니 정말 이게 맥주 맛이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밀러는 사실 먹다 보면 좀 이상한 향이 나지만 하이네켄은 정말 말 그대로 맥주 향이 난다. 나는 그게 좋다.
※추천 조합
밀러 캔맥주 355ml + 하이네켄 캔맥주 500ml + 커피 땅콩 1,000원짜리 1개 + 고소한 과자 하나(주로 오징어칩 or 썬칩 등등) = 약 7~8천원
|
2. 힘들게 올라간 산, 중턱에서는?
부제도 그렇지만, 한국인에게는 너무 당연하지만.. 산에 올라가면 정말 막걸리 많이 땡긴다.. 아, 나는 나이도 어린 게 참 이런 맛은 알아서 말이다. 사실, 요즘 웬만한 산의 정상에서는(동네 뒷산 제외) 막걸리나 아이스크림, 컵라면을 판다. 그렇게 접했던 막걸리가 정말 산에서는 최고의 맛을 낸다는 것…!
나홀로 삼성산에 올라가면 나는 항상 막걸리 두통을 가지고 올라간다. 왜? 산 정상에서 파는 막걸리는 1잔에 3천 원이다. 사발면도 3천 원.. 이건 미친 짓이다! 서울 막걸리 1통에 1,300원인데 1잔에 3천 원? 그래서 사고 들고 가는 게 좋다.
힘들게 올라가고, 산에서 먹는 막걸리.. 히야,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시원하고 발효주 특유의 톡 쏘는 맛이 정말 일품이고.. 거기에 김치 + 두부 안주까지 곁들이면 정말 이건 사람 미치는거다. 책 한권 들고 전망 좋은 곳에서 바람 쐬면서 막걸리 한잔에.. 신선 노름이 따로 없다.
※ 추천 조합
등산 후 헉헉대는 몸 + 산 경치 좋은 장소(좀 인적 드문 곳) + 서울 막걸리 1~2동 + 종갓집 볶음김치(중간크기) + 풀무원 두부 + 책(?)
|
3. 특별한날 먹는 술들
20살부터 22살까지 나는 생일 때 바카디를 한 병씩 사고 친구들과 만났다. bacardi 151, 74.5도의 엄청난 알코올 도수..
Bacardi 151 이 오버증거 럼주. 151 – 증거 주류 75.5 %의 알코올 함량있다.
높은 도수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칵테일의 구성 요소로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알코올 용량을 증가시킬때) Bacardi가 사용하는 유일한 제조 업체이다.
이 술을 알게 된 것은 예전에 친구와 함께 간 수원의 어떤 bar였다. 바텐더가 “어떤걸 드릴까요?” 라고 했는데 당시 bar는 처음이라서 “추천 좀 해주세요.” 라고 했더니 “혹시 독한술 잘 드세요?” 라고 하더라. 젊은 마음에 “네. 젤 독한 술로 주세요” 라 했더니 추천해준 술이 바로 이 바카디 151이었다.
뭐 당시에는 심한 흡연자에다가 술도 마구 먹던 시절이니 바카디의 맛이 매혹적일 수밖에 없었다. 한잔 스트레이트로 쭉 들이마시니 목이 정말 타들어가는 느낌… 근데 문제는 그게 좋았다는것이다. 그날 난 스트레이트 잔으로 9잔을 쏫아부운 기억이 난다. (그야말로 미친 짓이다.)
그 뒤로는 세계주류 집에서 바카디를 쉽게 살 수 있어서(3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항상 친구들과 내 생일 혹은 친구 생일떄 사 들고 가곤 했다. Great! 그리고 친구들은 바카디가 불이 붙는 술이란 사실에 별 장난을 다하고 놀더라..
어쨌든 바카디 151은 내 생에 최고의 럼으로 꼽을 것이다… 독하지만, 독한만큼 좋아하는 술이다.
※추천 조합
바카디 151 스트레이트 x 5잔 : 5잔이면 소주 1잔이 20도라 치면 바카디가 6.5배이니 소주 32.5잔 먹는 효과이다 헐.. 소주 1병에 7잔이던가? 그럼 거의 1잔에 소주 1병이잖아 허허…
|
어쩄든 나는 애주가(?)이긴 하지만, 무차별로 먹는 술이 가장 안 좋다고 생각한다. 알코올 중독 역시 담배중독만큼이나 무서운 것이다. 술을 절제하면서도 만족하면서 먹는 방법은 바로 술을 먹는 것에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닐까? 그걸 생각하다 보면 내가 왜 술을 먹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몇 번의 생각 끝에 술을 안 먹어도 될 스트레스 등은 저절로 풀리게 된다. 담배를 끊을 때도 마찬가지..
담배는 몸에 해롭지만, 적당한 음주는 운동과 함께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즐기되, 과하지는 말자! 그것이 나의 술에 대한 신조이다 ^^